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 정치를 백안시 하지 말라
2003년 07월 22일 (화) 12:00:00 [조회수 : 2] 기독신문
장로교회만큼 정치가 중요한 교단도 많지 않을 것이다. 감독정치를 하는 교단이나 회중정치를 하는 교단은 정치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감독정치는 정치의 중심이 감독에게 집중돼 있고, 회중정치는 회중에게 치우쳐 있다. 그러나 장로정치는 노회가 허락해주는 목사와 일반교인이 선출한 장로가 민주공화적으로 치리한다. 목사반과 장로반이라는 양 반이 총회가 채택한 신앙고백과 헌법 안에서 민주적이고 공화적으로 당회와 노회와 총회를 섬긴다. 당연히 어느 일방의 전횡이나 독주는 엄금이다.
그런데 간혹 소신 강한 목사가 제사장의 권위를 내세우거나 기도응답을 이유로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당회와 상관없이 교회 일을 처리하는 수가 있다. 또 주장하는 자세가 장로의 권(權)인줄 착각하는 장로들이 당회 전에 미리 모여 다 짜고 당회는 요식행위로 치러버리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교회의 주인이 목사라거나 장로교회는 장로가 주인이라는 장로도 본다.
지나치게 목사임을 의식해서 신학도 모르는 장로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노회, 총회를 섬기는 것이 어쩐지 자존심 팔린다는 목사가 있다. 반면에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고 공연히 목사라는 권위만 내세우는 답답이들이 목사라는 장로가 있다. 물론 양 쪽 모두 올바르지 않은 건 똑같다. 이에 못지 않게 고쳐야 할 태도는 노회와 총회를 몹쓸 정치판으로 알고 되도록 멀리하려는 풍조다. 그런 이들은 노회와 총회를 ‘까마귀 우는 골’로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백로로 아는 건 뻔한 사실일 터이고.
신령한 목사, 목회에만 전념하는 목사, 정치에 초연한 목사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앉으나 서나 교정(敎政)을 비난하고 소위 정치목사들 성토에 열 올린다. 그들은 의인의 상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으며 개교회적 교회관을 고수하고 있다. 노회와 총회는 교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회나 총회를 ‘교회(개교회)의 현실적 필요상의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어떤 모임’으로 간주한다.
한 사람의 교인을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만드는데 있어 노회와 총회가 꼭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칫 정치로 얼룩진 노회나 총회는 신성한 제자화 작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도무지 가까이 할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아마도 이렇게 된 데에는 왕왕 지상교회의 정치가 그 본연의 모습을 너무 일탈하기 때문일 거다. 실망한 나머지 그런 극단적인 소견을 갖지 않았나 한다. 그들의 그런 생각 밑바닥에는 ‘다른 이들이 잘못해서 그렇다’는 전제가 도사리고 있다. 자신은 아닌 것이다.
이것이 문제다. 이것을 고쳐야 한다. 노회·총회 정치의 부패에서 자유로울 교단 안의 목사·장로가 어디 있는가. 책임은 언제나 구성원 전부에게 있다. 그러므로 교단의 정치적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교회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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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차세대 정치지도자들이 급히 할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