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공약 10억' 엄신형 목사 당선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서 김동권 목사 제쳐...'10억 효과' 논란일 듯
입력 : 2007년 12월 28일 (금) 18:18:50 / 최종편집 : 2007년 12월 29일 (토) 00:02:45 [조회수 : 3291] 이승규 ( hanseij )
▲ 엄신형 목사가 제17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당선됐다. 엄 목사는 1월 29일에 열리는 총회 전 한기총 구좌로 10억 원을 입금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엄신형 목사(중흥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용규 목사) 제14대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엄 목사는 12월 28일 오후 3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동권 목사를 29표 차이로 제쳤다. 엄 목사가 97표, 김 목사는 68표가 나왔다. 2차에 투표한 인원은 모두 165명.
1차 투표에서는 171명 중 엄신형 목사가 82표, 김동권 목사가 64표, 김호윤 목사가 25표를 얻었다. 엄 목사가 1차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함에 따라 2차 투표에 들어갔다. 엄 목사는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며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엄 목사는 또 한국교회 도덕성 회복 운동과 기도 불씨 운동을 적극 펼치기로 하고,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교회 현실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각 지역별로 목회자들이 금식하며 기도하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엄신형 목사는 이날 투표 전 "1월 29일에 열리는 한기총 총회 전 10억 원을 한기총 구좌로 입금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중흥교회 당회는 엄 목사가 대표회장에 당선될 경우 최대한 물적·인적 자원을 지원하겠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엄 목사는 대표회장에 당선된 뒤에 한 소감에서도 "한기총 구좌로 10억 원을 입금하겠다"며 "한기총 발전을 위해 써 달라"고 덧붙였다. 엄 목사는 2008년 1월 29일 열리는 총회에서 인준 절차를 거쳐, 대표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돈에 움직인 표심?
김동권 목사(진주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도전을 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 목사의 패인은 '정치력의 부재'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초 김 목사는 예장합동 전 총회장인 장차남 목사와 경합을 벌였다. 교단 내부에서 논의한 결과, 김동권 목사로 후보 단일화를 했다.
교단에서는 김동권 목사의 입지가 장차남 목사보다 좋았지만, 교단 외부에서는 아니었다. 한국교회연합을위한교단장협의회(교단장협)에서는 장차남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할 경우 장 목사를 밀기로 합의했다는 소문도 들렸다. 하지만 교단은 김동권 목사를 후보로 내세웠다. 교단 정치력에서 앞선 김 목사가 장 목사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승리했지만, 정작 선거에서 중요한 교단 외부에 대한 정치력은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재정 지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엄신형 목사는 이날 선거 전 10억 원을 한기총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또 현재 한기총은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3층 200평을 사무실로 쓰고 있는데, 이 중 100평은 임대다. 엄 목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김동권 목사는 △한기총 2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겠다 △종합센터 건립을 위한 기초를 닦겠다는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조금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은 엄 목사보다 두루뭉술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엄 목사의 10억 입금에 대해 일부 실행위원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돈으로 한기총 대표회장을 하려고 하는 의심의 목소리도 있다. 한 실행위원은 투표가 끝난 뒤, "역시 돈이 좋긴 좋구만"이라는 말로 심경을 대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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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