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선배 정신 함께 나눠 기뻐”<칠극보감>과 <영리론> 통해 귀한 감동 느끼길
박민균 기자
승인 2017.03.13 11:41
호수 2096
[인터뷰] 희귀 고서 기증한 박광재 목사
“물론 저도 망설였지요. 하지만 정성구 박사님이 개인소장 자료를 총회역사관에 기증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냈습니다.”
▲ 박광재 목사가 한국교회 초기에 발행한 희귀 고서 <칠극보감>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책상 위에 있는 책은 성령과 그의 사역에 대해 설명한 <영리론>이다.
박광재 목사(광명 영광교회)의 목소리에서 아쉬움은 묻어나지 않았다. 박 목사는 지난 2월 27일 한국교회 초기에 발행한 희귀한 고서 2권을 총회역사관에 전시해 달라며 총회역사위원회에 기증했다. 고서는 일제강점기인 1918년 3월에 발행한 <칠극보감>과 1925년에 발행한 <영리론>이었다.
박광재 목사는 1979년 11월 영광교회를 개척할 때, 함께 교회를 개척한 성도에게 이 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성도의 헛간을 예배당으로 개조해서 개척했는데, 우연히 책장에서 <칠극보감>과 <영리론>을 본 것이다. 성도는 40년 동안 소장만 하고 있었을 뿐, 한글 고어로 쓴 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칠극보감>은 그리스도인들이 극복해야 할 7가지 죄성을 정리한 책이었고, <영리론>은 성령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설명을 듣고 성도는 “그 책이 필요한 사람은 목사님”이라며 박 목사에게 준 것이다.
발행한 지 100년 된 <칠극보감>은 한국선교에 큰 족적을 남긴 마포삼열 선교사가 발행인으로, 한국교회 최초의 7명 목사 중 한 사람인 송린서 목사가 번역자로 기록돼 있다. 마포삼열 선교사는 책을 발행한 목적을 서문에 기록했다.
“종교적 생활하는 자는 남녀를 물론하고 극기입덕하는 자세를 알지 못하면 중도에 폐하기 쉬우니, 그 자세는 도를 믿고 깨닫고 행하고 지키는 것이라… 아버지 계신 높은 천당에 오르는 길에 어찌 마귀의 장애와 세상의 고초가 없으리오. 도덕에 입지하신 여러 형제 자매는 이 칠극보감을 한번 보고 극기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고 있다. 즉 마포삼열 선교사는 ‘성도들이 자기를 이기고 성화를 이루기 위해 극복해야 할 7가지’를 설명해 놓은 것이다. 극기해야 할 7가지로 교만 탐린(욕심이 많고 인색함) 음란 분노 탐식 질투 해타(게으름, 나태)를 제시하고 있다.
<영리론>은 선교사들이 설립한 한국 최초의 출판사인 ‘조선예수교서회’(현 대한기독교서회)에서 1925년 발간한 것이다. 발행인은 조선예수교서회에서 28년 동안 사역했던 반우거 선교사이고, 배위량 선교사가 역자로 올라있다.
배위량 선교사는 서문에 ‘본서를 저작한 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깊은 지식이 있는 미국인 L. S. 체퍼씨니’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신령한 주의로 책을 저술하는 자가 많지 않고 오히려 세상 것을 설명하며, 또 어떤 책은 신령한 주의를 저술하였으나 진정한 가치가 없는 것은 성경의 진리와 일치되지 아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7장에 걸쳐서 성령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성령충만함은 무엇인지, 성령을 거스르지 않고 성령을 좇아 행하는 삶 등을 설명하고 있다.
<칠극보감>과 <영리론>은 일제강점기 한글맞춤법통일안 이전에 발행한 것이어서 고어체이다. 읽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 박광재 목사 역시 현대어와 달라서 책을 읽기 힘들었다고 웃었다. 박 목사는 “우리 선배들도 성경대로 살기 위해서 자기를 극복하고 실천하기 위해 이렇게 노력했습니다. <칠극보감>과 <영리론>을 기증해서, 이 책에 담긴 신앙 선배들의 소중한 마음을 총회 산하 목회자들과 성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교회 초기 자료와 고서를 갖고 있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총회역사관에 기증해서 모든 성도들이 함께 역사를 통한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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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역사관에 역사자료 기증 잇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