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과 법 사이
2009년 01월 20일 (화) 16:57:43 이미영 기자 chopin@kidok.com
감리교 사태를 비롯해 최근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당선 취소 문제까지. 몇 년 사이 한국 교회 각 교단 총회에서 선거를 비롯해 교단 및 교회 분쟁을 교회법이 아닌 사회법에 제소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오전 기독교한국침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4차 임시회의를 열고 제98차 총회에서 총회장으로 선출된 한규동 목사의 선거 당시 불법매표행위를 문제 삼아 당선을 취소하고, 총회장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한 목사와 동률을 기록했던 이흥관 목사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이에 한규동 총회장 측 총회 임원들은 제4차 선관위 임시회의는 적법하게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선관위 위원 12명 중 4명만이 참석해 정족수 미달로 회의 자체가 성립될 수 없으며, 이미 3차례의 선관위 회의를 통해 혐의가 없다고 종결 처리가 된 안건이므로 제4차 선관위 결의사항이 완전 불법이며 무효라고 선언하는 결의문을 17일 총회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와 함께 침례교 총회는 2월 16일 임시총회를 소집해 이 안건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견을 물을 계획이지만, 이미 이흥관 목사 측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사회법에 제소를 했다고 밝혔다.
·교회는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존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회의 고유한 조직과 통치 및 신자의 생활을 규율함에 있어 하나님의 법인 성경과 교회가 제정한 법규범인 '교회법'에 따라 교단 및 교회 내 분쟁과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한다고 알고 있다. 교회 내부의 문제를 교회 밖으로 끌고 나가 사회법의 판결에 의존해서 한국교회가 얻은 것이 무엇인가?
작년에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2008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개신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겨우 18.4%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은 사회법정에 선 피고 측과 원고 측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이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노회와 총회 재판국의 법적 전문성 확보를 위안 대안을 마련해 땅에 떨어진 교회법의 권위를 되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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