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를 절대로 잊지 못합니다.
2007년은 지금으로 부터 11개월 전 흰돌선교회의 비전확립이라는 거창한 타이틀 아래 나 자신을 포함한 30여명의 전체 회원들의 총력을 기울였던 기간이었습니다. 1.5세 선교라는 선포만 있었던 그 막연한 사역에 점을 찍고 이제는 그 일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또한 선포해야 했던 중대했던 시기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했고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던 만큼 그 어느때 보다도 신중했어야 했으며 기도와 말씀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어쩌면 일년에 한번 치루는 REBORN 청소년 전도집회를 준비했던 것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나에게 큰 부담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담은 역시나 단순한 스트레스로 끝나지 않았더군요.
5년이라는 사역의 기간동안 겪어 왔던 가장 심각한 딜레마가 무엇인지 아세요? 그것은 바로 영적 공허함으로 부터 오는 허무감입니다. 허무함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소명에 대한 불투명으로 까지 이어지는데, 그 때에는 정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심한 좌절에 빠지고는 했습니다. 기도와 말씀으로 이겨내야 하는 답은 알지만 처절한 감정의 현실속에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이것이 과연 로뎀나무 밑에서 죽기를 소원했던 엘리야의 모습일까요? 나는 공허함이란 큰 일을 성취하고난 바로 다음에 오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 때의 경험으로 인하여 공허함은 심한 부담으로 말미암아 어느때고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라는 더 넓은 이해를 할 수 있던것 같습니다.
비전 선포의 날을 하루 앞둔 새벽기도시간에는 그날 선포되었던 서인애 목사님의 말씀이 도무지 들리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말씀이 끝나고 기도를 해야 할 무렵에는 공허함이 내 가슴 전체를 얼음 얼리듯 차갑게 만들어 버린 나머지 기도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공허함의 늪속에 빠저 들어가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누군가가 제일 앞자리에 앉아 고개를 떨군채 기도하지 않는 리더의 모습을 보면서 ‘참 한심하군! 리더라는 사람이 큰 소리로 기도를 못한다는게 말이나 되!’ 하며 빈정되는 것만 같았어요. 내 일이 바로 30여명이 기다려왔던 날이며 내 자신이 호언장담했던 그 날인데 어찌나 초조했던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맴버들은 리더로써 기도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리더라는 막중한 책임성이든 아니면 기도의 취향이든간에 소리를 질러 기도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멤버들 중에 헤더급 되는 몇 명이 나에게 찾아와 손을 내 등에 혹은 허벅지에 올리고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나의 영적인 무기력함을 이해라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들에게 기도받는 내내 아무런 감동도 격려도 받지 못했습니다. 단지 내 상황이 예상했던 대로 노출된 것같아 더 한심하기 짝이 없을 뿐이었지요.
그러던 와중에 문득 예수님에 대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 분명한 환상이었는데, 적들이 쏜 빗발치는 화살이 예수님의 등에 모두 꽂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움크려 계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피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적들의 화살의 공격이 모두 끝나기 까지 모든 공격을 다 받으셨던 것이죠. 나는 거기서 겨우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눈물이 피눈물이 될 정도로 기도하신 이유를,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여,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신음하시던 예수님의 십자가의 그 고통을 알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바로 이 순간에 일어났습니다. 내 영혼의 시야는 예수님과 그 화살에 집중이 되었는데, 내 육신의 귀는 동일한 예배당 저 끝에서 들리는 기도를 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내 육신의 아버지 박광재 목사님의 기도였습니다. 아버지의 성대야 말로 기도와 찬양으로 단련된 인간 확성기처럼 우렁차십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세미나 차 오신지 얼마 되지 않으신 관계로 그 누구보다 피곤하셨을 아버지께서 그것도 그 새벽에 그 누구보다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는 것이 아닙니까? 다른 어떤 누구의 칭찬과 격려도 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을 터이나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걱정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하시는 그 기도에 나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루룩 새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의 이 고진 사역이 바로 아버지의 사역이었던 것이며, 아들의 아픔이 자신의 아픔이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나의 공허한 마음을 향해 ‘사랑하는 아들아. 나도 30여년의 목회동안 다 겪어 봤기 때문에 네 고통을 다 안다!’ 하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 큰 소리였지만 나의 귓가에는 소근거리는 위로의 소리로 들려졋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8:26)
나는 무력했던 그 순간 육신의 아버지의 사랑을 통해 비로서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의 사랑을 체험한 것이입니다. 내 아버지의 우렁찬 기도롤 말미암아 내 성삼위 일체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격려 해주시고 계심을 온전히 깨닫게 된 순간 아직 깨어나지 못한 나의 환상속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화살을 맞으며 움크려 계시던 예수님이 화살에 꽂힌채 성난 황소처럼 일어나시면서 승리를 표효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못 박히심으로 음부의 절정까지 체험하셨던 주님은 결국 승리의 구주가 되어 주신 것입니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느니라”(요1 4:12)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물려 받은 사람들을 통해 보여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속에 하나님의 긍휼, 자비, 용서, 격려, 희생적 사랑이 뭍어날때에 우리를 바라보는 제 3의관점, 즉 예수를 불신했던 사람들도 비로서 우리 안의 거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는 사랑을 통해 하나님 자신을 나타내시는 것 같습니다. 즉 사랑은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통로인 것이지요. 그리고 자녀인 우리 모두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사랑의 통로로써 불러 주신 것입니다. 사랑을 정의하고 외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일상의 생활속에 실천을 행할때에 우리는 그 역할을 감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거대하게 이뤄지는 사건과 현상을 보며 놀라워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지극히 작은 일을 통해 감동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 감동의 힘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게 됩니다.
나는 내 아버지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에 취해 버렸습니다. 이제는 그 어떠한 공허함이 엄습할 찌라도 이겨 낼 수 있는 에너지를 내 영혼의 곳간에 채어 넣은 것입니다. 나는 이제 언젠가 내 뒤를 이어 낙심속에 신음하는 사역자를 발견하게 되었을때 꺼내어 비울 날이 기다려 집니다.
나는 그 때를 절대로 잊지 못합니다.
내 육신의 아버지는 빗발치는 화살을 맞으 신음하던 나에게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의 방패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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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총회 선거 제비뽑기 지지 표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