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선거운동이 우려된다
1997년 06월 11일 (수) 12:00:00 [조회수 : 1] 기독신문
도대체 우리는 언제나 가서야 불법 타락선거운동으로 인한 허탈감에서 벗
어날 수 있는 것일까. 교회안에서, 그것도 교단의 지도자들에게조차 공명정
대한 선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바람일까.
최근 총회 임원후보자들의 사전선거운동이 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
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지역협의회에서는 수백명의 총회 총대를 모아 놓고,
자기 지역출신의 임원후보자들을 단상에 올려 소개하고 박수를 유도했다.
그리고 누가 낸 돈인지 모르지만 몇만원짜리 식사와 함께 돈봉투가 제공됐
다.
어느 후보는 호텔에 선거대책본부를 차렸다. 상주하는 운동원도 있고 영향
력 있는 인사들을 호텔로 초대해 접대한다고 한다. 또한 헌신예배 등에 강
사로 초빙해서 사례비를 과다하게 지불하는 수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불법 선거운동을 지켜보면서, 교회안에 우선 개혁해야할 두가지의 심각
한 부패상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 부패상이 불법선거운동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며, 교회의 타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주범이다. 그것은 바로 지
역색과 황금만능주의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는, 어떤 제도로도 공명선거를 기대할 수 없다. 현재 대
부분의 총회총대가 각 지역협의회에 속해 있다. 두 세개의 지역협의회에 소
속된 총대도 많다. 이 지역협의회는 각각 자기 지역의 정치적 이득을 목적
으로 하고 있다.
어떤 인물이든간에 우리 지역출신이라면 표를 몰아주기 위
해 불법 탈법도 자행한다. 이러다보니 교단에 봉사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것
은 말 뿐이고, 후보자들은 무엇보다 각 지역의 정치적 '줄'을 잡기 위해 혈
안이 된다.
여기에 돈까지 개입되면 갈 데까지 간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사회에선
구속되고도 남을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버젓이 교회의 지도자를 뽑는 선
거비용으로 쓰여지고 있다. 그러나 주는 쪽도 받는 쪽도 별로 신앙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 같지 않다.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 그것은 바로 교회안에
도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증거이다.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려야하는 교회안에서 검은 돈이
오가고, 지연 학연 등이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불
법선거운동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탓임을 상기해야 한
다. 우리들이 불법을 행하고 있거나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불법에
한부분씩을 보태고 있는 공범자이다.
이제 우리는 지역색과 황금만능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누군가로부터의 회
개운동이 절실한 때다. 이것이야말로 공명선거를 회복하는 길이며, 교단개혁
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침체되고 있는 한국교회를 살리는 길이기
도 하다.
|
|
0
17852
1191
1076 
사설/신학이 무너지면 모든 게 끝장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