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믿음'을 앞세워 윤리·도덕을 말하는 자를 이단자라 부르는 현실
조규철(caryes) caryes@naver.com [조회수 : 65]
돌아온 탕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설득하여 유산을 미리 받아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는 먼 지방에 가서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재산을 낭비하였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탕진하고 맨 몸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이야기에서 첫 번째로 주목할 부분이 나옵니다. 그는 빈털털이가 되자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였습니다. 그 탕자는 궁핍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하여 취직을 하였습니다. 그가 맡은 일은 당시의 사회에서는 비천한 일인 돼지치기였는데 돼지사료로 배를 채워보려 하였으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때 그는 풍족한 아버지의 집을 생각하며 귀향을 결심합니다. 그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빕니다.
이제 이 이야기에서 두 번째로 주목할 부분이 나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자기가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으니 품꾼의 하나로 삼아달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용서하고 아들로 인정해 주고 잔치까지 베풀어 줍니다. 돌아온 탕자는 품꾼처럼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세상의 쓴 맛을 보았기에 다시는 집을 나가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교활한 탕자
돌아온 탕자의 이웃마을에 비슷한 집안의 비슷한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들도 아버지를 설득하여 유산을 미리 받아 고향을 떠났습니다. 먼 지방에 가서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재산을 탕진하고 맨 몸만 남게 된 것까지는 돌아온 탕자와 똑같았습니다.
이제 위의 돌아온 탕자와는 다른 첫 번째의 주목할 부분이 나타납니다. 그는 약삭빠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빈털털이가 되자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궁핍해지자 즉시 풍족한 아버지의 집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곧바로 귀향을 합니다. 그도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이제 위의 돌아온 탕자와는 다른 두 번째의 주목할 부분이 나타납니다. 그는 당연히 아버지가 자기를 받아주실 줄로 알았습니다. 당연히 아들의 대접을 받을 줄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용서를 빈 것 빼고는 특별히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도 역시나 모든 것을 용서하고 아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당당하게 아들의 행세를 하며 품꾼들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이웃마을의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를 비웃었습니다. 집을 나가서 궁핍해졌을 때에 취직해서 쓸데없는 고생을 했고, 집에 돌아와서 지금은 품꾼처럼 비굴하게 살고 있다고 조롱하였습니다. 이 교활한 탕자는 몸은 돌아왔으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 후에도 아버지를 설득하여 집을 나가 재산을 탕진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였습니다.
오직 믿으면, 어떤 짓이든 용서
돌아온 탕자이야기(눅 15:11~32)는 죄인의 회개에 대해 이를 용서하고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려주신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입니다. 그 탕자는 절망 가운데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윤리 도덕적인 노력과 실천으로 절망을 탈출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끝내 죄의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회개함으로 이를 해결 받습니다.
그 속죄는 헌금을 드려서 된 것도 아니고, 희생제물이나 제사행위를 드려서 된 것도 아니고, 자기 몸을 학대하는 어떤 의식을 통해서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믿는 믿음만으로 값없이 얻어진 선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더욱 더 도덕적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품꾼처럼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았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서 교활한 탕자는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윤리 도덕적인 문제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이용해서 이익을 보려고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저 달라고 하는 것만 많고 고작해야 '이렇게 해 주시면 이렇게 하겠다'고 하나님과 거래를 하려고 하거나 '이것을 드릴 테니 이렇게 해 주시라'면서 하나님께 뇌물을 드려서 매수하려고 하거나 이를 권하는 자입니다.
교활한 탕자는 독재자의 아들처럼 당당하게 살았으며, 불공정한 독재자를 아버지로 둔 아들이 항상 자기편인 아버지를 믿고 방종하는 것처럼 '오직 믿음'으로 '무슨 짓이나' 해도 상관이 없다고 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윤리· 도덕을 말하는 자를 이단자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의 현실을 볼 때 한국의 개신 기독교계는 '교활한 탕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여러 곳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돌아온 탕자' 무리는 소수로 보이며 그나마 입을 다물고 있으니 과연 '진리'란 것은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는 사항은 아닌 것인가 실감하게 됩니다.
조규철 / 평신도· 자동차정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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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행할 바를 가르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