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익 목사(삼례동부
Subject
기독논단/제85회 총회를 보고
금번 제85회 총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새 천년의 첫 총회라는 점도 있겠지만, 한국의 모든 교단과 교회가 교역자와 평신도 할 것 없이 중요한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 모두는 큰 기대와 꿈을 안고 새 천 년을 준비해왔다. 구태를 벗고 성실한 삶과 신뢰를 바탕으로 잃어버린 소금의 맛과 가리웠던 빛을 다시 창출해야 하는 사명과 함께 새 교회상을 정립하는 중요한 과제가 부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금번 제85회 총회가 모든 교회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개회된 총회였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총회나 선거관리위원회나 바른 선거 문화를 정착시키고자하는 노력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총대들 역시 바른 총회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 차 있었음은 금번 총회에서 결의된 굵직한 사안들을 보아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총회가 개회되기 이전부터 갖가지 어두운 루머들이 지방에까지 파고들었다. 임원 후보자만이 아니라 상비부 조직에 이르기까지 공천부 모임이 있기 이전부터 후보자들의 지방 나들이가 잦았다. 그들이 다녀간 뒤엔 의례 불미스럽고 어두운 일들이 자행되었으며 총회가 가까워오자 그 행태는 더욱 심했다.
총회가 개회되던 26일 많은 총대들이 “이러다가는 우리 모두 다 공범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한탄스런 말을 할 정도였다. 사실 금번 총회는 위험수위를 훨씬 넘은 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리라. 그러나 우리 총회는 총회장과 총대들의 지혜를 모아 임원 선거제도로 제비뽑기와 상비부 조직에 대한 규칙 개정을 결의함으로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부정이나 금품 타락 선거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 법이 있고 규칙이 있는데, 그 법과 규칙이 잘못 되어서가 아니라 다만 그 법 운용에 있어서 임원 후보자들을 보호하는 방법이 미비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교역자요 목회자인 후보자들은 사회나 국가 각종 선거에서의 후보자와는 그 입장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다.
필자도 그런 경험을 한 바가 있었다. 신앙이란 범주 안에서 생각해 볼 때 그들은 사실 후보자 이전에 목회자들이다. 그들이 담임한 교회가 있다. 전체 교인이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후원회가 조직되고 또 노회와 협의회의 추천을 받고 있다. 실은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저들은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후보등록을 마치면 법과 규칙을 지키며 바른 선거를 치르겠다는 서약을 한다. 이는 진정한 서약이요 다짐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에게 이 서약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지 못했다. 극히 소수이겠지만 오라 하는 곳이 있다. 처음엔 거부하였겠지만 불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찾아가게 되고 찾아가게 되면 역시 불미스런 일들이 자행된다.
그리고 이제는 상대 후보를 부른다. 누구도 다녀갔으니 오라는 것이다. 역시 마찬가지의 불미스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는 놀라운 현실이다. 그래서 후보자들도 이런 불미스런 일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선자 낙선자 모두가 떳떳하고 안정된 목회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다행히 제84회기 총회선거법 개정연구 위원회에서는 제비뽑기 방법 외에 후보자들의 금품살포나 총대들의 금품 수수의 그릇된 관행을 뿌리뽑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일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총회에 보고하였고 총회는 거의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이다. 물론 미비한 점도 있다고 보지만 연구 보완하면 이 제도만이 금품, 타락선거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는 총대 대다수의 총의요 염원이었음이 금번 총회에서 역력하게 나타난 것이다.
어둡게만 여겨졌던 총회는 이제야말로 밝은 내일을 기약하게 되었고 그 동안 임원선거에 집착했던 비생산적인 총회는 생산적인 총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극히 일부 총대 중에서 총회헌법 수정 운운하지만 필자의 소견으로는 이 제비뽑기 제도는 연구 보완만 하면 헌법 운영의 방법론이요, 결코 헌법에 위배되지 않으리라 본다.
왜냐하면 헌법 위에 절대적인 성경이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비뽑기 제도는 장로교 창시자인 칼빈이 성경(행2:23-26)을 근거로 하여 16세기에 강력히 주장했던 제도라는 데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금번 총회는 총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예년과는 달리 문제의 이슈가 되리라고 생각했던 큰 안건들을 장자교단답게 잘 처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귀중한 성과라 하겠다.
이은익 목사(삼례동부교회)
김배경기자
입력시간 00-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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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총회 결산/주요 결의사항 *총회 임원선거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