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길자연, 명예훼손 혐의로 정주채 고소
'97년 금권 선거 의혹 발언' 괘씸죄…고신 사무총장이 고소 자료 건네
데스크 승인 2012.01.26 16:22:53 김은실 (raindrops89)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정주채 목사는 예장고신 총회에서 한기총 금권 선거 연루자가 교단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의혹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금권 선거 연루자로 거론된 임종수 사무총장은 의혹을 부인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한기총이 예장고신에 사과를 요구했고, 두 사람은 총대들 앞에서 화해의 의미로 악수를 해야 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왕성교회)가 정주채 목사(향상교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주채 목사는 1월 6일 용인서부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정 목사가 고소당한 이유는 작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고신(예장고신) 총회에서 한 발언 때문.
정 목사가 "길 목사가 예전에 출마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예장합동) 부총회장 선거에서도 20억 원을 썼다는 소문이 있었다. 한 전도사가 이 사실을 고백했고, 그의 고백은 잡지에 실렸다"고 주장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주채 목사는 길자연 목사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논의할 때 금권 선거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고, 금권 선거와 연루된 사람이 우리 교단 내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정 목사는 임종수 사무총장과 윤현주 직전 총회장이 한기총 금권 선거에 연루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부인했다. 한기총은 이 소식을 듣고 총회 기간에 정 목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예장고신에 보냈다. 공문이 도착한 다음 날, 정 목사와 임 사무총장은 총대 앞에서 화해하는 의미로 악수했다.
정주채 목사는 뒤늦게 날아온 고소장에 당황했지만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다. 고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도와주려고 연락한다며 오히려 계면쩍어했다. 개인 공격을 위해 말하지 않았고,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말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발언 증거 넘긴 임종수 사무총장 "정주채 목사 발언은 명예훼손"
길자연 목사가 타 교단 총회에서 나온 발언을 증거로 고소할 수 있었던 것은 임종수 예장고신 사무총장이 영상 자료를 준 덕이다. 임 사무총장은 정주채 목사를 돕기 위해 자료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길 목사가 임 사무총장에게 항의했고, 임 사무총장은 총회 현장에서 정 목사와 악수하고 화해하는 것으로 금권 선거 발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알려 주기 위해 동영상을 주었다는 것이다.
정근두 예장고신 총회장도 "임 사무총장이 선의로 주었다고 하면 우리는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총회 동영상을 요청한 사람에게 주는 일은 관행인지라 징계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자료를 건넨 취지를 떠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은 임 사무총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임 사무총장이 '선의'로 자료를 주었다는 주장은 의심받고 있다. 고소 내용에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온 임 사무총장에 대한 발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정 목사는 "길자연 목사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고소를 주도한듯하다"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임종수 사무총장이 소속 교단보다 길자연 목사를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의심을 키운다. 예장고신이 한기총과 대립각을 세우고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하면, 임 사무총장은 "성명은 교단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예장고신이 한기총과 불편한 관계일 때도 한기총 행사나 회의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정주채 목사의 발언이 명예훼손이라는 길 목사의 주장에 공감하기도 했다. 임 사무총장은 "왜 그 자리에서 예장합동의 금권 선거를 말하나. 게다가 상당 기간이 지났는데 이 일이 언급되면 교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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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같은 총대님들 되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