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97회 총회 이후 여전히 총회가 어수선하다. 지난 2월 19일 열린 속회 이후 총회정상화를 위한 큰 고비는 넘겼다고 해도 아직도 은혜스럽지 못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들린다.
지난 총회 무엇이 문제였을까. 거룩한 총회 장소에 용역을 동원하고, 총회 총무가 가스총을 꺼내든 것이 문제였다. 합법을 주장하며 총대들의 의견을 무시한 총회장의 파회 책임이 문제였다. 비대위 역시 그 명분은 십분 이해하지만, 조직의 불법성 문제 역시 지적해야 한다. 몇 분의 증경 지도자 되신 분들의 일방적 편가르기와 혼란을 부추기는 행동이 문제였다. 교회 지도자들이 유흥업소에 출입하고, 이것을 폭로하고 또 번복한 사람들 역시 문제이다. 총회 97회기는 각자 나름대로 판단하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큰 소리 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총회가 지금과 같이 거룩한 모습을 잃어버린 이유가 무엇일까? 과연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주역은 누구인가?
필자는 제97회 총회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이후의 문제들은 단순히 총회장이나 총무, 비대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본질적으로 사건의 배후에 있는 소수의 정치꾼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쌓였던 총회정치의 곪은 상처가 터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교단은 장로교 정치원리를 가지고 성경을 근거하여 하나님이 주신 양심의 자유를 따라 교회와 노회, 총회가 발전하고 유지되고 있다. 건전한 정치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꾼들의 손에 총회가 좌지우지되면, 우리 공동체는 큰 풍랑을 만난다. 정치꾼들은 공통점이 있다. 돈에 끌려다닌다. 돈 때문에 신앙 양심도 팔아버리고, 돈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간다. 철새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박쥐가 되어 소속을 바꾼다. 그러다보니 항상 바쁘다. 목회자의 본연의 사명보다 사람 만나는 일, 회의 하는 일로 바쁘게 돌아다닌다.
각종 크고 작은 직함을 갖고 있으며, 그 직함으로 총회 곳곳을 관여하면서 공동체를 흔들고 떡 주무르듯 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편법을 쓰면서 자기 아성을 쌓고 지배하고 조종하고 행동한다.
지난 제97회 총회에서 총회장이 보여준 행동 역시 정치꾼들과 무관하지 않다. 총회장이 분명한 소신을 가지고 소위 몇몇 정치꾼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비대위 속회총회 시에 총회장의 솔직한 사과와 무릎 꿇고 엎드려 사죄하는 진심어린 모습을 보았다. 이제는 그 사죄의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면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 주님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교회력으로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 기간을 지나고 있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 중에서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를 데리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셨다. 그들에게 말씀하사 죽을 지경이 되었으니 나와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을 하셨다. 그러나 세 제자들은 주님의 간곡한 부탁도 외면한 채 잠들고 말았다. 주님은 세 번 찾아 오셔서 이제는 일어나라 함께 가자고 섭섭해 하셨다. 기도의 실패자들, 사명의 실패자들에게 주님은 심히 안타까워 하셨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 총회 지도자들을 향하여 같은 말씀을 하고 계신다. 함께 깨어 기도하자고 요청하고 계시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주님의 요청을 외면하고 잠을 잤던 제자들과 다른가? 주님의 간절한 부탁도 외면한 채, 바쁘고 피곤하다며 삶의 우선순위를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나의 행동과 삶이 주님을 위한 열심인가 되돌아보자. 총회 일을 한다고 하면서, 내 욕심과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닌지. 조용히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지도자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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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영광과 총회의 명예를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