김대원 기자 Subject
기감 선거 제비뽑기 도입 좌절
입법회의서 실시된 투표 결과 과반수 획득 실패
감독회장 임기 4년 전임 관련안건은 무난히 통과
▲ 입법회의에 참석한 감독들이 제비뽑기 관련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감리교회 감독 선거를 위한 제비뽑기 안건이 결국 입법회의에서 부결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28일 광림교회에서 열린 제25회 총회 정기 입법회의에서 제비뽑기 안건 통과 여부를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재적회원 5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 결과 제비뽑기는 229표의 찬성표를 얻었으며, 과반수 획득에 실패해 결국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날 투표 직전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 발언 시간에는 찬성측과 반대측이 회의장 앞으로 나와 열띤 논쟁을 벌였다.
제비뽑기 찬성측은 최근 발생한 김홍도 감독 구속 사건을 언급하며, 제도적 개혁의 시급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서울연회 김한옥 목사는 “세상에선 대선자금 문제로 대통령의 재신임 선거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반면 대선보다 혼탁한 교단 선거는 아무런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연호 목사는 “시대는 많이 흘렀지만 우리 감리교의 행동과 의식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제도가 바뀌어야 조금이라도 신앙 양심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목사는 이어 “벌써부터 차기 감독회장 선거를 위한 물밑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꺼림직한 감독선거 하나만이라도 개선된다면 뭔가 새롭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입법회의에 참석한 정회원들은 반대 발언에 박수로 호응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반대측은 “제비뽑기는 초기 감리교에서 나타난 시행 착오로 웨슬리가 거부했던 제도”라며 “이성을 끝까지 붙잡았던 감리교 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잘못된 결정은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이를 하나님에게 전가시키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덧붙였다.
또 “제비뽑기 제안측의 계획대로 예비 선거를 실시할 경우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한 타락선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입법회의 첫날에는 이밖에도 감독회장 및 감독의 임기와 관련한 사항도 논의됐다. 이날 투표를 통해 감독회장의 임기를 4년 전임으로 하는 안건은 통과된 반면, 감독 임기 관련 안건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임기가 2년으로 정해져 있는 감독회장은, 앞으로 4년을 전임한 뒤 은퇴하게 된다.
▲ 제비뽑기 찬반 투표 결과를 정리하고 있는 기감 본부 관계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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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제비뽑기 찬반 팽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