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헌의 우선순위
2008년 07월 22일 (화) 09:48:09 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진통 끝에 개원한 제18대 국회에서 개헌이 또 다른 화두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는 권력구조상의 문제가 있고, 국가역량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찬반양론이 있다.
#때를 같이해 우리 교단도 일종의(?) 개헌 문제가 이슈다. 오는 9월에 열릴 제93회 총회에서 개헌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름 아닌 직전제로 환원하자는 주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단은 제86회 총회부터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선거방식인 '제비뽑기'로 총회 지도자들을 뽑았다. 심지어 제89회 총회부터는 총회산하 기관장과 상비부장까지 제비뽑기제도를 확대 실시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여기서 짚어볼 것이 있다. 왜 교단이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채택했는가 말이다. 그동안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선거라는 단어 앞에 '금권, 불법, 타락'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녔다. 그것도 성직자들이 모이는 공회에서 말이다. 이것은 비단 우리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였다. 과도한 교권싸움과 돈선거에 신물이 난 총대들이 차선의 선택으로 제비뽑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비뽑기의 한계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난립, 교단 리더십 상실, 교단 비전과 정책 부재 등이 그 역기능적 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를 근거로 직선제 환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직선제를 하더라도 총대들의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성숙해졌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직선제건, 제비뽑기건 좋다. 무엇이건 간에 교단의 발전과 비전에 보탬이 된다면 말이다.
칼빈 선생은 “교회는 날마다 개혁되어져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회의 역사는 개혁의 역사이다. 개혁되지 않으면 몰락이요, 파멸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그의 가르침을 지저로 삼고 있는 교단의 성직자, 목사님과 장로님께 묻고 싶다.
총회 선거제도에 대한 개헌 논의에 앞서 총회 구성원으로서, 아니 총회 정책을 이끌어갈 중차대한 임무를 가진 총대로서 개개인의 신앙과 양심의 개헌이 먼저 이뤄져야하지 않을까?
여기에 바로 깨끗한 총회,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있다면, 과연 침소봉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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