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순천농협 이사 선거 과열·혼탁
[CNBNEWS] 2007-08-20 08:53
- CNBNEWS , CNB뉴스 - 순천농협 이사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날로 과열·혼탁 양상을 띠고 있으며 불법 사전선거운동과 금품제공 등의 제보와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후보가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순천농협은 9월 30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비상임 이사(지역·여성) 14명에 대한 선거일을 24일로 지정하여 이달 15일까지 후보자등록을 마치고 각 후보들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각 후보자들의 난립과 각 지역별 후보 간 비방전이 심화되어 가고 후보자등록을 마치기도 전에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상대후보 헐뜯기가 도를 넘고 있다.
특히 과열·혼탁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순천시 월등면, 황전면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이러한 불법사전운동이 판을 치고 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쏟아져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월등면 유구상 현 이사는 “상대후보인 장재환 후보가 대의원의 가정을 일일이 호별방문을 하고 농협출신 동우인들을 만나 명함을 돌리고 심지어 금품도 살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고 주장했다.
유 이사는 “증거자료를 수집하여 순천농협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만약 이런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수사기관에 고발까지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재환 후보는 “먼저 지역 농촌을 살리기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나섰다. 그런데 이사 8년, 감사 7년 등 임원만 15년을 해온 유 이사 측에서 선거를 처음 치른 나를 음해하고 있다” 고 밝혔다.
장 후보는 “선거를 처음 치른 만큼 대의원들을 잘 모른다. 또 조직이 전혀 없고 선거기간이 너무 짧아 농사일 중 시간을 내어 잠깐 만났던 것 뿐 이었다. 금품 살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며 유 이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그는 “유 이사측이 오히려 불법을 저질렀다고 협박을 하는 것은 분열만 조장하고 선거 후유증과 갈등만 남을 것이다” 며 “더러운 선거판을 떠나겠다” 고 지난 18일 돌연 후보직을 사퇴했다.
장 후보는 억울하다며 “유 이사측이 지난 2월 설날 대의원들에게 술을 돌리고 5월에는 대의원과 영농회장 등이 모인 연석회의에서 ‘한번 더할테니 도와달라’ 고 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했다” 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맞불을 놨다.
한 지역민끼리 이사 자리를 두고 격하게 다투고 서로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폭로를 하자 결국 한쪽의 후보가 사퇴까지 하는 등 두 후보 간 감정격화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편 또 다른 지역인 송광면은 지난 4월 모 후보가 대의원들에게 장뇌삼을 선물하고 금품까지 살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등 지역별로 후보 간 대립이 심각해 과열·혼탁으로 얼룩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순천농협측은 “지금까지 접수된 불법선거는 단 한건도 없다” 고 밝혀 농협선관위의 자체조사 부실과 소극적인 자세로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여성 1명을 포함 14명의 이사를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 총 37명이 등록하여 4명이 곧바로 사퇴했다. 분열조장 등으로 용퇴한 후보와 제비뽑기에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사퇴했다는 후보도 있었다.
임기 4년인 비상임 이사는 농협의 경영 집행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만 주어지며 월급은 없다. 대신 1년에 20차례 있는 회의수당 400만원과 1년 업무추진비 20만원이 전부다.
명예직에 가까운 자격임에도 각 지역에서 치열하게 선거를 치루는 이유가 농촌 살리기보다는 정작 다른데 있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바로 시의원으로 가는 지름길로 생각하는 후보들이 왕왕 있다는 것이다.
임원이 되어 할 수 있는 권한만 생각할게 아니라 자신들이 하는 일이 우리의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일이란 것을 깨닫고 자신이 진정한 농업인인지 다시 한 번 되묻고 선거에 임하길 기대한다.
- CNB뉴스 하태민 기자 www.cn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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