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와 투표(황규학) 敎會法 자료(2)
2005/11/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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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와 투표
제비뽑기는 미신적 요소 많아…투표는 신성한 개인 권리 의사 표시
황규학 목사(교회법률상담소)
교회에서 회의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표결 방법을 사용한다. 투표·기립·거수·발성(가부)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적인 표결의 방법조차 사용하지 않을 때와 표결의 방법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선하여 장로교의 민주적인 정신을 살리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제비뽑기를 하자는 얘기들이 솔솔 나오고 실제로 어떤 교단에서는 총회 임원 선출 시 제비뽑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종교개혁 이전의 전근대적인 방법으로, 장로교회의 표결 방법이 아니다. 그것이 성경적인 것이라기보다 성경의 시대에 사용했던 표결의 방식인 것이다. 즉 제도가 정착되기 이전의 전근대적인 것이며, 당시 사회에 가장 적절한 민주적인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제비뽑기는 원시적인 표결 방법, 우리 시대는 제도화된 표결 방식이 적절
성경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 제비뽑기는 기독교가 제도화 되기 이전의 원시적인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하나의 인선 방식이다. 엄격히 말하면 제비뽑기보다 더 성경적이 되려면, 대제사장이 우림과 둠밈이 달린 제사장복을 입고 지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할 것이다. 직접적인 하나님의 계시를 받기 때문에 보다 더 성경적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시대에 맞게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서 제도화된 표결의 방법을 허락하신 것이다. 구약시대는 당시 시대에 적절한 대제사장을 통해서, 신약시대는 제비뽑기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종교개혁 이후에는 보다 제도화된 투표라는 표결 방식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이다.
제비뽑기는 성경적인 것이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당시의 표결 문화
장로교는 대의정치의 효시로 항시 민주적인 표결 방법을 사용해왔다. 그것이 투표·기립·거수· 발성의 표결 방식이다. 하나님은 역사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제비뽑기를 거쳐 보다 발전되고 제도화된 가장 적절한 민주적인 표결 방법을 허락하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결 방법을 지혜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충분히 숙지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할 경우,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렇다고 과거의 '제비뽑기'나 '제사장 계시 받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우리 시대에서 제비뽑기는 어렸을 때 동네에서 둘러앉아 '설탕으로 만든 무늬 과자'를 뽑을 때(일명 '뽑기')나 사용하는 것이다.
표결에 부작용이 많이 있다고 해서 제비뽑기와 같은 원시시대에서나 가능한 것을 성경적인 것이라 하여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대에 '무당'이나 '뽑기 아저씨'의 영역이지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 신앙적이고 성경적이라면 왜 목사 인선 시 수백 명씩 지원하는데 제비뽑기를 하지 않는가? 맛디아를 선출하듯이 기도하고 제비뽑기로 해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청빙위원회는 이력서를 보고 자신이 배우고 경험한 이성의 영역을 최대한 활용한다. 총회장 선거 시도 입후보자의 연설을 듣고 잘 고려해서 투표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분별력, 성경에 입각한 판단력, 양심에 근거한 투표를 해야지 주로 무당들이 사용하는 제비뽑기 방식을 다시 채택한다면 장로교나 개신교를 미신의 종교로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은 종교개혁을 효시로 민주정치가 싹트게 했고 이 원리에 입각하여 근대 이후 사회 계약설에 근거한 민주국가를 태동시키면서 만인이 공평하게 참석하여 사람을 선출할 선거 제도를 허락하신 것이다. 여성의 참정권도 19세기 말에서나 가능해진 것이다.
기저귀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은 합동 측의 총회장이 '제비뽑기'로 당선된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당선된 사람이 왜 비신앙적이며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며 세상에 파문을 던지는가? 제비뽑기는 그만큼 위험 부담이 있다. 제비뽑기를 할 경우, 하나님의 뜻이 임하면 가장 좋은 방법인데, 불행하게도 하나님이 만든 거룩한 율법에 사단이 틈을 타듯 그 제비뽑기에도 사단이 틈을 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제비뽑기가 하나의 운이거나 미신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즉 무당이 제비뽑는 것으로 되는 것이다. 현대에서 제비뽑기가 가장 왕성하게 행해지는 곳이 무당집이다. 무당이 제비뽑기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비뽑기가 성경에 나온다고 해서 성경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면 사도행전에 물건을 서로 통용하는 공산주의가 나온다고 해서 공산주의를 성경적이라 말할 수 있는가? 루터도 천동설을 주장했지만, 천동설이 성경에 나온다고 해서 그것이 성경적인가? 성경에 나오는 것과 성경적인 것을 구분해야 한다. 즉 성경에 나오는 당시 문화의 한 면이 나왔다고 해서 그 원시적인 문화를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성경의 원칙과 성경의 문화를 구분해야 한다. 하나의 수단이나 방법을 목적이나 원칙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제비뽑기는 당시 문화의 한 단면으로서 나름대로 하나님의 뜻을 구분하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제비뽑기도 틀릴 가능성이 있어서 그들은 간절히 기도를 한 상태에서 행한 것이다. 그만큼 당시에도 제비뽑기는 위험한 선출 방법이라는 것이다.
