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 차원 감리회 미래 생각할 때"
김진호 장개위원장, "개정안 반대 의견 있을 수 있지만 생산적 비판이어야"
2007년 10월 18일 (목) 09:34:51 곽인 부장 mercykwak@hotmail.com
지난 10일 서울연회 13개 지방 감리사들이 장정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장정개정위원회(위원장 김진호 감독, 이하 장개위)는 이튿날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논의를 마친 장개위는 이번 성명서에 대한 장개위의 입장과 개정안의 기본정신을 밝히겠다며 본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위원장 김진호 감독, 서기 신성부 장로, 위원 김영헌 목사가 함께한 좌담회에서, 이들은 이번 개정안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여론을 충실하게 수렴하여 만들어졌으며, 한국감리교회의 변화와 부흥을 위해 거시적 차원에서 공명정대한 입장을 견지하며 마련한 산고(産苦)의 결과물이라고 강변했다. 이와 함께 입법의회에 참석하는 연회대표들이 분파적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거시적 안목으로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도 당부했다. <편집자 주>
○…지난 10일 서울연회 13개 지방 감리사들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권역별 감독선출, 제비뽑기, 재정결산액에 따른 감독과 감리사 자격제한, 교역자 선발고시 등 장개위가 제시한 주요개정안 전반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는데.
김진호 위원장 = 지난 11개월 동안 장개위는 감리교회의 변화와 부흥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기도하며 심도 있게 논의해 개정안을 마련해왔다. 이런 산고 끝에 나온 개정안이지만 완벽할 수 없기에 반대의견이 있을 수 있다.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누구나 다양한 제안 혹은 찬반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연회 감리사들 역시 장개위가 마련한 이번 개정안에 반대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 다만 우리에게 아무런 사전연락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독교타임즈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서울연회 감리사들은 불만사항을 장개위에 건의했어야 한다. 장개위는 얼마든지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불만이 있으면 협의하고 타협점을 찾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식의 일방적 의사표현은 그동안 수고한 장개위의 노력을 무시한 처사이고, 입법의회를 코앞에 둔 지금 감리교회 전체의 여론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파괴적인 비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발표된 내용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도 있었다. 보다 생산적인 비판과 이에 맞는 방식을 찾는 현명한 자세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성명서를 보면 장개위가 연회원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공청회에서도 이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김영헌 위원 = 장개위가 독단적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번 장개위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예년에는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펼쳐왔다. 첫째, 연회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김진호 위원장이 직접 10개 연회를 다니며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이번 개정안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둘째, 3년 동안 감리회를 실제적으로 이끌어 온 현 감독회장을 장개위 전체회의에 세 차례나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다.
당연한 절차 같지만 이것 역시 이전에는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었다. 셋째, 본부의 각국 총무, 부장을 비롯해 3개 신학대학, 감사위원, 여교역자협의회 등 각계각층, 심지어 미자립교회를 위해 애쓰는 단체까지 초청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신성부 위원 = 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 어느 법 하나 속전속결(速戰速決)로 처리한 것이 없다. 또한 공청회 이후에도 장개위는 세 차례의 전체회의를 열고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을 보완하는 수정작업을 통해 여론을 반영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공청회는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공청회는 마치 청문회라도 하는 양 참석자들이 자신의 잣대와 맞지 않는다고 마치 전투하듯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장개위의 노고를 무시하고 개정안을 폄하하는 등 지나친 감이 있었다.
○…장개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여론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생각하나.
김 위원장= 감리회의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자신들의 이권(利權)에 치우쳐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의견을 다 수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도에 넘게 반대하는 것은 아마 의견을 냈으나 수용되지 않았거나,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이는 감리사의 자격요건에 대한 개정안이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이 법안의 입안 의도는 지도자의 지도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순수한 동기에 근거한 것이지 어느 한편을 불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그들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면 받아들여 수정할 의사가 있다. 제발 자기 눈앞의 이해관계만 염두에 둔 지역, 분파적 이기주의를 벗어버리고 거시적 차원에서 감리회의 미래를 바라봤으면 한다.
김 위원 = 김진호 감독이 위원장으로 이번 장개위를 이끈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전직 감독회장으로 감리회를 치리했던 경험자라는 점이 감리회 전반을 살피는데 큰 득(得)이 됐다. 회의 중 위원장이 누차에 걸쳐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자’고 강조했다. 위원들이 한두 가지 개인적인 목적을 반영하려는 시도가 보일 경우 외쳤던 말이다. 위원장은 보통 위원들의 여론에 따라가기 마련인데, 김 위원장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중립적인 위치에서 공평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연회대표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보다 개정안의 기본정신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말이 많았던 교역자선발고시의 경우도 교역자의 수급조절보다는 감리회가 파송한 교역자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해 주어야한다는 사랑의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입법의회에 참석할 연회대표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김 위원장 =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교회는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문제다. 감리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변화되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특히 감독, 감리사, 심지어 평신도 단체들에게까지 만연되어 있는 선거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교회의 부흥과 성장에 투자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번 입법의회가 기회라고 믿는다. 사회에서는 밥 한 끼만 얻어먹어도 50배의 과태료를 물어야 할 정도로 엄격하다. 하나님 앞에서, 사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감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번에 반드시 불법선거의 고리를 해결해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비록 차선책이긴 하지만 그동안 수차례 논의됐던 제비뽑기를 꼭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장개위의 충심을 이해해 주었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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