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85회 총회, 도도한 변화의 물결
제85회 총회 분위기는 예년과 확실히 달랐다. 세대교체가 상당히 이뤄졌는지 총대들의 여론흐름이 얼마나 빠른가를 체감케 하는 총회였다. 교단의 중대사안에 대한 이해와 대책을 강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 않았다.
이번 총회에서 총대들의 자세는 매우 전향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수면 위에 떠올라 있는 모양만 가지고는 도저히 총대들의 중의를 가늠할 수 없었다.
총회 임원선거 방법 제비뽑기 제도 채택, 총신 이사 총사퇴 결의, 상비부 임원선거 규정 통과 등 교단 안팎에서 기대밖 결과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총회 개회 하루전에 가진 총신 이사회에서 임기 만료된 이사장을 선출했고, 2년 가까이 결말을 보지 못해 총신 뿐만 아니라 교단 전체의 근심이자 지탄거리였던 총장선임을 전격 이뤄냈기에 총신 이사회에 대한 집중포화는 어느 정도 잠재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영·재단 양 이사장이 그 동안의 총신 내부문제로 심려를 끼침에 대해 머리숙여 사과하고 심기일전 헌신봉사를 다짐하여 박수까지 받았지만, 이사 총 사퇴가 결정되는 과정은 또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총신의 정치적 난맥상과 학내문제가 현재의 이사회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심정에서 나온 결정이라 보여진다. 이제 각 노회의 총회결정에 따른 후속조치가 남아있을 뿐이다.
총회 임원선거 제도를 제비뽑기로 전격 채택한 것 역시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 결과이다. 선거제도 개선연구위원회 조차도 제비뽑기를 제안하면서 이번 총회에서 즉시 통과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채택된다고 해도 헌법과 규정이 가로놓여 있기에 시행까지는 최소한도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하고 제안내용에 대한 수정보완도 시간을 두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의 무기명 비밀투표 조항이나 선거규정의 모든 조항을 덮어두고 당장 내년부터 제비뽑기를 단행키로 한 것은, 이런 결단 아니면 부끄러운 고질병을 도저히 고칠 수 없다는 자괴심의 발동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음 총회에서라도 헌법과 규칙에 관한 보완을 분명히 해야하고, 이렇게 뽑혀진 총회장이나 임원들이 책무를 수행함에 또다른 부작용이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깊이 고려해야 한다. 헌법과 규칙 및 제규정을 덮어두고 총회결의로 모든 것을 진행하면 총회가 또다른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의 결실은 상비부 임원출마 규정을 전격 채택하여 임원을 독식하는 일부 정치권 인사들의 그릇된 행보를 제도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그 외에도 노회분열을 둘러싼 문제들과 정치적 갈등 등 모든 불합리한 것들이 이번 총회에서는 완전히 흔들어 다시 세우는 듯한 결의가 몇차례 있어 총대 스스로 경이를 감추지 못했다.
총대들의 정서는 변해 가는데 일부 정치권은 변하지 않고 지역 계파주의와 패권주의에 빠져있다면 앞으로 또다른 혼란에 직면하게 될것이다. 변할 것과 변해선 안될 것을 바로 알아야 교단과 교회가 바로 설 수 있다.
입력시간 00-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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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논단/제85회 총회를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