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사퇴와 조정
데스크칼럼
2002년 06월 04일 (화) 12:00:00 [조회수 : 1] 박에스더
제87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 임원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교단 관계자들이라면 누구나 관심거리일 수 있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공고에 따라 임원 후보등록과 함께 색깔을 달리하는 두 가지 소식이 있어 눈길을 모은다.
금년 임원후보 등록에서는 장로가 입후보하는 두 자리(부총회장과 부회계) 모두 경선이 예견되고 있었다. 경선 자체가 문제될 리는 없다. 선거란 경선을 전제한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한 모습이기도 하기에 원칙적으로 후보경선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총회 임원후보로 노회추천을 받은 이의 아름다운 처신과 행보, 그리고 주변인들이 소위 ‘조정’이란 이름아래 보여준 추태가 거의 동시에 표면화되면서 아름다움과 추함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보여주기 때문에 세간의 시선이 모아지는 것이다. 후보사퇴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어떤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 퇴진하느냐에 미추(美醜)가 갈라진다.
하나는 장로회를 살려 교단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경선을 포기하고 동역자인 다른 후보에게 제비뽑기 50%의 확률을 조건없이 얹어주는 아름다운 얘기이고, 다른 하나는 후보로 노회의 추천을 받은 이들을 놓고 지역 장로회 관계자들이 ‘후보조정’이란 이름으로 불미스런 얘기가 오가 결국 장로회에서 조사처리위원회를 내고 말았다는 것.
전자는 “장로회의 화합과 영향력 회복을 통해 교단 개혁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더 큰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일을 이루기 위해 동역자에게 양보하고 선거법에 따른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용퇴키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현행 선거법대로라면 후보등록 포기자는 앞으로 7년간 총회임원에 입후보할 수 없게된다. 그분의 연령을 고려해보면 총회 임원을 할 기회가 없어지는 셈이다. 용퇴라 불리는 후보사퇴이다.
그러나 후자는 그 성격이 너무 다르다. 자발적 퇴진이 아니라 주변인들이 조정이란 이름으로 어떤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며 후보 단일화를 도모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어 장로회가 조사처리위원회를 내놓고 가동중인 것으로 보아 간단한 루머 정도를 넘고 있다.
이런 행태가 일어나는 것은 어떤 불순한 목적이 있다는 나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모처럼의 제비뽑기 시행정착 분위기에 ‘포도원을 허는 여우’가 없도록 선관위의 말끔한 처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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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2차년도, 문제는 없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