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더의 자격을 갖추었는가?
이상돈 목사(군포영광교회)
2010년 08월 24일 (화) 01:43:08 기독신문 ekd@kidok.com
▲ 이상돈 목사
95회 총회를 앞두고 선거제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제비뽑기가 옳은가? 직접선거가 옳은 것인가?”라는 논쟁의 중심에는 “영적, 도덕적으로 흠이 없고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세워져야 한다”는 열망이 담겨 있다.
현재 중요하게 논의되는 제비뽑기제도와 직접선거제도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제비뽑기는 금권타락 선거를 방지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총회의 일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선제는 리더십과 자격을 갖춘 인물을 뽑을 수 있지만, 금권타락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제도를 선택하든지 완전하지는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두 선거제도의 장점을 선별해 제3의 선거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다 적합한 선거제도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보면서, 필자는 선거제도에 앞서 필요한 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검증된 후보’이다. 즉, 존경과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 리더의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바울은 교회의 집사와 장로의 자격기준도 교회 안에서 책망할 것이 없는 절제와 단정한 사람으로 시험한 후에 세워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다.(딤전 3:10) 교단을 이끌 리더는 정말 목양에 힘쓰고 교회에 충성하여, 목회와 다스림을 목회현장에서 경험한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교회와 목회보다 정치꾼으로 바쁜 사람은 총회 임원으로 자격이 없다.
두 번째 조건은 신학과 신앙면에서 교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가진 사람이다. 우리 교단의 보수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을 가지고 예배 모범을 따르고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 자격이 있다. 이단성이 있는 인물이나 그들을 옹호하는 등 신학사상이 불분명한 사람이 총회의 일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총회에서 분명히 이단성이 있다고 지목한 부류와 연관된 사람이 버젓이 총회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세 번째 조건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지금 세계는 하나가 됐다. 그런데 총회는 세계 교회의 무대와 동떨어져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고 있다. 아무리 장자교단을 외쳐도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지도자는 열린 마음으로 신학과 정체성이 같은 세계 교회들을 복음의 협력자로 여기는 글로벌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특히 총회 총무는 글로벌 리더십이 꼭 필요한 조건이다.
필자는 이 세 가지가 교단을 이끌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필수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선거제도를 갖고 공정하고 은혜롭게 선거를 치렀다고 해도, 리더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자격 미달인 사람 뿐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선거제도가 완벽하다 해도 리더가 되려는 후보들이 정치꾼이고, 신학과 신앙이 타락했고, 닫힌 마음과 시각을 가진 편협한 인물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답은 뻔하다. 백번 천번 은혜롭게 제비뽑기를 해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직접선거를 해도 우리는 좋은 리더를 선출할 수 없다. 거꾸로 말하면, 후보들이 진정한 목회자의 마음을 갖고 있고, 분명한 신앙과 신학 정체성이 있고, 열린 마음과 안목이 있다면 우리는 어느 선거제도를 시행하더라도 좋은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선출할 수 있다.
제95회 총회가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인물들이 총회를 위해 일하겠다고 임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 임원 후보들이 위의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한 인물들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도 스스로 돌아보고 과연 자신이 리더십을 갖춘 인물인지 되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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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제95회 총회에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