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따라 사는 신앙
돌베개
정문식 목사(연산제일교회)
역사에 유래가 없던 탐라에서의 제26회 총회 입법의회는 감리교인 모두에게 감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제주선교 50주년을 맞이해 열린 선교대회는 다른 아쉬움들을 말끔히 씻어내는 영혼의 청량제가 됐다.
그러나 이번 제26회 입법총회는 몇 가지 아쉬움도 있다.
먼저, 2박 3일에 안건의 절반도 처리 못하며 장정의 대부분을 고치고자 할 필요가 있었던가 묻고 싶다. 금번 장개위야 말로 그동안 앞뒤 문장과 단어 배열에 부적합했던 부분을 잘 정리한 긍정적 기능을 했다.
그렇지만, 무소불위의 힘으로 의회기간 중 처리하지도 못할 분량을 굳이 안건으로 상정할 필요가 있었던가? 감리교회가 2년마다 장정을 다 바꿀 만큼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었던가? 아름다운 골동품처럼 값지고 아름다운 감리교회의 장정상의 전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둘째, 이슈가 됐던 제비뽑기 선거 안에 대한 아쉬움이다. 왕과 제사장을 제비뽑은 것과 감독선거의 제비뽑기와의 논리적 연관성이 부족했다.
구약 성경에서 제비뽑기를 통해 땅을 분배하거나, 죄인을 가려내거나, 사울을 제비 뽑았다고 하나 사울왕은 실패한 왕이지 않은가? 신약에서도 요셉과 맛디아를 제비 뽑았다고 하지만 이후 사도행전 어느 곳에도 제비뽑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정말 제비뽑기가 성경적이라면 개체교회에서 먼저 집사 권사 장로를 선택할 때도 제비뽑기를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감독선거가 타락했다면 우리 감리교회의 자정능력을 키우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총회 총대수를 3,000명에서 1,500명으로 줄이고 몇까지 임시조치법으로 부담금을 통과시킨 것은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 면이 더 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총회인원을 만약 300명으로 줄인다 해도 10여명 안팎의 총회전문위원(?)들 만의 잔치자리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또 입법의회 결정 안들이 총대로 참석하지 못한 교역자와 평신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생각해 봐야 한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으로 인해 목회자 생활비도 제대로 지급 못하는 교회들에 대한 부담금 지급, 회원권 제한 안은 그들에게 소외감만을 선사할 것이다.
창12장에 아브라함은 말씀을 좇아 하란에서 가나안에 정착했다고 했다. 무릇 그리스도인이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믿는 신앙의 모습을 보면 말씀이기에 지키고 말씀이기에 순종하고 말씀이기에 따라가는 신앙이 있는가 하면, 마치 블레셋에 패하게 되는 전쟁에 법궤를 앞세워 하나님이 주시는 승리를 기대했던 이스라엘처럼, 우리는 내 목표를 위해 말씀을 인용하는 데 그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가 그런 유혹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다면 가히 영화에 이르지 못하여도 성화에 이른 신앙이 아니겠는가?
정문식 목사(연산제일교회)
입력 : 2005년 11월 08일 22:34:38 / 수정 : 2005년 11월 08일 23: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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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명선거는 성결운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