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 왜 성경적이 아닌가?
작성자 : 권윤현 2007-04-28 19:47:37 조회: 35
우리 교단의 자랑은 총회장 선거를 제비뽑기로 한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별 자랑거리가 없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그래도 어엿하게, 장자 교단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또한 감사한 것은 지금까지 무리 없이 잘 진행되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제비뽑기로 인하여 우리 교단의 고질적인 부정부패 선거관습이 사라졌다.
10당 5락이라는 용어도 사라졌다. 비교적 깨끗하게 큰 잡음 없이 잘 되고 있는데, 왜 일부에서는 성경을 거들먹거리면서 제비뽑기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지 심히 염려스럽다.
제비뽑기는 가장 성경적이다. 그런데도 왜 성경적이 아니라고 말하는가?
1. 제비뽑기가 성경적인 이유
성경에서 어떤 사안을 선택하거나 결정할 때 대부분 제비뽑기를 사용하였다. 여호와께 드릴 속죄제물과 아사셀을 위한 제물의 염소를 선택할 때 제비뽑기를 하였다.(레16:8) 이스라엘 지파들이 기업을 분배받을 때(민33:54), 레위 사람들이 정착지를 분배받을 때(대상6:54), 아론 자손들이 성전 직무를 맡을 때(대상24:5), 직임을 맡을 때(대상25:8),
직무의 장소를 선택할 때(대상26:13), 성전 봉사의 순서를 정할 때(느10:34), 예루살렘 성 거주자를 선발할 때(느11:1), 하만이 유다민족을 몰살시킬 날을 정할 때(에3:7), 옷을 나누어 가질 때(마27:35)), 범인을 가려낼 때(수7:1), 제자를 선택할 때(행1:26) 제비를 뽑았다. 그리고 사울이 왕으로 추인될 때(삼상10:21)도 제비뽑기를 사용하였다.
이로 보건데 제비뽑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선택을 결정할 때 사용했던 보편적인 수단이었다. 어떤 일을 결정하고 선택할 때 사용했던 필수적인 수단이었던 셈이다.
제비뽑기는 판결의 수단으로 사용 된 우림과 둠밈처럼 하나님이 제정하신 방법이다.
"여호와께서 그것들을 위하여 제비를 뽑으시며"(사34:17)
하나님께서 친히 사용하신 방법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제비뽑기를 통하여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셨다. 제비뽑기라는 수단을 통하여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셨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잠16:33)
그러므로 제비뽑기는 하나님이 사용하신 지극히 성경적인 방법이며, 하나님의 주권과 의중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다.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2. 지도자를 뽑는데 제비뽑기가 부당한가?
어느 목사님의 글에서 지도자를 뽑는데 제비뽑기를 사용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며, 우리 총회에서 제비뽑기를 하여 총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장자교단으로써 부끄러운 일이라 하였다. 어째서 그런 이상한 발상이 나왔는지 심히 의아스럽다. 이유인즉슨 지도자를 뽑는데 제비뽑기가 사용된 적이 성경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도를 뽑는데 제비뽑기를 사용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도의 비중이 오늘날 총회장의 비중보다 못하다는 말인가? 그 당시 사도는 초대교회의 최고 지도자가 아닌가? 사울이 왕으로 선출되는 과정에도 제비뽑기가 사용되었다. 물론 사울은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왕으로 택정함을 받은 후였지만,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제비뽑기가 사용된 것이다.
어차피 제비뽑기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제비뽑기는 인본주의가 개입될 여지가 제일 낮은, 가장 효율적인 선거제도인 것이다.
3. 총회의 제비뽑기 선출에 대한 보완점
제비뽑기는 부정부패를 없애는데 가장 효과적인 선거제도이며 하나님의 뜻을 반영하는 가장 좋은 선거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회가 다른 임원 선거에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는 매우 환영할만하며 노회에서 노회장을 선출하는 방법으로 도입하고 있는 앞서가는 노회를 칭찬하고 싶다.
지금 총회가 하는 제비뽑기 선출방식은 혼합형이라 할 수 있다. 순수한 성경적 제비뽑기가 아닌,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한 선거방식이다.
입후보한 후보들이 직접 우림과 둠밈으로 판결하듯 제비뽑기를 하여 결정할 수 있는데, 총회는 총대들이 너무 심심할까봐, 혹은 선거의 흥행을 극대화하려는 심사에서인지 총대들이 모두 나가 제비뽑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제도를 창안한 분들은 참 머리가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경적인 효과와 민주적인 흥행을 어떻게 이토록 절묘하게 조합했는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어쨌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점에선 동일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다만 이 제도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은 후보자 선정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격미달의 후보자를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여 골라내어야 한다. 검증과정에서 부정이 행해져선 안 된다. 자격이 되면 누가 되든 상관이 없지 않는가. 하나님이 자신의 일꾼을 택하시는 과정을 그저 느긋하게 지켜보면 되니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제비뽑는 것은 다툼을 그치게 하여 강한 자 사이에 해결하게 하느니라"(잠18:18)
제비뽑기는 다툼과 부패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총회의 임원 뿐 아니라 노회, 학교, 모든 기관의 임원을 선출하는 선거방식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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