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뿌리깊은 신앙…넘치는 ‘축복 씨앗’…박영재 목사 가족 이야기
인천 강화군 교동면 상용리에 있는 교동교회를 기념교회로 보존하고 있는 박영재(83·파주 금촌제일감리교회) 원로목사. 그는 이곳에 올 때마다 100년이 넘은 손풍금에서 찬송가 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 연주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1899년에 이 교회를 세운 ‘박성대 박형남 전도사 부자’가 이 찬송을 즐겨 불렀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갈 3:29)는 말씀처럼 “가족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수많은 사람이 그 사람으로 인해 아브라함의 축복을 받는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의 가계는 교동교회 역사와 함께 한다.
박 목사는 박성대 전도사의 손자이자 박형남 전도사의 장남이다.
그의 가계는 박성대 전도사를 ‘한국 감리교 전도사 1호’로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0여명의 목사와 장로를 배출했다. 특히 박 목사의 작은할아버지는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반포한 송암 박두성 선생이다.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인 제생원에서 교사로 일한 것을 시작으로 평생을 시각장애인 교육에 헌신했다. 1926년 훈맹정음으로 불리는 한글 점자를 만들었고 이후 동서양 고전과 성경 점역에 몰두하다가 말년에는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를 기억하는 시각장애인들이 교동교회와 박씨 일가의 생가를 순례하고 있다.
이 가계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진 것은 1865년께로 추정된다.
박영재 목사는 “고조부 박동엽옹이 영국인 토머스 선교사 일행이 풍랑을 만나 교동에 왔을 때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며 “그때 뿌려진 믿음의 씨앗이 교동교회를 세우게 했으며 우리 가계에 한없는 축복을 주었다”고 말했다. 일찍 복음이 뿌리내린 교동이 이스라엘의 가나안 땅과 같은 축복 받은 땅이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89년엔 교동교회 앞에서 온천수가 발견됐다. 현재 박 목사의 장남 박영호 권사가 강화읍 하점면 창후리에서 ‘마라하우스’ 온천장을 운영하고 있다.
온천 이름은 ‘마라 온천’. 마라(MARAH)란 히브리어로 ‘쓰다,쓴물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출애굽기 15장 22∼27절에 나오는 지명이다. 온천은 칼슘이 풍부한 광천수로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어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온천수를 ‘축복의 물’이라고 말하는 박용호 권사는 선조의 봉사정신을 이어 평소 물을 두려워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와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해마다 두 차례 교동교회 앞마당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잔치를 벌여왔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수영장 등의 편의 시설을 현재 증축이다.
박영재 목사는 47년간 목회를 마치고 은퇴했으며 슬하에 3남4녀를 두고 있다. 차남 (박용철 성은교회 목사) 둘째사위(오세승 인천보배교회 목사) 셋째사위(김옥룡 인도선교사)가 목회자이다. 그는 평생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란 말씀을 붙들고 살아왔듯 여생도 주의 일을 하며 살 것이라고 밝혔다.
강화=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국민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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