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교동교회]손때 찌든 풍금 오히려 운치
2003년 05월 07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교동도는 강화도에서 뱃길로 30분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이른바 ‘섬 안의 섬’이다.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에 옛날에는 최고(?)의 유배지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교동도에는 연산군 유배지가 있다. 폭군으로 이름을 날리던 연산군이 유배당해 이곳 교동도에서 굶어죽었다고 한다. 또 교동도는 서울로 들어가는 한강의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군사적 전략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토록 쉽게 접근하기 힘든 교동도에 1899년 이미 복음이 전파됐다.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복음은 서울을 향해 전파되는 동시에 바닷길로도 전파됐다. 강화도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권신일 부부가 교동도에 초가 한 채를 마련해서 예배를 드린 것이 교동교회의 시작이다. 이 초가 예배당은 인천과 강화의 교인들이 모금한 헌금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교동향교가 있는 것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유교의 세력이 강한 교동도에서의 전도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일례로 마을 유지들이 권신일의 전도활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교동도에서의 추방을 군수에게 건의했으나, “임금님이 계신 덕수궁 옆에도 예배당(정동제일교회)이 있다”는 이유로 권신일의 전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권신일의 활발한 선교활동으로 2년 만에 10가정이 교회에 등록했고, 1907년에는 교동지역 교인만 1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한다.
교동교회는 1933년 상룡리로 예배당을 옮겼고, 해방 후 난정교회와 교동중앙교회를 분립시키며 성장했으나, 1979년 교인들의 분열로 교동제일교회로 나눠지고 말았다. 하지만 1990년 상룡리에 새로운 예배당을 지어 화합의 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교동도에 있는 기독교유적은 1933년 지어진 옛 교동교회가 유일하다. 이곳을 찾아가려면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뱃편을 이용해야 한다. 서울에서부터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도를 가로지르면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교동도는 배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비교적 가까운 섬이지만, 밀물과 썰물에 따라 1시간이 걸릴 경우도 있다.
교동도 선착장에 내리면 먼저 1990년에 새로 지은 교동교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교동교회에서 오른편으로 나 있는 좁은 길로 접어들면 금새 상룡리 옛 교동교회를 만날 수 있다.
교동교회는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예배당 앞에 서 있는 종탑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이 종은 일제시대 때 전쟁에 쓰려고 배에 싣고 가다가 큰 파도로 인해 다시 제자리에 걸어놓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예배당은 처음 지을 때 초가였던 지붕을 1970년대에 푸른색 양철지붕으로 바꾼 것 외에는 옛 모습 그대로다. 실내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돼 있고, 드리워진 커텐을 걷으니 햇빛이 잘 들어와 조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밝다. 예전부터 쓰던 오래된 풍금과 재봉틀을 변형해 만든 테이블도 운치 있다.
이곳 상룡리에는 교동교회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예배당 맞은 편에는 ‘마라 쓴물 온천장’이다. 교동교회 박용호 권사가 1991년 양어장을 만들 계획으로 시추했던 곳에서 뜨거운 온천이 쏟아져 나왔고, 그 물이 신경통과 관절염 환자에 효험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온천장으로 개발했다. 처음에는 베데스다 온천이라고 명명했으나 그 물 맛이 짜고 써서 출애굽기에 나오는 ‘마라의 쓴물’(출 15:23)이라는 명칭을 1994년부터 사용했다.
‘마라 쓴물 온천장’은 2000년 강화본도의 창후리로 옮겨갔다. 교통이 불편하고 밀려오는 손님을 감당하기에는 이 곳의 시설이 너무 열악해서 창후리에 현대적 시설의 온천장을 새로 만든 것이다. 현재 교동도에 있는 원래 ‘마라 쓴물 온천장’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하루 한번씩 물만 길어 강화본도로 나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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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교동교회 등 근대 건축물 6곳 문화재 등록 추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