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선거 사전예방 철저”
제비뽑기 본질 되새겨야…지나친 후보조정엔 법 적용
2002년 06월 03일 (월) 12:00:00 강석근
대담 / 선거관리위원장 김동권 목사
지난 5월 15일 총회 부임원 등록이 마감되면서 제87회 총회 임원 입후보자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이와함께 선거관리위원회는 임원선거에 만전을 기하기로 다짐을 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과 행보를 앞두고 위원장 김동권 목사와 자리를 함께 했다. <편집자 주>
▲제87회 총회임원 등록이 시작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가 가동될 시점입니다. 먼저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소감을 말씀해 주시지요.
=교단이 제비뽑기를 결정하고 시행함으로 선진적인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되어 기쁩니다. 선관위 뿐만 아니라 전국교회 관심있는 분들의 호응과 협력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습니다.
▲총회장 재임시절 제비뽑기 실시와 관련,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순교자적 심정으로 실시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심경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85회 총회에서 하나님 섭리 가운데 제비뽑기 선거제도를 결정했습니다. 저는 총회장 입장에서 어떤 어려움과 희생이 뒤따른다해도 총회결의를 지키는 것이 교단총회 위상과 권위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그런 뜻으로 순교자적 심정이란 표현을 썼나 봅니다.
▲이번 제비뽑기 임원선거 규정 중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입니까.
=왜 우리 총회가 제비뽑기 제도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금권타락, 부정선거 획책이 아니었습니까. 교단 위상 추락과 불미스런 잡음, 부조리 예방이 제비뽑기 선거를 실시하게 만든 근본 이유라 생각합니다. 후보들간 금권을 동원해 암암리에 사퇴를 종용하고 음성적으로 부정을 획책하는 부끄러운 일이 다시는 발생치 않기를 바라며 선거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지역경선을 고려하여 5월 15일까지 부임원의 등록을 마감했는데 올해는 지역경선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역경선과 관련, 일부에서 총회발전기금(등록금)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는데 지역경선자의 총회발전기금 500만원은 본 경선에 포함되는지요.
=지역경선을 할 경우 발전기금 500만원은 본래 책정된 액수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본 등록금에 이미 포함된 것이지요.
▲등록금 액수의 고하로만 판단할 수 없지만, 지도자의 자질을 덜 갖춘 사람도 쉽게 경선에 나올 수 있다는 여론이 있는데요.
=그렇지만 지역경선마저 엄하게 하면 금전으로 임원을 정하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들도 제시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금년에 실시하고 보니까 우후죽순 출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노회 추천을 받고도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은 향후 어떤 제재를 받게 됩니까.
=간단히 말하면 노회 추천을 받은 뒤 자진 사퇴한 사람은 향후 7년 동안 임원 후보로 추천을 받을 수 없습니다. 총대권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단체에서 후보 조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습니다. 그 단체에서 조사처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만약 특정인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금품 수수를 했거나 어떤 압력이나 행동을 하여 고발되면 총대권이 5년 동안 제한됩니다. 지금 어느 단체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조사하는대로 규명하여 법 적용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아울러 후보 조정은 노회 추천을 받기 전에는 가능하나 일단 노회의 추천을 받은 상태에서 조정은 위법입니다.
▲임원선거 제도를 제비뽑기로 실시하면서 금권 타락선거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임원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상비부장과 교단의 여러 자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총회 임원하면 총대 전체를 상대하는 것 아닙니까. 상비부는 50명 정도 운영되는 기관입니다. 그러다보니 임원선거에서 길이 막혀있으니 상비부나 총회 여러 자리 쪽으로 관심이 가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현재 법으로는 그런 종류의 선거운동을 선관위에서 관리하기 곤란한 문제입니다. 총회에 제안은 할 수 있지만 다스릴 수는 없습니다. 여러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가 도가 지나치면 총회 위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총회에 대책을 제안하려 합니다.
▲총회가 제비뽑기 선거 제도를 채택함으로서 상당히 자긍심도 높아졌고, 타 교단의 반응들도 매우 호의적입니다. 이 점 이외에 총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못다한 점이 있었다면 한 말씀 해 주시지요.
=참으로 말하기 곤란한 사안입니다. 저는 총회장 재직시부터 지금까지 총신의 문제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총신에 신신학자가 있으면 철저하게 조사해서 가혹할 정도로 처리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보다도 인본주의가 판을 치는 풍토가 더 가슴 아픕니다. 어느 의미에서 신신학은 신학의 변질을 의미하지만 인본주의는 신본주의의 반대개념으로서 더 무서운 병폐입니다. 이런 문제를 놓고 우리는 회개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참 신앙운동을 벌여야 될 때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주창들이 있어야 할까요.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침범한 죄를 자복하고 교단과 한국교회가 회개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중세 종교개혁도 인본주의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습니다. ‘오직 말씀’의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회개운동은 개 교회와 목회자 중심으로 펼쳐져야 합니다.
▲사실, 제비뽑기 선거제도도 우리 인간이 더 이상 못하겠으니 하나님께 맡기고 이렇게 해 주십시오 하는 의미 아닙니까.
=불법하고 부정하고 추한 것을 일소하기 위해 최종 선택한 대안입니다. 말세에 불법이 성하고 사랑이 식어진다고 했는데 이럴 때 일수록 지속적으로 회개 운동을 벌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총회를 섬기면서 특별히 보람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제85회 총회 결의를 존중하고 86회 총회에서 제비뽑기 제도를 실현한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500여 장로회원 이름을 걸고 위협적 분위기까지 갔지만 굳건히 제비뽑기 제도를 실현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기다 지난해 총회시 규칙까지 개정하여 제비뽑기를 선택키로 해 의미가 더합니다.
또 하나는 말은 안하고 있지만 우리 교단이 신앙적으로 올바로 서야 된다며 묵묵히 기도해 주시고 계신 보이지 않는 든든한 ‘후원자’들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에도 최선을 다해 섬기겠다는 다짐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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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부총회장·부회계만 ‘제비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