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8] 어정쩡한 제비뽑기 정책으로 전락
총회임원은 제비뽑기, 전문직은 직선제로 일관성 잃어 [2007-09-13 22:44]
예장합동이 결국 제비뽑기 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단, 전문성을 요구하는 총회 산하 해외선교기구 GMS와 총신대학교, 기독신문 이사장 및 사장은 직선제로 선출하기로 결의했다. 총회장 및 임원 선출에만 적용되던 제비뽑기가 최근 상비기구까지 확대됐지만 오히려 시간이 흘러 과거로 회기했다.
제비뽑기제에 대한 본격적 토론은 13일 오후 8시 진행된 회무에서 시작돼, 제비뽑기 지지측과 직선제 지지측간의 의견대립이 약 1시간가량 지속됐다. 격론 끝에 대다수 총대들은 ‘금권선거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 이라는데 동의하고 거수로 현 제비뽑기제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직선제 지지측은 당초 예상대로 ‘교단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직선제 부활을 주장했으며, 제비뽑기제 지지측은 ‘금권선거 방지책 미미’라는 논리로 이 같은 주장에 맞섰다. 하지만 직선제 지지측도 ‘금권선거’를 막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의견을 일치하면서 금권선거 방지책 연구 후 직선제 실시라는 보완책을 내놓기도 했다.
직선제를 지지하는 김영우 목사는 “제비뽑기제로 인해 지도부(총회임원)의 리더십이 약해져 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금권선거는 면직과 같은 강력한 제도로 차단하고, 직선제로 일단 회귀하여 지도부의 리더십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도부가 튼튼해야 세계적인 교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직선제 지지측인 조중기 목사 또한 “제비뽑기제가 총회정책의 지속성을 감퇴, 교단 발전을 저해시키고 있다”고 직선제 찬성발언을 거들었다.
제비뽑기제를 지지하는 측은 금권선거가 다시 재발될 경우를 염려하면서 제비뽑기제를 존속할 것을 요구했다.
유경선 장로는 “지금 제비뽑기제는 타 교단이 부러워하고 있을 정도로 잘 되고 있는데 옛날식(직선제)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지금까지 제비뽑기로 선출된 총회장들도 총회를 잘 이끌어 왔다”면서 직선제 변경안 기각을 주장했다.
제비뽑기제로 부총회장에 당선됐던 당사자인 김용실 총회장도 “(제비뽑기제 전까지) 그 동안 금권선거가 난무했다”고 개탄하면서 “지금까지 타 교단과 여러 총대들 사이에서 제비뽑기제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으니 제비뽑기제를 지속키로 하자”고 했다.
또 제비뽑기제 지지자들은 “제비뽑기제 실시 후 교단이 굉장히 맑아졌고 신선한 인물들이 선출됐다. 지금 제비뽑기제를 폐지하면 금권선거를 막을 길이 없다”는 반론을 펴기도 했다.
직선제를 지지하면서도 점진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윤근 목사는 “금권선거를 한 목사는 면직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영구적으로 교단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려면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연구위원들이 양심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연구 결과도 총대들이 공감할 때 직선제로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동총회가 결국 올해 정기총회에서는 제비뽑기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교단 내 대두됐던 제비뽑기 폐지 여론은 내년 정기총회에서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합동총회는 제비뽑기제를 유지하는 대신 직선제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연구위원회’를 두어 다음 회기까지 금권선거 대비책을 연구, 발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최근 상비부까지 확산됐던 제비뽑기제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축소된 가운데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연구위원회’의 연구결과가 제비뽑기 선거제 존속여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종배 기자 jbpark@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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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7] ‘불법 선거’ 주장에 “증거 없다” 기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