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안’ 본격 재추진
지난 2일 선거법 개정 공청회 … “비신앙적 선거풍토 만연” 주장
조민우 기자 mwj42@kmctimes.com
“검증방법 보완해야 ” 지적도 … 여론수렴 거쳐 장개위에 건의키로
▲ 지난 2일 새로운 감리교회 운동협의회가 정동제일교회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김한옥 목사가 현행 감독선거 풍토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지난 제25회 정기입법의회에서 의결 정족수에서 36표가 모자라 통과가 좌절됐던 제비뽑기 선거제도 개정안 채택 운동이 본격적으로 다시 추진된다.
새로운감리교회운동협의회(새감협)는 2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감독선거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갖고 제비뽑기 선거제도에 대한 여론수렴과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활동에 돌입했다.
‘감독선거 왜 다시 제비뽑기인갗를 주제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는 김한옥 목사(용두동교회)와 정명기 목사(안산제일교회)가 발제자로 나서, 현행 감독선거제도의 허점과 부작용을 강한 어조로 질타하면서 제비뽑기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한옥 목사는 “내 자신이 과거에 잠시나마 선거판에 발을 담갔던 경험에 비춰보면,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운동본부를 꾸려야 하고 매달 일정액이 조직을 움직이는 비용으로 지출되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고비용 선거로 인한 부작용을 외면하기에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한옥 목사는 “선거 때 풀린 각 후보들의 선거자금을 합하면 몇 십억이 된다거나, 총대와 식사하는데만 1억5천만원 정도 들었다는 공공연한 이야기들은 감리회가 직면에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교역자가 개인 재산이 없는 바에야 그 모든 자금은 불법자금이며 비신앙적인 자금”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이제 막 4년 전임 감독제라는 큰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지만, 외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의 변화를 통해서라도 맑고 깨끗한 본래의 감리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비뽑기 선거의 방법론에 대해 발제한 정명기 목사는 “후보검증의 기회가 불충분하다는 문제제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보완할 문제이지 제비뽑기 자체를 반대할 명분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현행 선거풍토에 대한 비판과 제도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새감협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일 목사(부평중부교회)는 “제비뽑기에 대한 절대적인 과신을 해서는 안된다”며 “제비뽑기 제도는 후보들과 총대들의 의식이 건강해 지고 교회다운 선거풍토가 정착되기까지의 과도기에 필요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김한옥 추연호 김고광 박영모 정명기 엄상현 목사 등 새로운 감리교회 운동협의회 회원들은 지난달 19일 신경하 감독회장을 면담, 제비뽑기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적극적인 협력을 구했다.
마포지방의 한 원로목사는 “다른 교단도 마찬가지지만 감독이나 총회장 선거를 위해서 몇 억씩 쓰는 현실은 분명히 비정상적이고 나아가 하나님 앞에서 죄악을 범하는 것으로까지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서 선출된 지도자는 존경을 받을 수 없고, 영적ㆍ사회적 지도력을 가질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원로장로회전국연합회장 이필용 장로도 “감독선거 뿐만 아니라 교단의 각급 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감협은 이날 공청회에 앞서 신경하 감독회장과 신동일 장정개정위원장 등을 잇따라 면담하고 제비뽑기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새감협은 오는 10월 열리는 입법의회를 겨냥해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제비뽑기 선거제도안’을 만들어 장정개정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입력 : 2005년 06월 08일 19:00:29 / 수정 : 2005년 06월 08일 22: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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