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 2007.10.03 18:02:59
기독교감리회 ‘투명한 교단선거’ 제비뽑기 도입 검토
기독교대한감리회가 투명한 감독 선거를 위해 제비뽑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감리회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는 지난 2일에 이어 4일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에서 제27회 입법의회 장정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갖고 제비뽑기로 감독 및 감독회장를 선출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장개위는 지난달 19일 제비뽑기를 포함한 장정개정안을 확정했다.
김진호 장개위 위원장은 “한국 교회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선거 관행 근절을 위해 제비뽑기 선거안을 마련했다”며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오는 24일 입법의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감리회 선거법 개정안은 제비뽑기의 단점을 사전투표로 보완한 특징을 갖고 있다. 선거권자 1인은 감독회장 및 감독 후보자 3명을 기표하고 여기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3명을 우선 선출한다. 제비뽑기는 해당 상위 득표자 3명이 참가할 수 있다. 사전투표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후보를 선별하고 후보 난립을 막을 수 있다고 장개위는 설명했다.
교단 구조상 감독 및 감독회장 권한이 큰 감리회는 그동안 금권선거가 횡행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감리회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1년 동안 금지하지만 출마 예상자들은 최근 출마예배와 출판기념회 명목으로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리회는 24∼26일 인천 계산중앙교회에서 열리는 입법총회에 개정안을 상정하고 통과될 경우 내년 감독회장 선거부터 제비뽑기를 도입할 방침이다.
감리회가 제비뽑기를 실시할 경우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다른 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전반적 선거풍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권선거를 막는 방안을 논의 중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9일 서울 도곡동 한우리교회에서 제비뽑기안을 포함, 선거법 개정에 관한 토론회를 연다. 최경호 천광교회 목사 등 선거 쇄신을 원하는 목회자들은 지난 6월 총회 후 바른선거운동본부를 출범하고 제비뽑기 도입과 선거법 위반 후보 불이익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 1400여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2001년부터 제비뽑기를 실시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입후보자 전원이 제비뽑기에 참여할 수 있다. 선거법 개정이 금권선거 방지와 투명한 교단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누구나 총회장 후보가 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질이 좋지 않은 사람도 총회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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