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진단/ 각 교단 총회를 전망한다(上)
박만서 [조회수 : 3]
9월. 바야흐로 한국 교회들이 미래지향적인 각종 정책을 수립하고 총회를 이끌어 갈 새 인물을 뽑는 달. 이달 중순부터 본교단을 비롯한 합동측, 기독교장로회 등 각 교단들은 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교단들의 선거제, 총회 주요 이슈 등을 2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註>
이달 중순부터 일제히 개회되는 각 교단 총회의 관심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총회 임원 선거에 쏠리고 있다.
주요 교단들이 선거 공영제에 따라 이미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공식적인 선거 일정에 들어간 상태에서 후보자들 간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금품 타락 선거 양상은 한풀 꺾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이다.
우선 이번 각 교단 총회 임원 선거에 주목을 받는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이다.
지난해에 제비뽑기 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처음 실시하는 합동측의 임원 선거는 후보 등록에서부터 다소 잡음이 일었다.
서울, 서북 호남, 중부 영남 등 3개 권역으로 나누어 순번에 따라 부회장 후보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합동측은 올해 해당 지역이 중부 영남임에도 불구 호남지역 인사들이 후보자로 출마해 2개월여 동안 혼선을 빚어 왔다.
이에 대해 합동측은 지난 16일과 20일에 잇따라 열린 총회 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현행 선거법에 따라 해당 지역에만 후보자격이 주어진다고 해석함으로써 일부 등록자들의 서류를 돌여 주는 헤프닝이 일어났다. 이 결과에 따라 이번 총회 목사 부총회장 입후보자는 중부지역에 해당되는 한명수목사(창운대교회)와 황승기목사(대전남부교회)로 압축됐다.
한편 합동측 장로회를 중심으로 제비뽑기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후보자가 두명으로 압축됨에 따라 경선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합동측은 경선으로 진행되고 있는 임원에 대해 모두 제비뽑기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금품 타락 선거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실시되는 제비뽑기 선거 방식은 한국교회 전교단을 통틀어 처음 실시하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다른 교단에도 많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후보자 출마 지역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후보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는 후문까지 나돌고 있어 제비뽑기 제도도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완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합동측이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채택하면서 다른 교단에서도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경우는 지난 1년동안 선거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제비뽑기 선거 방식을 함께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장 총회는 일단 이번 총회는 현행 제도에 따라 선거를 치르기로 결론을 내렸다.
기장 총회의 이번 총회 임원 선거에서 관심은 총회장 선거이다. 현 부총회장이 출마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총회장 후보에 목사 장로 부총회장이 동시에 출마한 것. 장로부총회장이 총회장에 출마한 것은 제82회 총회 당시 한용상장로가 출마를 선언하고 등록까지 마쳤다가 중도에 사퇴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총회장 후보자는 현 목사 부총회장인 윤기석목사(수원교회)와 장로 부총회장인 김상열장로(목포남부교회).
기장 총회의 이같은 상황은 총회 장소가 전라남도 목포로 결정됐다가 충북 충주서남교회로 변경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이번 기장 총회 총회장 선거는 목사 장로 후보의 경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기장 총회 목사 부총회장 후보는 전병금목사(강남교회)가 예정대로 등록을 마쳤으며, 김동원목사(성은교회)가 후반에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경선이 불가피해졌으며, 장로 부총회장에는 김봉석장로(전주금암교회)가, 경선에 나섰던 임정조장로의 사퇴로 단독 출마하는 결과가 됐다.
기장 총회는 후보자 등록 결과를 발표하며 노회 또는 총대회의의 후보 추대 또는 추천하는 모임, 선거와 관련된 금품수수 숙식 및 교통 편의 제공, 총회 노회 기타 단체에 대한 이례적인 기부 행위와 일체의 집회 방문 및 대리인 참석, 선거와 관련하여 교회 위신을 크게 손상시키는 행위 등 선거 시행세칙이 규정하는 불법 선거 사례를 범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거 공영제를 도입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고신)는 총회장에 현부총회장인 박종수목사가 단독 입후보 했으며, 목사 부총회장에는 이선목사와 곽삼찬목사, 장로 부총회장에는 정재택장로 윤은조장로가 각각 후보자 등록을 마쳐 경선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고신측 총회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이 이미 계파를 초월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선거 분위기 쇄신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도 불법 타락선거에 대한 항목을 마련해 놓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중징계를 한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대신)도 이미 해당 노회의 공천을 받은 김요셉목사(선린교회)와 황수원목사(대구대신교회)가 부총회장 경선을 벌리고 있다.
한편 교단 분열의 아픔을 마무리하지 못한 개혁측의 경우는 광주측과 서울측이 각각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임원 선거를 치르게 됨으로써 교단 봉합의 길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도 장로교 교단들과 같은 기간에 총회를 개회하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목사 부총회장에 김필수목사(인후동교회)와 박봉상목사(이천교회)가 각각 후보자 등록을 마쳐 경선을 벌이고 있다. 장로 부총회장은 이창영장로(황성교회)와 노태환장로(관동교회)가 입후보했다.
총회를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각 교단은 최근에 깨끗한 선거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책 마련에 관계자들이 부심하고 있다.
특히 부정선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제시된 제비뽑기 선거 제도가 역사상 처음으로 합동측에서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에 한국교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올해 선거가 예년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교단별 혹은 교단내 젊은 목회자들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후보자 감시운동의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도 음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금품 선거를 뿌리 뽑기 위한 교단의 노력이 이번 총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나타나는 일명 선거꾼들 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대결보다는 학연 지연 등을 따지는 병폐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선거에 참여하는 총대들의 의식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박만서 mspark@kidokongbo.com
입력 : 2001년 09월 01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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