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채태인-이승학도 데려왔더라면…”
[일간스포츠] 2007-08-14 11:01
[일간스포츠 한용섭]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해외파의 연고권을 모두 인정해줘 롯데가 지난 4월 '해외파 특별 지명'에서 연고 선수들을 모두 데려왔다면 어땠을까.
최근 송승준(롯데) 외에도 부산 출신의 이승학(두산), 채태인(삼성)이 맹활약하면서 롯데는 쓰린 가슴을 달래고 있을 법하다.
KBO는 올 1월 이사회를 통해 한시적인 '해외파 복귀 특별 조치'를 결의, 1999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선수 중 5년이 경과한 선수의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
단, 연고 선수가 많은 롯데와 KIA는 먼저 한 명을 지명하고 나머지 선수를 6개 구단이 제비뽑기로 지명순서를 결정했다.
이승학(98년 2차우선)·송승준(99년 2차우선)·추신수(2001년 1차)의 연고권을 갖고 있던 롯데는 현실적인 카드로 송승준을 지명했다.
이승학은 두산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추신수는 SK가 권리를 획득했다. 부산 출신 채태인은 삼성으로 갔다.
KBO의 갑작스런 발표로 국내 복귀 준비가 없었던 해외파 선수들은 시즌 초반 2군에서 컨디션을 가다듬은 뒤 후반부터 팀에 쏠쏠히 기여하고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채태인은 대타로 나와 홈런을 치는 등 차세대 거포로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이승학은 불펜에서 괜찮은 성적을 보이자 구멍난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선발 두 차례 등 26경기에 출장해 3승(1선발승) 1홀드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 중이다.
구원으로 등판해 앞선 투수가 내보낸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구위가 좋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롯데로서는 점찍은 송승준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4월 후반부터 불펜에 가담한 송승준은 꾸준한 훈련으로 몸무게를 감량하고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이제는 어엿한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17경기(선발 9경기)에 나와 3승 1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강우 콜드 7이닝 완투승을 거두는 등 7월 이후 퀄리티 피칭을 5차례나 기록했다.
만약 나머지 2명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면 당장 올 시즌 뿐만 아니라 향후 롯데 전력의 큰 보탬이 될 것이다. 2000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롯데로서는 과거 유망주의 해외 진출을 막지 못한 것을 아쉬울 뿐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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