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총회 변해야 한다
조남수 감리사(잠실지방 강남중앙교회)
먼저 제25회 총회가 은혜 가운데 마치게 됨을 감사 드리며 총회에 참석했던 감리회 교역자로서 총회에 대한 소감을 몇가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감리회의 총회는 감리교회의 중진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감리교회의 현 상황과 미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수정할 규정을 논의하며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감리회 총회는 오직 선거만을 위해 존재하는 회의처럼 여겨지는 듯 하다. 총회를 구성하는 각 순서들은 많이 비어 있는 상태로 진행되다가도 감독선거 때만 되면 모든 자리가 꽉꽉 들어찬다.
마치 감독선거만이 중요하고 그 외의 다른 총회의 순서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듯하다. 언제부터 이처럼 감리회 총회가 감독선거만을 위해 총회로 전락해 버렸던가? 현재의 감독선거는 복음 선포와 교단의 발전에 진정으로 기여하고 있는가? 감리교단의 대표를 세운다는 의미에서 현재의 감독선거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그러나 그 의미에 비례하여 감독선거를 할 때마다 감리회가 치러야 할 희생 역시 심각하다. 명예직에 가까운 감독에 피선되기 위해 입후보자들과 그 교회는 막대한 시간을 들여 선거운동을 하며 열정을 쏟아 붓는다. 하나 되어야 할 목회자들 사이에 출신 신학교를 따라 대립과 분열이 생긴다.
또한 암묵적으로 금품이 살포된다. 금품의 액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현재의 선거제 아래서 진행되는 감독선출은 치열한 경쟁을 야기하고 결국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인 장로들의 도덕적 위상을 흔들어 버린다.
필자는 이같은 감독 선거제의 폐해를 시정하고 바람직한 감리교 총회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두가지 제언을 하려한다.
첫째, 감독 선거가 아닌 제비뽑기로 선출하자.
감독선거에 직접 참여하여 선거제의 폐해를 알게된 목회자들은 이같은 의견에 공감할 것이다.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합당한 목회자들의 입후보 후에 기도로 준비한 추첨을 통해 감독을 선출한다면 과열 경쟁과 금품거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기도로 준비하고 추첨한 만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감독을 선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거에 과다하게 들어갔던 열정과 재물과 시간과 노력들을 좀 더 선교와 전도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하나님의 개입이 필요 없이 돈과 조직만 있으면 당선 가능한 감독선거 제도를 개혁 해야만 한다.
둘째, 총회가 선교의 축제가 되게 하여야 한다.
1990년 이후 선교와 성장이 둔화된 한국교회의 현실은 감리교회에도 적용된다. 많은 교회들이 미자립 교회의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목회자들 역시 그런 상황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수시로 오르는 전세와 월세, 생활비로 인해 많은 미자립 교회들은 부흥이 아니라 교회의 존립의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감리회 총회는 실제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못 주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미자립 교회의 상황과 사정을 알고 격려해주고, 교단에서 이들에게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리교회의 총회는 위로와 격려가 오가며 교단과 교회의 비전이 선포되는 장으로, 선교의 축제로 변화되어야 한다. 더 이상 감독선거가 총회의 본질적인 임무인 것처럼 여겨져서는 안된다.
이상으로 감리회 총회를 보며 들었던 짧은 생각들을 적어 보았다. 오늘의 감리회 총회 이대로는 안된다. 이 모습, 이 상태로는 감리회의 미래와 교회에 위임하신 하나님의 선교명령을 감당할 수가 없다. 결론은 변해야한다. 그것도 확 변해야 한다.
입력 : 2002년 12월 12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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