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92회 총회의 주요 진단서
2007년 09월 18일 (화) 17:20:27 기독신문 ekd@kidok.com
제92회 총회를 진단함에 있어 우선 총대들의 회의 모습이 성숙했다는 사실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발언자들에 대한 야유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 월등히 나아졌다. 이해관계의 엇갈림에 따라 조직적으로 야유를 퍼붓던 광경은 사라졌고 대신 사안에 따라 일부 총대가 간간이 소리치는 정도였다. 많은 총대가 폐회 때까지 남아 진지하게 안건을 다루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사회자는 뜨거운 쟁점 사항들일수록 찬반 토론을 몇 차례 주고받게 한 뒤 거수로 결정했고 총대들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총회장이 사회 도중 발언권을 얻어 어느 한 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발언을 함으로써 권한을 남용하는 일은 이번 총회에서도 불식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시정되어야 한다. 총회장도 교단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있으나 사회석상에서 일반 총대들처럼 대놓고 발언하는 것은 분명히 공정한 진행자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다. 어떤 회의든 의제에 대한 결정권자는 사회자가 아니라 회중이다. 총대들이 의사결정자라는 엄연한 사실이 보장되어야 좋은 총회가 될 수 있다.
총회에서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 하여 집단 행위를 벌이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그것이 교리적인 문제거나 교단의 정체성을 흔들 긴요한 사안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의제의 부결을 면할 수 있는 완전급수준 총대는 하나도 없다. 어떤 경우에도 총대는 총회의 결정이 마음같이 되지 않았다 해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총회에서 잘 안 됐으면 다음 총회를 기대하며 충실히 준비하는 게 지도자의 면모다.
총회의 변화가 뚜렷하였다는 사실은 초교파 연합사업의 수위를 놓고 뜨겁게 토론할 증명되었다. 총회 말미 내년 총회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갖는데 통합측과 개회예배 혹은 수요일예배라도 함께 하자는 견해와 우리가 연합사업은 열심히 해야 하지만 신앙고백이 다른 통합측과 굳이 총회 때 예배까지 같이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토론에 불을 붙였다. 총회 임원진과 전총회장들에게 맡겼으나 여성 안수 건과 더불어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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