투표는 자기 양심과 신앙, 이성이 함축적으로 나타난 개인 권리의 의사 표시이다. 이것은 누구도 막거나 왜곡시키며 침탈해갈 수 없는 신성한 행위인 것이다. 굴곡된 양심은 투표 행위조차 파손시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한 이성과 양심의 행위와 판단력을 송두리째 앗아버리는 미신적 요소인 제비뽑기를 초현대와 민주적인 제도가 정착된 사회 속에서 행하는 것은 제도 자체를 전근대적인 것으로 돌려버리는 행위이다. 우리는 양복을 입고 자동차를 타고 예수의 정신과 원칙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예수의 슬리퍼와 허름한 옷을 입고 그의 정신을 잇는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제비뽑기를 한다면 교회 헌법에서 정치나 권징 시 재판이 왜 필요하겠는가? 누가 죄를 지었다면 증거도 필요 없이 요나를 선택하듯 제비뽑기를 해서 골라 그 사람을 출교시키든가 권징을 하면 될 것이다. 목사 선출도 제비뽑기로 하면 될 것이다. 모든 직분자들을 다 제비뽑기로 하면 된다. 이것처럼 돈 안 들고 간편하며 갈등 없는 완벽한 제도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제비뽑기할 때 공중권세 잡은 악령이 역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율법에도 역사하는데 제비뽑기에도 역사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양심과 이성이 굴곡되었다고 해서 전근대로 돌아갈 것이 아니라, 현행 주어져 있는 자신들의 권리 표시인 표결 문화의 본질을 잘 깨달아 합리적인 표결 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5. 11. 18. 뉴스앤조이)
제비뽑기는 미신이고 투표는 신성한가?
제비뽑기는 근원적인 신본 민주주의 표결 방법이다
사람이 제비는 뽑으나 작정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까닭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후보자들을 천거한 후에 제비를 뽑으면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가장 필요하고 적절한 후임자를 선택하실 것입니다. 사람이 보는 것은 외모와 신장뿐이요 하나님은 그 중심을 보시는 까닭에, 하나님께 선택의 주권을 되돌려 드리고 제비를 뽑으면 하나님께서 그 단체나 교회에 필요한 일꾼을 세우십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앞으로 400년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 열국의 백성들처럼 왕을 세워달라고 하실 것을 미리 아시고 "너희가 왕을 세울 생각이 나거든 반드시 내가 택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라"(신 17:14)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런 명령을 하신 이후 400년이 지나서 사무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왕을 요구했고, 초대왕을 세울 때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로 세우라고 하신 400년 전의 율례의 말씀을 상기하고, 사무엘 선지자는 선택의 주권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제비를 뽑아서 사울을 왕으로 세웠습니다.
제비 뽑아서 왕을 세운 후 '하나님께서 세운 왕을 보아라' 함으로 제비뽑기의 결과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그러면 왜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세운 왕이 타락했는가, 라고 반문하며, 제비 뽑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들은 하나님께 책임을 전가하는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선택하신 것은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사울이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겸손했고 적합했기 때문이나 제비 뽑힌 이후 사울이 교만해져서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고 거역하며 하나님께 묻지 아니하고 엔돌 여인 즉 귀신에게 묻는 등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잘못은 인간 사울의 잘못일 뿐 하나님의 실수나 잘못이 아닙니다.
