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9월 04일 (화) 17:33:00 ekd@kidok.com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가히 한국 최대의 교단이 되었다. 교회 1만 717처, 목사 1만 7037명, 강도사 1019명, 장로 1만 7492명, 교인 2백 71만 6815명을 거느린 장로교단이 바로 우리가 몸을 담고 우리가 섬기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다.
한국 최대교단으로 부상한 총회
벽안의 장로교 선교사들의 인천 상륙(1885), 평양에 신학교 설립(1901), 한국 최초 7인 목사 안수 및 독노회 조직(1907)에 이어 1912년 총회로 모습을 드러냈다. 총회는 일제 치하 조선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3·1독립만세운동(1919)의 주류는 다름 아닌 교회였다. 그래서 일제는 교회의 훼절에 광분한 나머지 신사참배와 동방요배를 강요하였다(1938). 교회를 교회 되지 못하게 하는 게 조선민족을 조선민족 되지 못하게 하는 것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를 한 교회사가는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교회와 민족은 한국사에서 초월적인 신앙 차원에서도 묘하게 그 긍정적 모습이 확인되었다. 여기 보수경건주의의 민족사적 공헌이 있다. 일제 말기 일본법원의 기록에는 이들 보수군(保守群)이 ‘신앙적 이유’로 신사참배를 거부한 언급이 있다. 다만 국체변혁(國體變革) 음모라는 반역으로 치죄(治罪)되고 있었다. 여기 뭔가 이들 보수군의 체험 지수가 달랐다는 근거가 엿보인다. 이들 경건주의의 성서적 신앙이 핵심을 찌른 민족 저항 최후의 형태였다는 증좌가 여기 있다. 기독교 신앙의 원점, 하나님께 대한 충성 그 자체가 역학상 일제의 국체에 대한 민족의 저항 에너지와 동일시되었다는 특수성에 우리 교회에 유산으로 남겨진 것이다.”
해방 후에도 우리 총회는 극단적 보수군의 역사적 단견과 진보적 자유군의 신학적 일탈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기독교 신앙의 지남(指南) 역할을 의연히 감당하였다. 그 뒤 장로교신앙 전수의 주선교국인 미국 장로교의 WCC 에큐메니칼운동 앞에서 차라리 그들이 남긴 주옥같은 유산을 포기할지언정 “기독교 신앙의 원점”을 사수하였다. 그것이 “하나님께 대한 충성”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신학을 지키고 현실을 직시한 총회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과 민주정치 구현시기에 우리 총회는, 이상보다 현실을 중시하는 보수주의자답게, 경제개발에 더 비중을 두었다. 이로 말미암아 진보측으로부터 의식 없는 수구골통으로 놀림 받았지만 경제적 뒷받침 없이는 민주정치가 불가능하다는 20세기후반 인류의 학습결과가 우리의 선택을 지원하고 있음을 상기하자.
그 결과 오늘 21세기 초엽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가장 규모 있고 잠재력 가득한 교단으로 부상하였다. 감사하게도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우군은 아직도 늘비하다. 자연히 규모의 확대는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 반드시 풀고 가야할 문제가 있었다. 문제 치고는 난해하고 긴급을 요하는 문제였다. 중심(中心)이 잡히지 않는 공동체, 덩치 값을 못하는 공동체, 가능성만 내포하고 있을 뿐 현재화가 불투명한 공동체, 그리하여 양양한 전도를 기대할 수 없는 공동체, 그것이 우리 총회의 현주소였다. 부유(浮游)하는 항공모함 같은 총회였다.
묻건대 과연 우리 총회의 신학적 방향이 뚜렷하였던가. 총회가 채택한 보수개혁신앙고백이 충실히 지켜지고 있었던가. 복음주의, 신복음주의, 오순절주의, 은사주의, 실용주의적 번영신학의 기세가 날로 등등해가고 있지 않았던가. 신학적 반성의 빈약함이 목회자 일반의 실상이 아니었던가. 막연한 보수신학의 인정이 신학무장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심지어 신학은 의문(儀文)이요 복음이 생명이라며 신학을 백안시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또, 우리 총회에 확고한 기획과 장단기 목표가 존재했던가. 그것들의 로드맵이 작성돼 있었던가. 시스템의 효율성을 장담할 수 있었던가. 가슴 뛰게 하는 미래의 비전을 공유했던가. 그것들을 현실화하는 지도력의 중심이 마련돼 있었던가. 무릇 모든 종류의 공동체가 발전을 구가했을 때 거기에는 정체성 확립, 지속적 혁신, 구체적 비전, 출중한 지도력이 깃들어 있는데 우리에게 그것들이 비축돼 있었던가.
새로운 지도력 중심을 맞이한 총회
그간 우리 총회는 과두체제(1959-1971), 보스체제(1971-1985)를 지나 20여년간 지도력부재의 기간을 보냈다. 개혁신학적 단심도 없고 정치적 동지의식도 없는 일부인사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총회를 재단했던 것이다. 미래가 예측되지 않았다. 한 해 한 해 때우기에 급급했다, 그 와중에 총회는 1990년 전반에 한 번, 후반에 한 번 돈벼락을 맞았다. 이때부터 금권선거가 만연되었고 급기야 2001년부터 제비뽑기 선거로 대체되었다. 성경적 충실성을 기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금권선거를 불식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제 다행히 하나님의 크신 복으로 총회의 새 중심이 형성되고 있다. 새 지도력 중심은 개혁신앙의 바탕 위에 화합·혁신·비전의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그들은 상호존중, 대화와 타협에 익숙할 뿐 아니라 일을 기획하고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것 같다. 그들이 지금 총회의 성숙을 직선제 회귀에 맞추고 있다. 금권타락 없는 직선제 실시로 인재를 충원, 총회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겠다는 그들의 포부 위에 하나님의 역사가 충만하기를 빈다.
기독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
0
17852
1191
17 
신세대 총회지도력의 중심에 박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