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원로목사를 향한 후임자의 자세
이훈복 목사(창훈대교회)
2008년 05월 26일 (월) 14:22:50 기독신문 ekd@kidok.com
한국 교계에서 원로목사와 후임자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경우 덕보다는 부덕, 유익보다는 해가 더 많아 은혜롭지 못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의 중요과제가 원만하며 모두가 만족하고 은혜로울 수가 있을까.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세를 섬겼던 여호수아와 엘리야를 따랐던 엘리사의 자세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필자도 처음에 원로목사를 모셔야 하는 교회로 부임을 결정하기까지는 수많은 고뇌와 망설임, 거듭되는 기도가 필요했다. 은퇴 전까지 동사 목사로 3년, 위임 받고 4년 5개월 동안 교회를 섬기다 보니 나름대로 원로목사와의 관계에 대한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이 방법이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장 큰 원칙은 원로목사님의 공로를 진심으로 인정해 드리라는 것이다. 우리의 세대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그들만의 세대의 강점이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같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뚝 선 한국 교회가 가능했다. 한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담대한 믿음으로 일생을 초지일관 살아온 신념, 검소 검약한 신앙의 삶, 배움의 기회가 많지 않았음에도 학문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 그들은 자신과 가족을 희생하면서까지 교회를 생명처럼 지켜오셨다. 그 교회에서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히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말씀 사역을 나누는 것이다. 적어도 분기별로는 주일의 강단을 드리되, 절기나 행사가 있을 때 우선적으로 강단을 드린다. 원로목사님들은 그 과정을 20~40년을 겪었기 때문에 풍부한 경험 속에서 녹아져 나오는 좋은 말씀으로 성도들에게 유익을 끼칠 뿐만 아니라 자신도 오랜만에 강단에 서기 때문에 감격과 성령에 충만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각종 예식이나 행사 때에도 적절하게 자리를 내어 드리는 일들도 아름다울 것이며 주일마다 예배를 바꾸어가며 축도를 하시도록 해야 한다.
의외로 원로목사님들이 말씀을 전할 기회는 무척 적다. 원로목사님 중 5%미만이 소일거리를 하고 있을 뿐 대다수 목회자는 힘든 노년을 보내고 계신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원로목사님이 모처럼 설교를 하실 때면 예전에 미처 볼 수 없었던 열정으로 말씀을 전하는 것을 느낀다. 그만큼 성령이 충만한 설교가 성도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교회와 멀리 떨어진 곳에 주거지를 마련하여 원로 목사님들이 본교회에 찾을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 보다 가까이서 모시고, 수시로 근황도 살피는 것이 오히려 교회와 성도에게 덕이 된다.
둘째는 생활이 어렵지 않도록 배려해 드리는 것이다. 교회 형편에 맞도록 경제적으로 지원해 드려야 한다. 교회는 지금까지의 수고와 사랑에 감사하며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질문제에서 마음을 상하게 함으로 믿음으로 남겨놓은 아름다운 발자취와 좋은 유산에 손상을 입게된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처음과 나중이 시종여일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교회의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당회장으로 부임하면서 원로목사의 주택관리비와 차량관리비 및 복리후생비와 성미까지 드려 실제생활에 도움이 되어드리는 것보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드리는 것이 후임자의 당연한 의무라고 할 것이다. 원로목사님은 8년 가까이 함께 지내면서도 후임자에 대한 불만족한 표현이나 자세를 본 일이 없으며 언제나 당회장 중심 교회로 성장시키려는데 울타리로 둘러있음에 늘 마음 든든할 뿐이다.
세 번째는 사역과 안식의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여러 목회자들과 선교지를 돕는 가운데, 선교지의 신학교에서 원로 목사님들의 목회 노하우를 전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누었다. 여러 교회가 함께 선교지에 적당한 선교 사택을 마련하고 수십년 동안 교회를 섬기면서 해 오신 설교를 정리해서 설교집이나 신앙서적을 출판하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다. 또한 담임목사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자주 찾지 못하는 선교지를 원로목사님이 대신 방문하면 지속적인 목회의 연속성이 있어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역이 이루어진다면 함께하는 시너지 목회사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수고하신 원로목사님들의 풍부한 영성과 경험이 바탕이 되고, 후임목사의 열정과 비전이 어우러진다면 서로의 신뢰관계가 바탕이 되어 교회와 선교부흥을 향한 선한 역사를 이루는데 기여하게 되리라 믿는다.
특히 원로목사님을 단순히 연배가 지긋하신 원로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처럼 모시고 대해야 한다. 부모님께 문안을 여쭙듯이 수시로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는 인간적인 관심에서 원로목사님을 모셔야 한다. 효자는 부모님께 잘못한 것만 생각난다고 했는데 필자 또한 원로목사님을 생각하면 무엇이든지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욕심만 앞선다. 불효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원로목사님과 후임목사님의 불화는 전적으로 후임자에게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한국 교회를 위해 평생 헌신하신 분들을 잘 모셔야 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말씀 사역을 나누고, 생활이 어렵지 않도록 배려해 드리고, 안식을 드리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일단 자식이 부모님을 섬기듯 원로목사님을 모시면 선한 일만 도모되리라 확신한다.
전체기사의견(1)
박광재목사
(222.XXX.XXX.122) 2008-05-28 16:40:28
참으로 아름답고 은혜스러운 관계입니다.
원로목사님과 후임목사님의 아름다운 관계를 사표로 보이고 계시는 이훈복목사님의 목회사역과 창훈대교회 성도님들과 한명수 원로목사님의 생애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행한대로 갚아주시는 공의로우신 성삼위 하나님께서 이훈복 목사님의 은퇴 이후에도 현재보다 배나 은혜로 갚아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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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부총회장 단독후보 가능성 높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