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꼭 ‘끝까지’ 가야하나
2008년 09월 16일 (화) 09:15:28 정재영 jyjung@kidok.com
“교회에서 분쟁이 벌어져 재판이 열리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계십니까? 법관들은 우선 이런 문제를 교회 안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온 것에 대해 엄청나게 짜증을 냅니다. 거기에다가 교회나 목사, 장로님들에 대해 비하하는 말도 서슴없이 나옵니다.”
기독법학연구원이 ‘교회의 분쟁’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가 강의를 통해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교회 분쟁으로 사회법정에 서게 되는 목사, 장로들은 엄청나게 모욕을 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더구나 그 모욕은 사건 당사자들 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까지 미친다는 것이었다.
“제가 최근에 수임한 사건 중 상당수가 같은 교회 목사와 장로 사이에 벌어진 분쟁이었습니다. 재산다툼, 명예훼손 등에 관한 건이었는데, 제가 볼 때는 대부분 싸울 가치가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건의 특성은 중간에 화해가 되지 않고 거의 다 ‘끝까지’ 간다는 것입니다.”
강사의 말 속에는 도대체 이렇게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쓸데없는 싸움들이 교회에서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런 싸움을 왜 만천하 앞에서 공공연하게 벌이며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궁금증이 담겨있었다.
교회 내의 분쟁이 빈발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회 역시 사람들의 모임이다보니 초대교회 당시부터 분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성경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듯이 초대교회 시절의 분쟁이 주로 신학적인 순수성을 지키려는 몸부림에서 비롯된 데 비해, 오늘날의 분쟁이라는 것은 교회 재산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나, 사소한 감정싸움에서 발전한 명예훼손 혹은 폭력 사건이 대부분으로 분쟁의 질 자체가 다르다.
개 교회 차원을 넘어 교단 안에서도 온갖 분쟁들이 벌어지고, 그것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사회법정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더구나 요즘에는 일단 자체적으로 절충하고 해결해보려 하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아예 분쟁 초기부터 사회법정으로 달려가는 양상마저 비친다.
총회 차원에서 아무리 사회법정 고소자에 대한 자제와 제재를 외쳐도 쇠귀에 경 읽기이다. ‘교회가 세상의 멸시를 받도록 하느니 차라리 내가 손해를 보고 말겠다’던 옛 신앙 선배들의 희생적인 기개가 그립다.
교회의 자정능력이 회복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쟁의 당사자들부터 자신의 행동이 혹시라도 복음을 훼방하는 또 다른 죄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할 일이다. 또한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도 자체 분쟁들이 교단의 담을 넘어가지 않도록, 정치와 재판의 기능을 공평무사하게 수행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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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1)
박광재목사
(222.XXX.XXX.122) 2008-09-17 15:30:55
그래서
다툼을 그치게 하는 성경의 제비뽑기 사역과 제도가 확산되어야 합니다.
"제비 뽑는 것은 다툼을 그치게 하여 강한 자 사이에 해결하게 하느니라" (잠언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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