제비 뽑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교만해져서 타락하고 버림 받은 사울의 잘못을 하나님의 잘못으로 책임을 하나님에게 돌리는 것은, 마치 인간이 실수를 할 것을 알고 계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왜 사람을 만들어 놓고 범죄하게 하셨는가, 라고 인간 범죄의 책임을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예를 들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후에 12사도를 세우셨는데, 그 중에 한 사람 가룟 유다가 타락해서 예수님을 은 30냥에 팔았습니다. 그러면 가룟 유다의 타락의 원인이 그를 사도로 세우신 예수님의 실수입니까? 결코 그렇치 않습니다. 자신의 범죄일 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 방법 중에 하나인 성경의 제비뽑기로 선택된 지도자들이 그 이후에 어떤 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그 까닭에 제비뽑기가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는 것은 하나님께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는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저는 엊그제 이곳 LA에 있는 미주기독교방송국(대표:남철우 목사)에 1시간 동안의 생방송 대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하여 방송국에 갔다가 남철우 목사님을 통하여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오늘 오전 7시 55분에 5분 칼럼을 방송하신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LA에 있는 모 교회에서 담임목회자 청빙하기 위하여 광고를 낸 결과 90여 명의 목사님께서 지원하셨는데 청빙위원회에서 결의하기를 기도한 후에 6명을 제비 뽑아서 그 결과를 보아 합당하면 그 6명 중에서 최종적으로 또 다시 한 분을 제비 뽑아서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6명의 후보자를 제비 뽑아 본 결과 모두가 합당한 자격을 갖추고 있어서 그 중에서 한 분을 제비 뽑아서 담임목회자로 청빙하였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목회를 잘하고 있다고 하는 방송을 하셨다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마침 '성경의 제비뽑기 실천운동본부' 총재이신 박광재 목사님께서 방송 대담하러 오시는 아침에 제비뽑기 적용 사례에 대한 칼럼이 방송된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하시면서 방송테이프를 녹음하여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캐나다의 큰빛교회(담임:임현수 목사)에서는 3년 전에 일곱 분의 장로님을 제비 뽑아서 세웠는데 신기하게도 투표를 가장 많이 받은 일곱 분 모두가 제비 뽑혀서 장로로 장립을 하였다고 하는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이 가능합니다.
제비뽑기 제도는 민주주의 발상국가인 고대 그리스 헬라에서부터 선거제도로 시행했었고, 오늘날 현대 민주주의 종주국인 이곳 미국의 경우도 다수결 선거 결과 동점이 되었을 때에는 제비 뽑아서 당락을 결정하도록 명문화된 선거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비뽑기 선거제도는 신본 민주주의 제도라고 저는 주장합니다. 황규학 목사님께서도 이곳 미국에서 목회하셨고 교회법을 연구하셨으므로 대략 아실 줄로 믿습니다. 미국 건국의 조상들인 청교도들이 이곳 미국에서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시행한 것을 근거로 제비 뽑는 선거법이 국가 선거법으로 명문화된 것입니다.
몇 년 전에 솔트레이크 시티의 시장 선거 결과 동점자가 나와서 제비 뽑아서 시장을 선출한 바 있었고, 뉴멕시코 시티에서도 시장 선거 결과 동점자가 나와서 제비 뽑은 사실이 있으며, 부시와 엘고어가 대통령으로 입후보했을 당시 오하이오주에 근거를 두고 있는 기독교보수당에서 당수와 대통령 후보자를 각각 제비로 뽑아서 출마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수결 선거만이 유일한 민주주의 선거제도라고 하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제비뽑기 선거제도는 구약적인 제도요 전근대적인 선거제도로서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에는 적용할 수 없는 제도라고 생각하여, 다수결 선거제도만을 신봉하다시피 하며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배척하는 분들은 아직도 현대 민주주의 선거법을 잘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불신자들은 모르되 하나님을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믿고 성경을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신앙생활하는 성도들이나 신앙의 세계에서는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시고 오직 제비 뽑아 나누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서 제비 뽑는 것을 두려워 하거나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하나님께 경영을 맡기고 제비를 뽑으면 하나님께서 경영을 이루어 주시고 책임져 주시기 때문입니다.
