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 2009.12.23 18:36
[2009 교계 핫 뉴스… 그 후] ③ 기감 감독회장 선거
후보 자격 논란에 파행 거듭
감리교회는 지금, 길을 잃었다. 새로운 출발선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9월 25일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 때의 어긋남이 지난 1년여 태풍처럼 감리교를 휩쓸었다. 투표 바로 전날 법원이 후보 자격이 없다고 결정한 김국도 목사가 44% 득표율로 1위에 오르고, 감리회 본부가 2위 득표자인 고수철 목사를 감독회장으로 발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표심이냐’ ‘사회법 결정이냐’를 놓고 양보 없는 대치가 계속됐고, 김 목사와 고 목사는 각기 감독회장 당선증을 받아들고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서울고법은 두 명 모두에게 직무집행 정지를 선고했다. 이어 이규학 목사를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 사태 수습을 맡겼다. 지난 7월 6일 ‘올 12월 31일까지 재선거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법원 조정합의가 나오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는 듯했지만, 곧 선(先) 재선거냐 총회냐를 놓고 힘겨루기 2라운드가 막이 올랐다.
본인이 원했던 원치 않았던 간에 현 감리교 사태의 중심에는 이 직무대행과 고·김 목사가 서 있다.
이 직무대행은 재선거 실시에 전력하고 있다. 지난 18일 몸싸움 속에서 재선거관리위원회 개회를 선언한 것이나, 선관위 회의를 저지한 인사들에 대해 선거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서도 그의 의지가 읽힌다. 다만 그의 임기 문제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이 직무대행은 ‘재선거를 통해 새로운 감독회장을 선출할 때 까지’를 본인 임기라고 밝혔지만, 최근 연회 감독 절반 이상이 올해까지만 직무대행의 지위를 인정하겠다고 서명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고 목사는 재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드리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고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을 감리교를 교란시킨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하는 현실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다’는 생각으로 참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왕성한 대외 활동을 하며 건재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들어 100여명의 찬양팀과 함께 제주방어사령부, 포천 705특공연대 등에서 위문 공연을 하고, 각 지방연회 순시도 진행하고 있다. 또 매일 새벽기도 후 산책이나 조깅을 하며 건강관리에도 힘쓴다고 참모들이 전했다. 요즘 들어 김 목사는 총회 개최만이 사태 해결 방안이라는 신념이 더욱 확고해 졌다고 한다.
감리교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여기저기서 교회의 거룩함을 회복해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앞에 놓인 시련은 아직 많은 듯하다.
글·사진=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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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회에서의 발언 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