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조영식
Subject 2) 제비뽑기 - 강성렬 교수(호남신대)의 강의중에서...
규범적인 여호와 신앙은 주변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던 다양한 형태의 점술들을 한결같이 엄하게 금지했지만, 제비뽑기와 관련된 행위만큼은 반대하지 않았다.
그 까닭은 제비뽑기 외 비인격적인 힘(기름이나 내장 등)의 작용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뜻을 알아내고자 하는 태도를 여호와 신앙이 결코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자연계의 일부가 보이는 불규칙한 변화나 그 안에 감추어진 것으로 알려진 신의 뜻을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보다 앞세우는 태도를 여호와 신앙이 용납할 수없었던 것이다. Y. Kaufmann, The Religion of Israel, tr. M. Greenberg (Chicago:
The Univ. of Chicago Press, 1960), 21-24, 32-33.
아마 다른 모든 점술 형태들-자연 현상과 관련되어 있는-이 어떻게든 주변 세계의 다신교 내지는 자연 종교(nature religion)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J.Lust, “On Wizard and Prophets,” VTSup 26 (1974), 142.
제비뽑기 만큼은 그러한 관련성을 얼마든지 배제하고서 하나님의 뜻을 물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이해되었다는 점도 점술 배척의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다. (확실!!)
구약성서가 제비뽑기 이외의 다양한 점술 수단들을 엄하게 금지한 다른 이유들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박종수, 『이스라엘 종교와 제사장 신탁』, 55-57.
넓게 보아 신비주의의 차원에 속한 제비뽑기의 관행은 구약 시대를 거쳐 신약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맥이 이어지는 바, 그 가장 전형적이고 모범적인 형태는 열두 제자의 수를 채우기 위해 맛디아를 뽑는 과정에 잘 드러나 있다.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성도들이 그 일을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에 제비를 뽑아 맛디아를 선택한 일이 그렇다(행 1:24-26). 기도와 제비뽑기의 두 가지 요소가 제비뽑기의 중심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형태의 제비뽑기는 구약 시대의 경우 아주 일찍부터 시행되었다. 가장 이른 언급은 레위기 16장의 대속죄일 행사에서 나타난다. 7월10일의 대속죄일에 대제사장 아론은 두 마리의 염소를 취하여 그 둘을 대표하는 두 개의 제비를 뽑되 Baruch A. Levine, Leviticus, The JPS Torah Commentary (Jerusalem: The Jewish Publication Society, 1989), 102. 그 중 한 마리는 하나님을 위한 속죄제물로 삼고, 다른 한 마리(scapegoat)는 광야로 내보내야만 했다(8-10절).
가나안 땅을 지파별로 분배할 때에도 제비뽑기 방식이 선택되었다. 모세는 가나안 땅 진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가족의 규모에 맞추어 가나안 땅을 제비뽑아 나눌것을 지시하며(민 25:55-56; 33:54; 34:13; 36:2-3),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
에 들어간 여호수아는 제비뽑기 방식으로 가나안 땅을 각 지파와 가족들에게 분배한다.
(수 14:2; 15:1; 16:1; 17:1-2, 14; 18:6, 8-11; 19:1, 10, 17, 24, 32, 40, 51; 21:4-6, 8, 10, 20, 40; 23:4; 삿 1:3; 대상 6:25, 46, 48, 50, 54, 61, 63, 65).
바벨론 포로기의 예언자인 에스겔 역시 회복될 성전 공동체의 거주 공간이 각 지파(겔 45:1; 48:29)와 외국인들(겔 47:22)에게 제비뽑기 방식을 통하여 분배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말한다.
제비뽑기 방식은 이 외에도 이스라엘 온 지파가 베냐민을 공격할 때처럼 어떤 일을 하는 데 적합한 집단을 선택할 때(삿 20:9-10), 아니면 여호수아가 아이성 패배의 원인 제공자인 아간을 가려내는 경우에서처럼 범죄한 인물을 가려낼 때(수 7:16-18; 삼상 14:41-42; 욘 1:7),
그리고 초대 왕 사울의 선택 과정에서 보듯이 특정 직무를 맡을 사람을 선택할 때(삼상 10:20-21),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일을 나누어 맡게 할 때(대상 24:5, 7, 31; 25:8-9; 26:13-14; 느 10:34-35; 11:1; 눅 1:9), 사람들 사이에 발생한 분쟁을 해결할 때(잠 18:18),
특정 지역이나 어떤 물건을 나누어가질 때(잠
>1:14; 사 34:17; 57:6; 미 2:5; 겔 24:6; 욜 3:2-3; 옵 11; 시 22:18), 고아와 같은 사회적인 약자 계층을 팔아넘기거나(욥 6:27) 전쟁 포로들을 일종의 전리품으로 분배할 때 (나 3:10),
어떤 특정한 일-유대인 대량 학살-을 수행할 날짜를 선택할 때(에 3:7;9:24)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게 사용되었다.
