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원기자 gwkim@kmi
2000.10.01, 19:53
합동총회 선거 제비뽑기 '관심'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총회장 김동권 목사)이 총회 임원선거의 현행 투표제를 폐지하고 제비뽑기 제도를 도입하기로 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기독교계의 금권 타락선거를 뿌리뽑기 위한 방안으로 제비뽑기안이 꾸준히 거론돼 온 데다 모 교단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도 금권선거 시비가 불거져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어 이 제도의 도입은 한국교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장합동은 최근 진주교회에서 열린 제85회 총회에서 차기 총회 임원선거 때부터 제비뽑기를 실시하기로 결의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임원회에 위임했다．이에 따라 임원회는 앞으로 총회장과 부총회장을 비롯한 서기와 회계 등 모든 총회 임원선거에서 어떤 방식의 제비뽑기를 적용할지 심도있게 연구,가장 적절한 방법을 채택하게 된다．그러나 지난달 26일 선거를 통해 당선된 예종탁 부총회장은 교단 헌법과 선거법,전례에 따라 차기 임원 선거에서 제비뽑기 제도를 적용받지 않고 총회장에 추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성경의 거룩한 제비뽑기 선거제도 입법추진 기독교운동본부’의 박광재 본부장은 “합동교단이 가장 성경적인 제비뽑기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은 성직 매매를 추방,성총회를 이루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며 “타 교단도 금권 타락선거를 뿌리뽑기 위해선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교단은 지난해 제84회 총회에서 총회 임원선거의 금권·불법타락선거를 없애는 방법은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제비뽑기밖에 없다며 이를 도입할 것을 요구한 동평양과 서울,동서울,남서울,남수원,군산,경청,부산중,전북노회 등 9개 노회의 헌의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그뒤 합동교단은 제비뽑기제도 도입 등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을 검토할 5인 특별위원회를 두고 1년간 연구해왔다．
이번에 제비뽑기안이 통과된 것은 제비뽑기 이외의 방법으로는 선거운동과정에서 야기되는 후보자들의 금전살포와 총대들의 금전수수의 나쁜 관행을 뿌리뽑기 어렵다는 이들의 연구결과가 총회에 보고됐고 이것이 총대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제비뽑기는 장로교의 창시자인 캘빈이 사도행전 2장23∼26절을 근거로 교회의 가장 좋은 선거제도임을 16세기에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제비뽑기 제도는 교회가 자유선거제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권을 포기함으로써 사회와 유리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규원기자 gwkim@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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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도 제비뽑기 도입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