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칼럼] 금권선거를 막는 길
2007년 09월 11일 (화) 17:02:56 기독신문 ekd@kidok.com
“제비뽑기 선거는 차선책이었다. 이제 와 보니 문제가 없지 않다. 그렇다고 직선제 선거로 돌아가는 것도 주저된다. 금권선거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제비뽑기를 고집하지 않겠다.” 이게 상당수 총대들의 변이다.
금권선거 초래 원인을 알면 막는 길도 강구할 수 있다. 금권선거는 총회 리더십 빈곤에서 비롯되었다. 자고로 중앙이 흔들리면 도적이 창궐하고 변방이 혼란에 빠지는 법이다.
제70회 총회(1985) 이후 우리 교단은 리더십 부재 상태에 빠졌다. 빼어난 리더도 없었고 권위와 힘을 갖춘 리더십중심도 없었다. 그저 고만고만한 이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자리를 돌려가며 차지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여기서 툭 치고 나오면 예로 쏠리고 누가 저기서 소리치면 그리로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어른 없는 세상에 애들이 독장치듯, 금권선거가 만연되었던 것이다.
보통 대안수립에 실패하는 권력은 이전보다 더 큰 혼란을 야기한다. 1985년 이후의 ‘정화파’가 그랬다. 그러므로 총회의 리더십중심이 수립되지 않으면 비단 금권선거뿐 아니라 온갖 역기능적 폐해가 속출한다는 걸 알아두자. 리더십이 약하면 총회도 나라도 부지 못한다. 반면에 리더십이 튼튼하면 역기능적 폐해도 사라지고 공동체는 순항할 수 있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사사 시대의 엔샬롬 정황을 보라.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하였다”(삿17:6). 이렇게 평화 없는 혼란 상태는 리더십 부재에서 기인했다. 혼란을 극복하고 이스라엘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사무엘과 다윗의 지도력이었다. 사무엘은 오직 신앙적 리더십으로 20년 세월의 불레셋 지배를 물리쳤고, 다윗을 세워 사울의 실패를 말끔히 해결하고 메시야 왕국의 비전을 제시케 했던 것이다. 지도력이란 게 이처럼 중요해서 공동체의 생사를 관장한다.
사사 시대처럼 지도력중심 부재현상으로 금권선거를 막지 못한 지난 세대의 불행을 청산하고 새 지도력중심 아래 직선제 선거로 돌아가 인재 수급에 힘쓴다면 우리 총회의 앞날이 양양할 것이다. 유권자 의식 혁명, 제도 개선 등 금권선거 근절의 다른 조건들은 그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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