제사장들의 의복에 착용하는 우림과 둠밈(레 8:8; 신 33:8; 스 2:63; 느 7:65) 역시 일종의 제비뽑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우림이 히브리어 22개 알파벳의 첫 자음으로 시작한다면 둠밈은 마지막 자음으로 시작하는 것인 바, 이 둘은 다른 제비뽑기 방식과 마찬가지로 ‘예’와 ‘아니오’의 양자택일을 목표로 한 것으로서, 꿈이나 예언자의 메시지처럼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는 신비로운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었다.(민27:21; 삼상 28:6).
그 까닭에 제사장의 복장에 대해서 설명하는 출애굽기 28:30은 우림과 둠밈을 판결(‘미슈파트’) 흉패(the breastpiece of judgment) 안에 넣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 둘이 하나님의 뜻을 밝히는 기준,
곧 이스라엘의 판결(‘미슈파트’)에 해당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또한 민수기 27:21은 여호수아에게 안수할 때 제사장 엘르아살에게 그를 위하여 우림의 판결법(‘미슈파트’)으로 하나님 앞에 물을 것을 명한다.
이것은 우림과 둠밈이 사람의 능력으로 결정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결정하는 데 사용되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Sarna, Exodus, 181.
구약 히브리 성서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LXX=Septuagint)에 기초하여 사무엘상 14:41을 번역한 표준새번역 개정판(공동번역도 동일)을 보면, NRSV도 같은 번역을 취하고 있다:
“Then Saul said, ‘O LORD God of Israel, why have you not answered your servant today? If this guilt is in me or in my son Jonathan, O LORD God of Israel, give Urim; but if this guilt is in your people Israel, give Thummim.’ And Jonathan and Saul were indicated by the lot, but the people were cleared.”
사울이 요나단의 범죄 행위를 적발할 때 우림과 둠밈을 그러한 목적에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사울이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아뢰었다.
“오늘 저에게 응답하지 않으시니, 웬 일이십니까?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그 허물이 저에게나 저의 자식 요나단에게 있다면 우림이 나오게 하시고,
그 허물이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있다면 둠밈이 나오게 하십시오.” 그러자 요나단과 사울이 걸리고, 백성들의 혐의는 벗겨졌다.
이 번역에 의하면 사울은 우림과 둠밈을 놓고 먼저 하나님께 기도한 후, 자신과 요나단에게 우림을 정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둠밈을 정하여 하나님의 뜻을 구하였다.
사무엘상 14장 37절과 42절에서도 우림과 둠밈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14장 본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위해서는 다음을 참조: 박종수, 『이스라엘 종교와 제사장신탁』, 95-114(특히 101-111쪽).
마치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A이고 뒷면이 나오면 B라는 식이다. 잠언은 이처럼 다양한 제비뽑기-우림과 둠밈을 포함하는-의 방식이 사람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요,
따라서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임을 강조한다(잠 16:33): “사람이 제비는 뽑으나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필자 추가 설명 : 성경에 하나님의 뜻을 묻고 인간의 의지를 배제하는 방법이 제비뽑기로 분명하게 사용되었다. 구약뿐 아니라 신약시대에서도..지금 현대 시대라고 성경의 방법이 모두 틀린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어떤 것은 그 취지를 살려서 오히려 그대로 사용하여도 아무탈이 없을 것이다. 제비뽑기 추진위원에서는 금권과 부패 선거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민주적 방법이라고 하지만
타락하여 사용되는 직접투표 방식을 일정 정도 거두고 일꾼의 선택을 하나님께 묻는 제비뽑
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아리송한 제비뽑기가 아니라 너무나 확실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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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인간선택 기준의 차이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