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12, 17:38
감리교도 ‘제비뽑기’ 채택될까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진호 감독회장의 ‘제비뽑기 발언’이 교단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분위기다.
김감독회장은 지난 7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다보니 목사로서 갈 수 없는 자리까지 유혹을 받는다”며 “일부 장로교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비뽑기제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비뽑기는 그동안 교계의 과열·타락 선거풍토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한명수 목사)은 제비뽑기를 통해 부총회장을 비롯한 임원을 선출하고 있고 예장통합(총회장 최병곤 목사)은 올 총회에서 제비뽑기제도 도입을 결의,내년에 선거규정을 마련해 내후년부터 제비뽑기제도를 한시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감리교회 감독회장 선거에서는 총회 투표 현장에서 일부 후보가 휴대전화의 문자전송 서비스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등 과열·불법선거 논란이 많았다. 김감독회장은 “제비뽑기가 최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은 된다”며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의식이 변하기 힘들다”며 제비뽑기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교계에서는 김감독회장의 발언에 대해 제비뽑기가 장로교에서 감리교로까지 확산될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감리교 내부에서는 소극적이다. 한 감리교 목회자는 “선거를 치르고 나면 늘 당선자가 ‘이대로는 안된다’고 말해왔지만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장 차기를 노리고 있는 유력 후보들부터 제비뽑기에 반대할 게 분명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제정된 선거규정부터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감리교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고발이 있어도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 규정만 잘 지켜도 성공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제비뽑기를 시행하는 예장합동 관계자는 “우리 교단에서도 제비뽑기를 시행하기까지 여러 해에 걸쳐 여론을 조성해야했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을 확산시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방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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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학생이 20세기 교실에서 19세기 교과서로 공부한다’( 제비뽑기 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