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 후임 총장 누가 거론되나]
'CEO형 외부 인물' 여론 변수로
교내 인사 중 정일웅 · 한춘기 · 황성철 교수 유력
2008년 06월 10일 (화) 15:54:18 박민균 min@kidok.com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가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인환 총장의 후임 선정에 돌입했다. 운영이사회는 6월 13일까지 후보를 접수받고, 24일 오후 2시 총신대 사당캠퍼스 제2종합관 세미나실에서 후임 총장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운영이사회의 한 임원은 "교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1차로 학내 교수 중에서 후보를 접수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말은 곧 총장 후보 접수가 2차 3차까지 갈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동안 총장 선출 과정을 상기해보면, 이번 제4대 총장 선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천타천 후보만 9명
자천타천으로 현재 총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최대 9명이다. 학내 교수는 김인환 현 총장을 포함해 7명, 외부 인물이 2명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몇몇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위에서 천거를 하고 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13일까지 총장 후보로 접수할 인물은 3명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운영이사들 사이에서 가장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인물은 정일웅 한춘기 황성철 교수. 정일웅 교수는 그동안 총장 후보로 수차례 거론됐을 만큼 신망을 받고 있으며, 한춘기 교수도 풍부한 행정경험이 있어 이사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황성철 교수는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어 마지막으로 학교를 위해 일할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이사들 사이에서 현 김인환 총장의 재임을 말하고 있지만, 총장의 임기를 4년 단임으로 규정(제3장 9조 2항)한 이사회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성이 낮다.
24일 총장 선출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은 이 가운데 누구도 이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운영이사회의 총장 선임 규정(제3장 9조 2항)을 보면, 총장은 운영·재단 이사회의 임원회에서 (후보를) 추천하고 본 회의에서 출석회원 2/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운영이사회 주요 이사들에게 의견을 청취한 결과, 이사들 상당수가 "총신대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서 CEO형 총장이 선임돼야 한다"며 '학교 발전'을 위해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신대 총장 = 총신대 교수'라는 등식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의 한 이사는 아직까지 '신학교의 특수성과 내부 화합을 위해 교수 중에서 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외부 인사 영입론'은 분명 총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총장 선출 시스템을 만들라
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외부 인사 영입론이 대두되는 상황은 분명 총장 선출을 어렵게 한다. 그러나 총장 선출의 보다 근본적인 어려움은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운영이사들을 상대로 총장 선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신임 총장 후보 선출이 시작됐다는 것을 모르는 이사도 있었다. 현재 총장 선임 과정을 보면 갑작스럽게 총장 후보 등록 공고가 나오고, 공고 일주일 만에 등록이 마감되고, 11일 후 선거가 치러진다. 이 짧은 10여 일 동안 후보는 이사들에게 자신을 알려야 한다.
알리는 방법도 개인적으로 전화를 하고, 지연과 학연 등 인맥으로 얽힌 이사의 도움을 받아 다른 이사를 접촉하는 비공식적인 방법 밖에 없다. 후보를 선출해야 할 이사들 역시 공식적으로 후보를 검증하고 비전을 이야기할 시간도 자리도 없이 선거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벌써 "정치이사들이 1표 당 100만원을 달라는 말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재단이사회 이경원 목사는 이런 문제들이 나오는 이유를 "총장의 자질에 대한 논의 없이, 인물만 놓고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학문성 교단(신학)성 인격 경영능력 리더십 내부구성원의 화합 등 총장에게 필요한 자질을 인식하고, 후보 중에서 이런 자질에 가장 합당한 인물을 선택하는 방법 곧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1대 김의환 총장을 시작으로 김의원 김인환 총장 등 역대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총신대는 번번이 홍역을 앓았다. 지금 총신대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총장 선출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축제 속에서 신임 총장을 맞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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