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회개로 시작했지만 지금 우리는 제대로 회개하지 않고 있다
최재건 교수, 대부흥운동 본질 규명…{신학에 큰 책임} 지적
2007년 07월 02일 (월) 11:33:41 [조회수 : 69] 김은홍 기자 amos@kidok.com
한국교회대부흥 100주년 기념 신학 심포지엄
교회가 하나 되어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게 했던 100년 전 역사를 되돌아보며 한국 교회가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를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 신학도 동참했다. 교파로, 보수-진보 성향으로 나눠 그동안 별 교류가 없던 한국 신학계의 양대 학회, 한국기독교학회와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7월 2일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회개 영성 부흥-교회와 신학의 만남'을 주제로 연 학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자로 선 최재건 교수(연세대학교 교회사)는 100년 전 대부흥운동의 본질을 '회개', '영성', '부흥'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를 오늘 한국 교회가 얼마나 체현하고 있는지 되묻고, 신학이 얼마나 바른 기여를 하고 있는지 반성했다.
최 교수는 이번 학술 심포지엄의 주제 '회개, 영성, 부흥-교회와 신학의 만남'을, "회개와 영성과 부흥 한국교회가 이어가야할 전통으로 보아 그때처럼 모두 한데 모여 진보도 보수도 회개를 통해 정화되며 기도하고 성경말씀에 의지하여 영적으로 거듭난 삶을 살아 침체된 한국 교회를 다시금 부흥시키자는 취지"로, "교회 일선의 목회자와 신학자 사이에도 간극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여 보수와 진보의 신학 및 교회가 다 함께 만남의 장을 구축해서 그때의 정신을 이어 가자는 뜻을 세운 것"으로 이해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 교수는 100년 전 당시의 부흥운동이 나타냈던 특징적인 현상을 간추리고 그 현재적 의의를 다시 정리한 다음, 한국 교회와 신학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1903년 원산 대부흥이나 1907년 평양대부흥 모두, 회개가 중심에 있었다고 파악했다. "회개는 부흥운동의 보편적 필요 요인이다." 100년 전 부흥운동 때는 그랬다.
그렇지만, "오늘날 교회 안에는 진정한 회개가 없다." 최 교수는, 해방 후 일제 때의 신사참배를 회개하자 했을 때 한국 교회는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교권으로 회개 주창자들을 총회에서 퇴출시키기까지 했다. 그뿐이 아니다. 진보와 보수 신학으로 갈려 서로를 정죄한 죄, 불의한 정권에 침묵한 죄, 예수와 그리스도가 싸워 분열한 죄, 교파주의로 공동체성을 상실한 죄, 성공주의에 빠져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하고 도덕성을 상실한 죄. 한국 교회는 너무나 많은 "회개거리들을 안고 있다."
최 교수는 이렇게 많은 죄를 짓고도 해방 후 한국교회가 회개하지 못한 큰 이유의 하나는 신앙양태가 지나치게 개인주의화된 데에 있다고 분석했다. 각 사람이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지체로서 갖는 유기체적 연계성 인식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져서 개인 신앙의 목표와 방향이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는 것에서 벗어나게 된 것에도 원인이 있다. 개인(가족 단위를 포함한 개념) 구원, 개인 성결, 개인 축복, 개인 번영, 개인 성공 등의 문제에 지나치게 몰입해, 회개를 하더라도 개인적인 삶에 대한 회개에 치중한 나머지 사회적으로 이웃에 대한 죄의 회개는 등한시되고 매우 피상적인 데로 흐르고 회개를 외치는 소리마저 약화되었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이미 대부흥운동 자체에 비정치화 성향이 있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최 교수는, 당시 대부흥운동에 대해 "개인의 죄를 회중 전체의 문제로 여기며 공개적으로 참회했던 것을 보면 유기적적인 공동체 의식이 퇴화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서 당시의 비정치화는 개인주의적인 신앙의 고착화로 등치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비정치화가 비록 국가관이나 사회적 책임의식을 영적인 책임의식으로 관념화시키며 호도하기는 했을지라도 공동체 의식마저 소멸시켰던 것은 아니었다"고 변호했다.
오히려 그보다는 당시 '교계예양' 협정, 곧 상대방의 선교구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태도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 정책이 선교사들 편에서는 "예의 바른 양보였지만 한국인의 편에서 볼 때는 지역분할로써 지역분열을 조장하고 교파온존을 획책한 것에 다름이 없었다"고 최 교수는 아쉬워했다. 물론 "그러할지라도 당시의 교파연합의 정신은 단순한 기계적ㆍ형식적 연합을 넘어 영적인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계예양이 그들 편에서는 예의 바른 양보였지만 한국인의 편에서 볼 때는 지역분할로써 지역분열을 조장하고 교파온존을 획책한 것에 다름이 없었다. 이처럼 그들은 한편으로는 연합하여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교파주의와 지역주의를 씨를 뿌리는 한계를 보였다. 그러할지라도 당시의 교파연합의 정신은 단순한 기계적ㆍ형식적 연합을 넘어 영적인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여기서 최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비정치화, 교파주의, 지역주의, 개인주의의 여러 문제점들에 매몰되어 있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현상적인 차원의 파악으로 안주하고 그러한 피상적인 인식에 의거해 해결책을 찾아서는 안 될 것이며" 여러 방면의 신학적 고찰과 일반사에 대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통찰력을 겸비한 참된 회개를 한국 교회에 요청했다.
마땅히, 신학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 교수가 보기에 한국 교회의 신학은, 곧 한국 신학계는 제 역할을 못했다. 한국 교회에 현상을 바로 보는 통찰의 인식을 제공하기는커녕 스스로 참된 통찰을 가로막았다. 교회와 스스로 분리됐고, 교회를 분열시켰다.
최 교수는 "신학 없는 교회는 맹목적 집단으로 전락하고 교회 없는 신학은 공허한 신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교회와 눈높이를 맞추자고 말했다. 그래야 교회와 함께 세속과 이단과 반기독교 세력과 싸우는 개혁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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