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첫째 날, 일부 총대들의 직선제 요구로 비상 정회
정책 예장합동, 선거 제도 놓고 '엎치락뒤치락'
제비뽑기 개정안 결의되었다가 하루 만에 부결
이명구 | () 승인 2012.03.22 16:38:48
제95회 예장합동 총회의 가장 큰 이슈는 선거 제도였다. 금권 선거를 막기 위해 2001년부터 시행한 제비뽑기 제도에 대해서 현행대로 하자는 입장과 제비뽑기를 수정 보완하자는 입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입장 등 세 갈래로 나뉘어져 5일 동안 격론을 벌였다.
총회 첫째 날, 일부 총대들의 직선제 요구로 비상 정회
총회 첫째 날인 9월 27일 오후, 임원 선거를 하기 전부터 회의장은 소란스러웠다. 김영우 목사(서천읍교회)가 총대 반수가 넘는 844명의 서명을 받아 임원 선거를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여 명의 총대들이 '직선제', '헌법 수호'라는 피켓을 들고 뒤따랐다. 이들의 집단행동을 막으려는 총대들도 뛰쳐나와 순식간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양측의 충돌로 더 이상 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94회기 총회장 서정배 목사는 비상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저녁, 제비뽑기로 임원 선거를 진행하기로 하고 회의가 속회되었을 때도 직선제를 요구하는 총대들은 다시 회의장 앞으로 몰려나와 항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존 방식대로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는 대다수 총대들의 여론에 밀려 금세 자리로 돌아갔다. 부총회장이었던 김삼봉 목사(대한교회)가 총회장에 추대되었고, 제비뽑기로 이기창 목사(전주 북문교회)가 목사부총회장에 당선됐다. 장로부총회장에는 단독 출마한 신수희 장로(대구 평안교회)가 뽑혔다.
▲ 총회 첫째 날인 9월 27일 오후 임원 선거를 하기 전, 김영우 목사(서천읍교회)가 총대 반수가 넘는 844명의 서명을 받아 임원 선거를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여 명의 총대들이 '직선제', '헌법 수호'라는 피켓을 들고 뒤따랐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 한동안 소란이 있었지만 임원 선거는 제비뽑기로 진행됐다. 목사부총회장에 당선된 이기창 목사.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정치부, 제비뽑기 개정안 상정
선거 제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총회 셋째 날에 있었다. 임원 선거를 직선제로 하자는 다수의 헌의안이 올라왔고, 이에 대해 정치부는 선거 제도에 관련한 모든 헌의안을 현행 제비뽑기 제도에 직선제 요소를 가미한, 선거인단 제도 도입으로 처리하자고 총대들에게 보고했다.
정치부가 제시한 안은 부총회장 선거 시 3개 지역(영남, 중부·호남, 서울·서북)으로 나누어 지역별로 30%의 선거인단을 제비로 뽑고, 이들이 선거 현장에서 직접 선거를 실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 금권 선거를 자행하는 총대는 모든 공직(노회, 총회)에서 피선거권을 영구 박탈하고, 기타 임원은 3개 지역별로 안배하여 부총회장이 지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개정안에 대해서 총대들은 세 갈래로 나뉘어졌고, 회의장에는 고성이 오갔다. 일부 총대들은 발언권을 얻으려고 회의장 앞으로 쏟아져 나왔고, 발언권을 얻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마이크를 잡으려 했다. 회의장은 가부를 묻자는 총대, 의견을 더 듣자는 총대, 그냥 정회하자는 총대들의 목소리로 소란스러워졌다. 소란은 잦아들지 않았고, 결국 김삼봉 총회장은 총대들에게 정회 의사를 묻지 않고 정회를 선언했다.
▲ 일부 총대들은 발언권을 얻으려고 회의장 앞으로 쏟아져 나왔고, 발언권을 얻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마이크를 잡으려 했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하루 만에 번복된 선거 제도 결의
넷째 날이 되어서야 선거 제도 논란은 가닥이 잡히는 것같이 보였다. 오전 회무 처리 시간에 김 총회장은 정치부가 제시한 제비뽑기 개정안에 대해 이미 토론을 충분히 했다며, 더 이상 총대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았고, 개정안의 통과 여부를 거수로 정하기로 했다.
투표는 바로 진행됐다. '개정안 찬성'은 517표, '현행대로 제비뽑기를 하자'는 288표였다. '직선제로 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총대들은 아무도 없었다. 김 총회장은 가결됐다고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렸고, 제비뽑기 개정안은 바로 규칙부로 보내져 헌법 개정을 위한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총회 마지막 날 제비뽑기 개정안은 부결됐다. 규칙부가 정치부에서 통과한 개정안을 다듬어 제출했으나, 선거 제도에 대한 논란은 또다시 일어났다. 개정안을 반대하는 총대들은 규칙부의 개정안으로는 금권 선거를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격론이 이어지자, 김 총회장은 현 개정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그 결과 총 682명 중 찬성이 408표, 반대가 274표가 나왔다. 규칙을 개정하기 위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한 것이다. 김삼봉 총회장이 부결 선언을 하자 이경원 목사(혜성교회)가 나와 "규칙부의 안건이 부결된 것이지, 전날 정치부에서는 통과된 것이다"며 개정안이 유효하다고 주장했지만, 총대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단 하루 만에 선거 제도를 개정하기로 한 결의는 번복되었다.
▲ 김삼봉 총회장은 정치부에서 결의된 개정안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제비뽑기 개정안은 부결되었다. (사진 제공 <뉴스앤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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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성총회의 총대님들께 문안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