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총회가 사는 길
유병수 목사(숭인교회)
2008년 08월 26일 (화) 14:01:26 기독신문 ekd@kidok.com
▲ 유병수 목사
교회의 생명은 거룩함에 있다. 교회가 정직함과 신실함과 정결함을 상실하는 것은 맛 잃은 소금과 같다. 교회의 거룩함과 신실함은 지교회보다 상회인 노회가, 노회보다 총회가 더 거룩하고 신실해야 한다. 그 이유는 지교회의 대표로 노회가 구성되고, 노회의 대표자들로 총회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상회가 더 정직하고 신실하고 권모술수가 없어야 하며 범사에 정도가 통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이다. 총회보다 노회가, 노회보다 지교회가 더 깨끗하고 투명하고 정의롭고 신실하다. 지교회에서는 어느 지도자든지 독선적으로 행동하거나 부정직하게 행동하고 비리와 계명을 범하면 그 교회에서 시무하기 어렵다.
그러나 노회나 총회에서는 누군가가 독선과 부정과 권모술수와 파행으로 많은 유무형의 손실을 끼쳤어도 당사자와 주변의 정치력으로 그냥 덮고 갈 때가 비일비재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는 것을 양식이 있는 사람은 다 인정한다.
이래서는 우리 총회나 한국교회에 희망이 없다. 은혜는 은혜요, 법은 법이다. 불의를 용서하는 것은 은혜지만 불의를 용인하는 것은 범죄이다. 어떤 면에서 법은 참으로 은혜이다. 법은 죄인을 회개하게 하고 공회를 거룩하게 한다. 우리 교단에서도 인치가 아닌 법치가 이루어져야 교단이 발전하고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과 존중히 여김을 받을 것이다.
우리 교단, 총회가 발전하고 진보하는 길은 우선 사람부터 찾아야 한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교단의 요직에는 항상 보이는 사람만 보인다. 총회에 그렇게 인물이 없는가? 총회산하 각 기관과 특별위원회에 안보여도 될 사람들이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지나치게 정치 논리로 총회를 이끌어 나가려다보니 물이 맑아지지 못하는 것이다.
총대들은 뒤에서는 욕하고 비판하면서도 실무에 들어가면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과 한 통속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물이 흘러가야 깨끗하듯이 인적교체도 활발하게,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좀 경험이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해도 일을 맡기면 경험도 생기고 능력도 얻게 된다. 큰 말이 나가면 작은 말이 큰 말이 되듯이.
총회가 1인 1직책 원칙을 결의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동창회 등 지역모임까지 주도하고 있다. 그것은 정치적 욕망에 불과하며 결국 뒤끝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회원들이 정신을 차리고 할 말은 하고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꿔야 할 것은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그럴 때 총회도 살고 노회도 살고 지 교회와 한국교회도 발전을 도모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교인들이 감소하게 된 현상은 이런 잘못된 교계 정치지도자들에게 큰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교단의 인적 교체를 통한 개혁을 위해서 당회는 정치 장로를 노회 총대로 보내지 말고, 노회는 지탄 받는 인물을 총회 총대로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년 총대란 있어서는 안 된다. 고정총대가 우리 교단을 부패하게, 무능하게, 지탄 받게 한다. 유능한 인물에게도 때로는 한 두 번씩 쉼을 줄 필요가 있다. 우리 총회는 새 피가 필요하다. 구습과 안주에서 벗어나게 할 새 인물이 필요하다. 이 귀한 인물을 지교회와 노회가 낳아야 한다.
다음으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그래도 시대와 현실에 맞는 제도를 시의적절 하게 바로 세워서 시행하면 교회와 교단이 더 발전하고 정체와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
총회 선거방법인 제비뽑기도 좀 더 철저한 규정을 세우고 벌칙과 감시기능을 강화하여 정말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뇌물을 받지 않고 어떤 로비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선거를 주도하게 해야 한다. 근래 몇년간 선거관리위원회는 각종 총회 선거의 부작용을 연출하는 장본인으로 지탄을 받아왔다. 그 후유증이 지금 제비뽑기 불합리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금년에도 선관위의 무소불위한 관행이 계속된다면 총회는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무리한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끝까지 중용지도를 지켜 나가는 선관위가 되기 바란다.
근간에 들려오는 말들을 보면 일부 위원들 중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위원들이 있다고 하는데 유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선관위원 선임도 나누어 먹기 식으로 하지 말고 총회에서 투표로 선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총회개혁과 교회발전을 위한 더 근본적인 것은 지도층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실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교단 발전과 부흥을 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겸손의 미덕을 갖추는 것이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교만을 가지거나 교단정치에서 떨어지는 떡고물을 목적으로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사람들이 있는 한 교단과 한국교회의 앞날은 밝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다수가 아니더라도 양식을 갖고 깨어서 용기 있게 행동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하나님은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를 버리시지 않고 반드시 축복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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