제비뽑기 선거제도는 성경과 초대교회로 돌아가는 교회개혁운동입니다. 지금은 제비뽑기 선거제도가 우습게 보일지 모르나 세월이 흐르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국가를 거룩한 교회와 국가로 개혁하시려고 일으키시고 회복케 하시는 영적대각성회개운동과 교회와 국가의 개혁운동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2005. 11. 23. 뉴스앤조이 / 박광재 기자)
그냥 제비를 뽑았더니 그렇게 되었을 뿐
제비뽑기든 투표든 하나님의 방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주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에,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로부터 시작해서 예수께서 우리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신 날까지 늘 함께 다닌 사람들 가운데 하나를 뽑아서, 우리와 더불어 부활의 증인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사바라고도 하고 유스도라고도 하는 요셉과 맛디아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 기도하여 아뢰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는 주님, 주께서 이 두 사람 가운데서 누구를 뽑아서 이 섬기는 일과 사도의 직무를 맡기시겠는지, 우리에게 보여 주십시오. 유다는 이 직무를 버리고, 제가 갈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제비를 뽑게 하니, 맛디아가 뽑혀서,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의 수에 들었다. (행1: 21-26)
- sorry everbody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 한 미국인이 인터넷에 개설한 사이트에서 비롯된 캠페인입니다. 지구촌 사람들에게 미국인들이 부시를 재선시킨 것에 대해 사죄한다는 뜻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사죄의 의미를 담은 글과 사진들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부시의 재선을 막지 못해 세계인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 48%의 미국인들은 부시를 찍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도무지 부시의 재선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자국의 대통령을 이렇게 부끄럽다고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나선 예는 미국 역사에 없었던 듯싶습니다. 아마도 세계사에도 그 유래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민주주의가 채택하고 있는 의사 결정 방식은 다수결의 원리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의사 결정 방식은 아닙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이고 확실한 방식은 만장일치제입니다. 다만 공동체가 아주 크거나 혹은 구성원 중에 고집불통의 방해꾼이 하나라도 있을 경우, 정상적인 합의(만장일치)에 이르기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효율성의 측면에서 보면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효율성으로만 따지자면 가장 좋은 방식은 지도자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플라톤은 자신이 추구한 이상국가에서 민주정을 배척하고 철인(현자)에 의한 정치를 주장합니다. 그는 현자 한 사람의 결정이 전체 백성의 지혜를 모아 행한 선택보다 더 국가와 백성들에게 유익이 된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 한사람의 현자를 키우기 위해 국가는 수십 년간의 교육을 통한 선별과정과 검증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고난도의 수련 과정을 거쳐 사람을 키워낸다고 해도, 그가 인간인 이상 어느 때든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또 막상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작 그의 잘못된 결정을 막을 뾰족한 방법도 달리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쪽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살리려는 취지에서 다수결의 원리가 채택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다수결의 원리라 해서 완전한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표결 결과가 막상 막하인 경우에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25대 24로 표결 결과가 나왔다고 합시다. 한 표라도 이긴 쪽이야 승리라고 목청을 높이며 깨끗하게 승복하라고 말하겠지만, 한 표 차이로 진 쪽에서는 그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정선거다, 개표조작이다, 이중투표다 등등 갖가지 가능성을 들이대며 뒤집기를 시도하려 들 것입니다. 한 표면 모든 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선거 과정에서는 그 한 표를 더 얻기 위해 갖가지 술수와 음해와 공작과 부정이 난무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니 한 표 차이로 진 쪽이 쉽게 승복할 수 있겠습니까? 상대편이 자기 편보다 부정을 더 많이 저지른 덕택에 이긴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말입니다.
