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만큼만 된다면...
2011년 09월 27일 (화) 21:19:13 공종은 기자 jekong@igoodnews.net
“이번 총회만큼은 예장 합동을 본받아라.”
지난 주 폐회된 각 교단 총회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게 표현된다. 올해 9월 총회에서 보여준 합동총회의 결정은 이런 말을 듣기에 충분했다. 모든 면에서 합동총회가 ‘큰 모범을 보였다’는 분석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임원과 총대들이 보여준 결단은 강단이 있었다.
임원들이 대단한 결단을 했다. “임원은 봉사직이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섬김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연직과 파송 기관을 제외한 특별위원회 배정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임무와 관련한 부정이 나타나면 즉시 사퇴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사항도 따라붙었다. 총회 임원들이 평균 4~5개 부서에 배정되는 관례에 의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다.
제비뽑기를 폐지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도 잠재웠다. “금권 선거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이유를 들어, 어떻게 해서든 혼탁한 선거판 정치를 되살려보려는 의지를 꺾어버린 것이다.
찬송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인을 불허한다는 결의를 다시 확인하고 이사 파송을 취소했고, 목적 헌금의 유용에 대해서도 원상 복구를 지시하고 이를 위한 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올해 총회에서 만큼은 어느 교단보다 앞선 성숙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결정은 결국 ‘교단의 투명성’에 대한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의 요구가 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편으로는 ‘한국 교회가, 총회가 얼마나 부패했으면 이런 결정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질까?’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상식만큼’만 하면 된다. 모든 일이 상식적으로 이해되면 그 정치는 성공이다.
하지만 결정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뒤따르는 행동이 더 중요하다. 행동 없는 결정은 안 하니만 못하다. 오히려 더 큰 비판에 부딪힌다.
발행일 : 2011년 10월 02일 (일) [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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