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한 사람들은…"
안희환(newpower) [조회수 : 2864]
세계적인 기독교 단체의 리더로 계신 목사님이 계십니다. 자칫하면 그분에게 누를 끼칠 수 있기에 그 단체의 명칭과 그 목사님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다방면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분이라고만 말하고 말겠습니다.
내가 그 목사님을 만난 것은 12년쯤 정도 전입니다. 그때 나는 십자군 전도대의 대원으로 있었습니다. 십자군 전도대는 오엠에스 선교회의 지원을 받는 단체로서 기독교 대한 성결교회에 소속이 되어 있습니다. 세워진 주목적은 이름 그대로 전도하기 위함인데 어려운 개교회에 대원들을 파송해 해당 교회의 교역자와 함께 전도에 전력하게 하는 단체입니다.
십자군 전도대는 1년에 두 차례 가량 수련회를 가졌으며 그때 전도 활동에 대한 것들을 보고하기도 하고 좋은 전도 전략이 있으면 나누기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쉬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는 좋은 강사를 모시거나 십자군 전도대 대장 목사님을 통해 설교를 듣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일 처음 언급한 목사님은 십자군 전도대 수련회에 강사로 오신 분이었고 나는 그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단 그 목사님은 성경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보여주었고 한 마디 한 마디에 어떤 능력이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충격을 받은 것은 그런 것들 때문이 아니고 그 목사님의 어떤 과격한(?)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설교 중간에 조금의 눈치도 보지 않은 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총회장 한 것들은 다 지옥 가". 오 마이 갓. 설교를 들으며 은혜를 받던 나는 순간 몸이 움츠려들었습니다. 저건 너무 과격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렇게 말해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러다가 교단에서 쫓겨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겼습니다. (지금 그 목사님이 속한 단체는 특정 교단에 속한 단체가 아니라 초교파 단체입니다)
사실 그 목사님의 "총회장 한 것들은 다 지옥 가" 라는 표현은 지금에 와서도 과격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총회장으로 수고하신 목사님들 중에 훌륭한 목사님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의 한 규모 있는 교회에서는 그 교인들이 총회장을 역임한 원로 목사님을 깊이 존경하고 있었는데 그 원로 목사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실제로 그분은 존경받을 만한 분이었습니다.
그와 같은 분들까지 통틀어 매도하는 것에는 지금도 동의하지 못합니다. 또한 쉽게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나 스스로도 자주 그런 잘못을 범하지만)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말하는 사람의 영향력만 축소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특별히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그만큼 치밀하고 세심하게 다루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측면에서의 솔직한 내 마음을 드러내자면 그 목사님의 그 선언(총회장한 것들은 다 지옥 간다는)이 많은 부분 사실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목사님들이 총회장이 되기 위해 상대방을 모함하고, 권모술수를 동원하고, 돈을 살포하고, 뒤에서 사람을 조종한다는 것을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각 교단들마다 선거철이 되면 어수선한 기류가 교단을 파고드는 것이 현실 아닌지요? 얼마 전까지 친하게 보였던 경쟁자가 마치 대적자라도 되는 듯 서로 헐뜯고 비난 문서나 이메일을 배포하기도 합니다. 사전 선거운동이니 뇌물 수수니 하는 일반 정치의 썩은 냄새가 교회 안마당까지 흘러 들어와서 코를 틀어막게 하곤 하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보면 목사님이라는 사실 이전에 정말 거듭난 그리스도인인가 하는 의혹이 강하게 일어납니다. 나중에 천국에서 볼 수 없는 분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목사님에게 설교를 듣는 교인들에 대해서 무한한 동정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자체가 커다란 비극이 아니겠습니까? 차마 욕하지는 않아도 욕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기도 합니다.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 온갖 술수와 궤계를 동원하면서까지 총회장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인생은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은데,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어 버리는데, 왜 영원을 설교하는 목사님들이 세속적인 명예에 목을 거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말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른다면 정직하고 진실하게 총회장의 자리에 올라야 하며 또 그와 같은 자세로 총회장의 직무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총회장 한 것들은 다 지옥 가" 라는 그 목사님의 선언. 다른 내용들은 거의 잊혔는데 유독 이 과격한 표현만은 또렷하게 기억이 나니 그 목사님의 의도였던가 하는 생각도 드는 시간입니다. 만약 이 내용을 현수막에 크게 써서 총회 본부 정면에 붙여놓는다면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혹시 일종의 충격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안희환 / 참사랑교회 담임목사·조은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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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임원 경쟁 치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