가룟 유다를 대신할 새로운 사도를 뽑는 과정에서 제자 공동체는 제비뽑기라는 방식을 택합니다. 그들은 두 명의 후보를 내세운 후 제비를 뽑아서 한 사람을 결정하였습니다. 과연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선택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한 것일까요? 혹자들은 제비뽑기야말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방식이라며 그 근거로 성경에 나오는 사례들을 열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에 기록되었다고 해서 그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흔히 행하던 관습 중 하나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여러 명의 첩을 거느리고 살았다고 해서 첩을 두는 것이 하나님의 결혼 제도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성경은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예전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흔히 사용하던 방법 중의 하나가 제비뽑기였기에 그리하였을 뿐입니다. 유대인들의 음료가 포도주이기에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신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를 두고 포도주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술이라 먹어도 되지만 소주는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다수결의 원리는 하나님의 방식일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비뽑기나 투표나 결국은 똑같은 것입니다. 어느 것이 하나님의 방식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제비를 뽑든 투표를 하든 상관없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에 역사하십니다. 그러니 투표를 통해 당선된 것도 하나님의 선택이요, 제비를 뽑아 결정된 것도 하나님의 선택입니다. 그 역도 가능합니다. 투표로 당선된 것도 하나님의 선택이 아니요, 제비를 뽑아 결정된 것도 하나님의 선택이 아닙니다. 투표는 사탄의 충동에 넘어간 인간의 과욕이 낳은 결과요, 제비뽑기는 요행을 바라는 인간의 사행심이 낳은 결과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권 당첨자들을 보노라면 뭐 저런 사람에게 복권 당첨의 행운이 돌아갔나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 예를 들어 마더 테레사 같은 분들에게 복권 당첨의 행운이 돌아간다면 좀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고 얼마나 좋습니까? 하지만 복권 당첨이 그렇게 인류의 유익을 위해 사는 분들을 찾아다니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가 봐도 저 사람은 정말 안 되는데 싶은 사람이 제비뽑기로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제비뽑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상의 선거도 그렇지만 교회 내의 교단 총회장 선거를 보노라면 정말 가관입니다. 세상 부럽지 않을(?) 정도로 온갖 술수가 난무합니다. 돈으로 표를 사고, 온갖 루머와 흑색선전이 돌고, 그러다 보니 정작 될 만한 사람은 안 되고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정치꾼들이 득세하여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한 표를 더 얻기 위해 벌어지는 목사들 간의 처절한 경쟁은 가인의 살인을 떠올리게 할 만큼 비신앙적입니다. 한 표를 더 얻어야 겠다는 욕망이 신앙과 양심을 허섭스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좀더 지저분하게 돈과 흑색선전을 사용하는데 도가 튼 정치꾼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많음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선거제도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선거의 의미는 그래도 다수의 지지를 받는 인물, 즉 어느 정도 인정 받는 인물들이 누구인지를 고른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50%의 지지든 60%의 지지든 마찬가지라고 봐야 합니다. 그 사람의 인품과 능력이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0% 더 많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인지도나 소문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불합리한 조건들(학연, 지연, 돈 등등)에 의해 형성되는 부문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자 공동체는 한 사람의 사도를 뽑는데 두 명의 후보를 추천했을 것입니다. 한 표라도 더 지지를 얻는 사람을 고른 것이 아니라 공동체로부터 인정받는 사람 둘을 선정한 것입니다. 투표를 통해 선정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다음 제비뽑기를 하였습니다. 당선되기 위해서 어떻게든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경쟁적 욕심이 발동하는 것을 절제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표라도 더 많이 얻는 사람이 사도가 된다고 하면 아마도 두 사람 사이에(두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이 벌어졌을 것이고, 이것이 도가 지나치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스스로도 상처를 받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걸 막는 방법이 바로 제비뽑기였습니다. 된 사람이나 되지 않은 사람이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능력이 더 하거나 덜해서 된 것이 아니기에 마음이 홀가분할 수 있습니다. 우쭐할 이유도 없고 억울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제비를 뽑았더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2005. 11. 28. 뉴스앤조이 / 유성오 기자)
“제비뽑기 선거도 폐단”… 합동 장로들, 폐지요청
전국장로회연합회 수련회서 선거제도 환원 결의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6년째 시행하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황승기 목사)에서 교단 소속 장로들이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폐지하자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총회 전국장로회연합회(회장 박정하 장로)는 지난 최근 경주현대호텔에서 열린 제28회 수련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했고, 이 중 선거제도 환원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합동총회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전장련은 당시 결의문에서 “총회임원 및 총회산하 기관장 제비뽑기 선거제도의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며 “총회 헌법 규정대로 투표로 선거제도를 환원할 것”을 합동총회에 요구했다. 3500여명의 장로들이 참여한 가운데 결의된 이같은 내용은 향후 합동총회의 정책결정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합동총회 내에서는 제비뽑기 선거제도 도입 이후 후보등록 과정에서부터 알력이 작용하기 시작하는 등 갖가지 폐단이 나타나자, 선거제도를 기존의 무기명 투표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됐었다.
실제로 올해 장로 부총회장 후보등록 과정에서는 1명의 후보를 제외한 3명의 후보가 대거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 제비뽑기의 폐단이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한편 장로들은 이번 수련회 결의문에서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을 촉구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행위를 규탄하는 한편, 개혁측과의 교단통합과 관련해 개혁주의 보수신학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2006. 7. 26. 크리스천투데이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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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교계 선거에 웬 제비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