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총회
김지길 감독 <아현교회>
이번달 말에 열리는 제25회 총회를 앞두고 감리교회를 섬겨온 원로로서 만감이 교차한다.
교회 안팎으로 ‘교회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갱신의 목소리가 높고, 물질의 팽창 보다는 영적인 만족을 갈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정보의 홍수속에 사회가 급변하고 있는데도 교회는 몇 십년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그런 점에서 제25회 총회는 감리교회가 급변하는 시대에 얼마나 조응할 수 있는가. 아니 이 시대를 주도해 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본다.
기도하는 마음에서 △예루살렘 도시를 내려다 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던 예수님(누가 19:41-44) 그리고 △벙어리 되고 귀신들린 어린아이의 악령을 놓고 시비하는 제자들을 보시고 “이 세대가 왜 이다지도 믿음이 없을까” 한탄하시는 던 예수님을 떠 올리며 총회에 바라는 몇가지 소망을 말한다.
총회대표들의 구성에 문제가 있다. 그나마 총대수를 3천명으로 대폭 줄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총대 선출 기준이 연급순으로 정해져 총대구성 자체가 원로원이란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감리교회의 특수성(교리와 장정)과 일반성(신앙의 보편 타당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최고 결정기구 대표로 가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사실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일반성을 무시하고 특수성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종교가 갖고 있는 보편 타당성이 어설픈 교단 정치로 훼손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특히 정책결정에 젊은이들이 소외되면서 감리교회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의 총대구성 방법을 바꿔 선거로 총회대표를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 입법사항이지만 총회의 결의를 통해 강한 의지를 담아내야 한다.
또 한가지는 감독호칭 문제다. 이번 총회에서 10개 연회에서 10명의 감독이 배출된다. 현재의 70여명의 감독에 10명의 감독이 더 선출된다면, 감독에 대한 권위와 위신은 자연스럽게 추락할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보아도 흉한 모습이다.
이젠 감독호칭도 재임시에 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감독후보 대부분이 정책발표회에서 이러한 의견에 찬성을 표했다는 소식이다. 이 또한 총회 결의를 보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독선거와 선출 문제다. 존경을 통해 위엄을 세워야 할 감독이 선출과정에서 덕스럽지 않게 선출된다면 누가 존경의 뜻을 표하겠는지 반문해야 한다. 지금의 선거가 정도에 지나치다면 타 교단에서 실행되고 있는 제비뽑기도 한시적으로 실시 해볼 만 하다.
최고의 영적 지도자인 감독과 감독회장을 선출함에 있어 구태의연한 학연과 지연이 아니라 목회와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시대적 변화에도 상황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교역자, 그리고 치리는 덕스럽게 할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감리교회 21세기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제 25회 총회에서 그대로 반영되었으면 한다. 선거에만 매달리는 총회가 아니라 감리교회의 과거 반성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
입력 : 2002년 10월 17일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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