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수준이 너무 낮다"
김명용·정종훈 교수 참회기도회 강연서 질타…'예수님의 복음을 제대로 전해라' 주문
입력 : 2007년 11월 26일 (월) 16:11:42 / 최종편집 : 2007년 11월 27일 (화) 10:32:02 [조회수 : 2365] 이승규 ( hanseij )
▲ 한국교회가 다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김명용 교수와 정종훈 교수는 특히 목회자의 자성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11월 26일 열린 예장통합 참회기도회는 1부 예배가 끝난 뒤 이어진 강연에서는 좀 더 신랄한 자기비판이 이루어졌다. 강연을 하기 위해 단에 올라선 김명용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와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신과대학)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저지른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김 교수와 정 교수는 '한국교회의 수준 낮음'을 똑같이 지적했다. 특히 목회자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 국민이 교육 수준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데, 이상하게 교회 수준만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역시 교회가 사회보다 상식 이하에 있다고 했다. 사회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데, 교회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재정의 수입과 지출이 불투명하며, 교인 대다수 의견과 상관없이 담임목사와 일부 장로 등 소수 당회원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회자가 제일 문제"
'바른 교회와 개회의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에 나선 김명용 교수는 바른 교회를 만들지 못한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을 많이 하지만, 무엇을 개혁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근본주의 신학의 폐해 △샤머니즘과 영합한 교회 성장 △반지성주의 △심각한 개교회주의와 교파 이기주의 △시끄럽고 수준 낮은 교회 △복음을 잘 모르는 교회 △말만하고 듣지 않는 교회의 오만 △성장지상주의 △하나님나라 건설에 대한 무지와 평신도들의 책임 결여 △세상을 섬기지 않고 지배하려는 교회 등의 개혁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 반지성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자꾸 비지성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교회가 지성인으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교회의 가르침이 지성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 내부에 지성을 외면하고, 이상한 영성을 강조하고, 교회에서 하는 집회 역시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나 찬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모든 한국교회가 위와 같은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일부 교회가 문제라는 얘기다. 그는 바른 교회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교회는 시급히 자신의 모습을 개혁해야 하며, 이미 바른 길로 가고 있는 교회는 더욱 그 길로 가기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샤머니즘도 한국교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20세기가 끝날 무렵 수많은 한국의 언론이 축마사건·기적·병 고침 등의 놀라운 사건을 추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허위인 것들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 위상은 추락했고, 교회 가르침의 진실성이 의심받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 반지성주의 만연
김명용 교수가 전반적인 한국교회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정종훈 교수는 목회자의 잘못을 주로 짚었다.
정 교수는 "한국의 근대화와 민주화운동 그리도 통일운동에 상당히 기여했던 기독교가 어찌 이 지경이 됐느냐"며 "원인은 잘못된 리더십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교회 문제는 한마디로 목회자의 문제라는 얘기다.
정 교수는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납치 사건의 예를 들며, 이 두 사건으로 인해 교회를 향한 비난이 그 어느 때보다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그동안 한국의 주요한 대형 사고나 사건 이면에는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하는 사람들이 똬리를 틀고 늘 자리를 잡고 있었다고 했다. 정 교수는 그 예로 성수대교 사건·삼풍백화점 사건·고급 옷 로비 사건·BBK 사건을 들었다. 모두 목사나 장로가 관련되어 있었거나 관련 의혹이 있는 사건·사고다.
정 교수는 그동안 목회자가 교인에게 왜곡된 신앙을 가르쳤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또 교회 안에서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한 적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교회 안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다 분열을 조장했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는 등 교회를 사유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게 정 교수의 얘기다.
또 천민자본주의에 편승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는 맘몬의 속임수와 유혹에 빠져서 하나님을 섬겼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맘몬 자체를 섬기고 있었고, 오히려 하나님을 통해 맘몬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신앙으로 바르게 살자고 가르쳤어야 했는데, 스스로 샤먼(무당)이 되어 하나님 대신에 맘몬을 예배했던 부끄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제 상식이 통하는 교회를 만들자고 했다. 신앙은 상식과 대립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상식을 기초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이 신앙이라고 했다. 상식은 나와 너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더불어 사는 것을 말하지만, 신앙은 나와 너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너의 열약함을 해소하고자 자발적으로 나를 희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목회자 중심이기 때문에 교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목회자가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와 교인이 변하면 당연히 교회도 변하게 될 것이라며, 변한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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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칼럼] 혁신은 대가를 요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