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 2008.01.24 18:11:27
김용실 예장합동 총회장 “한기총 포함 교계선거 개혁해야”
“제비뽑기는 가장 성경적인 선거방식입니다.”
김용실(63·분당연정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장은 21일 인터뷰에서 교회 선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합동 총회는 2001년 86회 총회때부터 제비뽑기로 부장과 임원, 기관장을 선출해왔다. 총회장 선거의 경우 노회 추천을 받은 후보들은 선거당일 색깔이 서로 다른 구슬을 뽑아 각자의 구슬을 갖는다. 총회 대의원들도 하나씩 구슬을 뽑아 가장 많이 뽑은 구슬에 해당하는 후보를 당선자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후보는 자신의 구슬 색깔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 금권선거와 선거과열을 막겠다는 게 이 제도 도입의 목적이다.
김 총회장은 직선제가 대의 민주주의에는 부합하더라도 하나님에게 주권을 맡기는 성경적 정치에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비뽑기는 성경에도 언급돼 있는 ‘나은’ 선거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제비뽑기는 구약과 신약 모두에 등장하는 제도로 지도자(제자)를 뽑을 때(행1:26), 선택된 왕을 백성들에게 포고할 때(삼상 10:20∼21)가 대표적이라는 것.
김 총회장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를 비롯해 일련의 개신교 선거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합동 총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한기총 제14대 대표회장 선거가 불공정했다는 데 공감대를 모으고 한기총측에 공식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본보 1월16일자 30면 참조).
김 총회장은 교회의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교회가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신학적, 성경적인 원칙에 맞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에 직접 참여하면 독선자나 독재자를 만들어낼 우려가 있으며, 정교분리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간접적인 정치 참여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단서를 달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장로 대통령으로서 기도하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수직적 신앙관계를 잘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교단 주요사업으로 7월 첫 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총회대회를 꼽았다. 한민족 복음화를 위한 이번 대회에는 10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흥사 출신인 김 총회장은 교단 부흥에 불을 지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북한 선교와 관련, 2002년부터 지속해 온 봉수빵공장에 대한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합동 총회 남북교회교류협력위원회는 봉수빵공장에 매달 밀가루 30t을 보내고 있다.
김 총회장은 “미국과 서구 교회의 몰락은 물질 만능주의에서 시작됐다”며 한국의 크리스천 역시 명예와 돈에서 자유롭지 못해 회개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37년전 성도 3명으로 시작해 50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키운 그는 지속적인 교회 성장의 비결을 묻자 “우리 교회는 아주 순수하다”고 답했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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