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광 기자
Subject 기감 입법의회, 고령화는 면했지만...
[2005-11-19 07:07]
기감 입법의회, 고령화는 면했지만...
직능·지역·전문성 고려해 총회대표 선출… 강제성은 없어
▲18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감리교 입법의회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신경하. 이하 기감)가 18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속회된 26회 입법의회 제2차 회집에서 총회 대표 선출 방식을 기존 연급순에서 직능·지역·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개혁법안을 논란 끝에 통과시켰다.
기감은 지난 1차 회집에서 총회 대표수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안을 통과시킨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총회의 고령화가 심각하게 지적되는 상황에서 연급순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 유지된다면 총회는 더욱 고령화 되고 만다. 그래서 기감은 "연급순 선출에서 직능·지역·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출하기"로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조항에 강제성을 부여할 만한 세칙이 마련되지 않아, 각 연회가 얼마나 성숙하게 법 적용을 하느냐에 따라 이 법안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감은 또 그동안 연회에서 선출된 총회 대표로 국한됐던 선거인단의 저변을 확대하는 장정개정안도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정회원 11년급 이상의 교역자와, 지방별로 그와 동수의 평신도 대표가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 출마자의 자격 요건 중 연회 감독을 마친 이도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개정안은 부결됐으며, "교회재판법과 사회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라는 조항도 "너무 결벽함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좀더 낮은 기준의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역시 부결됐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미자립교회 교역자 대책부담금은 "부담금 액수가 많은 것 같다"는 반발에 부딪혀 부결됐다. 다음은 이날 입법의회에서 다뤄진 장정개정안 중 주요 내용들.
▲신경하 감독이 일부 회원들의 반발을 무마시키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총회 대표 선출 방식=1차 회집 당시 총회 대표수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선출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는 이번 2차 회집 최대의 관심사였다. '총대수 축소'는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지는 총회를 만들자는 취지의 '개혁법안'이지만, 선출 방식이 기존의 연급순으로 유지된다면 오히려 젊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참여를 막아 고령화를 가속시키는 '퇴행법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신경하 감독은 약간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안 통과를 강력히 밀어붙였다. 그 결과 총회 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장정개정안은 단 하나의 안건도 남김없이 모두 가결됐다.
이로써 기감 총회 대표 중 선출직은 총회가 정회원 수의 비율로 연회에 배정해 각 연회가 연급, 전문성, 지방,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출하게 된다. 평신도 대표의 경우 '가급적 여성 30%'라는 단서가 붙었으며, 평신도 직능대표에 남녀전국청년회연합회 회장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선출직 대표 선출 방식을 규정한 조항들은 "정회원 수의 비율로 연회에 배정하여 연급, 성별 전문성을 '고려하여' 선출한다"는 정도로만 기록돼 있어 강제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정회원 수의 비율에 따라 각 연회의 총회 대표수가 배정되기에 규모가 작은 연회의 경우 당연직만 뽑아도 정원이 다 찬다는 불평도 나왔다.
▲입법의회 회원들이 안건을 놓고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선거인단의 저변 확대=기존 연회감독 선거에는 연회에서 선출된 총회 대표만이 투표할 수 있었으나, 교단 내에 선거인단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연회감독의 선거권자는 해당연회 정회원 11년급 이상 교역자와 지방별 그와 동수의 평신도 대표로 한다"는 개정안이 상정됐다.
신경하 감독은 당초 선거인단 확대를 위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정회원 1년급 이상 교역자와 그와 동수의 평신도'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지나치게 젊은 이들에게까지 선거권을 줘서는 안된다"는 반발에 부딪혀 '11년급'으로 후퇴된 개정안이 상정되게 됐다.
이 법안은 교단 내에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었기에 별다른 반발 없이 표결을 거쳐 가결됐다. 평신도 선거인단의 경우 장로를 연급순으로, 장로가 없을 시 권사를 임직년수에 따라 선출하도록 했다. 다만 총회 평신도 대표와 연회 실행위원·각 선교회장 및 지방선여선교회장은 당연직으로 하며, 가급적 30%까지는 장로 연급에 상관없이 여성 장로를 우선하도록 했다.
▲신동일 장정개정위원장(좌)과 신경하 감독회장(우)이 회무처리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송경호 기자
▽감독 및 감독회장 후보 요건=후보 요건 중 "교회재판법에 의한 정직 이상과 사회재판법에 의한 자격정지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이"라는 개정안은 부결됐다. 원안인 "교회재판법과 사회재판법에 의하여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 조항을 적용할 경우, 운전 중 실수를 했다든가, 상가교회 개척 당시 건물 구조변경을 하다가 건축법을 위반했다든가 하는 등의 사소한 잘못으로도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회 감독을 마친 이도 감독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개정안도 논란 끝에 부결됐다. 개정안에 찬성한 이들은 "가능하면 연회 감독 등으로 경험을 쌓고 검증된 인물이 감독회장을 하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주장했으나 "그런 식으로 했던 사람이 계속 하면 참신한 인물이 나올 수 없고 감리교단에 미래가 없다"는 반론이 좀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미자립교회 부담금=미자립교회 대책 지원을 위하여 개체 교회에서 전년도 일반회계 수입 결산액의 1%와 매월 전 교역자 본봉의 2%를 납입하도록 하는 개정안은 부결됐다.
입법의회 대표들은 부담금 액수가 현실적으로 과한 면이 있다며 좀더 정확한 조사를 한 뒤 다음 입법의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회 미자립교회대책 및 교회실태조사위원회가 미자립교회 대책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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