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사장 금품수수 의혹으로 다시 '시끌'
임원회, 서광호 목사 '양심선언서' 접수해 조사 착수…진위 여부 불투명·사장 흔들기 '의혹'
주재일 baram@newsnjoy.co.kr [조회수 : 253]
김원삼 장로(덕림교회)는 개혁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부상하면서, 올 해 초 <기독신문> 사장 재선거에서 각종 선거 부정 의혹을 받은 전 사장을 큰 표 차이로 물리치고 당선됐지만, 2주만에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돼 이사회의 조사를 받는 위기에 몰렸다.
▲ 기독신문 이사회 임원회는 2월 3일 서광호 목사의 양심선언서를 접수해, 김원삼 사장의 금품수수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재선거 당시 김원삼 사장의 측근으로 활약한 것으로 알려진 서광호 목사(거제대교교회)가 선거 전 김 사장을 지지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양심선언한 것이다. 기독신문 이사회 임원회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신문사 일각에서는 정치권에서 사장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 목사의 양심선언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2월 3일 열린 기독신문사 이사회 임원회. 임원회는 서 목사가 이틀 전 서기행 총회장과 김삼봉 이사장에게 전달한 '양심선언서'와 통장 사본 등 증거자료를 접수하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임원회가 밝힌 양심선언서에서 서 목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기독신문 사장 재선거(재투표)를 앞두고 1월 10일 오전 김원삼 후보 측 인사인 조재원 장로로부터 김원삼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본인의 은행 통장 계좌번호를 알려달라 하였고, 이에 같은 날 조형진 씨 명의로 일금 100만 원을 본인의 수협 통장(별첨)으로 송금해온 사실이 있다."
▲ 기독신문 김원삼 사장은 돈을 준 일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서 목사가 제출한 수협통장 사본에는 10월 10일 조재원 장로의 아들인 조형진 씨로부터 100만 원이 입금된 것이 찍혀 있다. 양심선언서에는 "(재선거에서 탈락한) 서정태 후보가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하면서 서정태 후보 측 인사인 서정호 씨 명의로 일금 150만 원을 본인의 수협 통장으로 송금해온 사실이 있다"는 주장도 들어 있다.
임원회는 서 목사의 양심고백이 고소·고발 사건은 아니지만 김 사장의 금품수수 혐의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 조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임원회는 2월 14일 양심선언서를 작성한 서광호 목사와 양심선언서에 언급된 사람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양심고백 내용 허술·증거 불충분
그러나 일부 임원들은 양심고백의 내용이 허술한 점과 정치적인 음모가 숨어 있는 점을 지적했다. 공명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하태초 장로(대성교회)는 "서 목사가 통장 사본을 증거물로 제출했지만, 김 사장의 이름이 없어 증거물이 되지 않는다"며 "(임원회의 조사 요청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 장로가 계속해서 거절하자 임원회는 직접 이 문제를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조중기 목사는 "총회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서 선거 전에 밝히지 않고 왜 한참 지난 지금 밝히느냐"며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황규철 목사도 "조사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양심고백서는 육하원칙에 맞지 않는데 믿을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원은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 "양심선언은 기독신문 이사회와 총회의 몇몇 실권자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은 김 사장에게 협조를 명목으로 자기 계파 사람을 주필로 세울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김 사장을 밀어내거나 최소한 식물 사장으로 전락시킬 계획으로 '양심선언' 사건을 터트렸다는 것.
조 장로, "거액 요구했지만 100만 원 빌려줬을 뿐"
임원회가 조사에 나섰지만 사건의 진실이 쉽게 드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목사와 김 사장 측이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고, 서 목사가 제시한 증거물로 제시한 통장 사본도 김 사장의 금품수수 개입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 서광호 목사가 서기행 총회장과 김삼봉 이사장에게 제출한 양심선언서. ⓒ뉴스앤조이 주재일
서 목사는 양심고백서에서 "그동안 본인은 총회 각종 선거와 관련하여 관행처럼 되다시피 한 금품수수 정치의 추악한 현실을 목격하면서 금품 제공을 거절하지 못한 본인 자신을 책망해오던 중 금번 총회의 맑은 정치 회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신앙 양심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사장 측으로부터 지지 명목으로 1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에게 돈을 건넨 조 장로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조 장로는 <뉴스앤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먼저 서 목사를 찾아가 김원삼 장로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지를 명목으로 돈을 주지는 않았다. 두 번째 만났을 때 서 목사가 치아 치료를 이유로 거액을 요구했지만, 난 빌려주는 것을 전제로 100만 원을 송금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원삼 사장은 임원회에서 "그런 지시를 내린 적 없고 돈 한 푼 준 일도 없기 때문에 임원회의 소환에 응할 필요가 없다"며 조사하기로 한 임원회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나와 신문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에 대해 사법적인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광호 목사게 제출한 양심선언서 전문이다.
양심선언서
그동안 본인은 총회 각종 선거와 관련하여 관행처럼 되어버리다시피 한 금품수수 정치의 추악한 현실을 목격하면서 금품 제공을 거절하지 못한 본인 자신을 책망해오던 중 금번 총회의 맑은 정치 회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래와 같이 신앙 양심을 선언하고자 합니다.
- 아래 -
1. 2005년 1월 13일 기독신문 사장 재선거(재투표)를 앞두고 2005년 1월 10일 오전 김원삼 후보 측 인사인 조재원 장로로부터 김원삼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본인의 은행 통장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였고 이에 같은 날 조형진 씨 명의로 일금 일백만원(1,000,000)을 본인의 수협 통장(별첨)으로 송금해온 사실이 있습니다.
2. 2005년 1월 12일 기독신문 사장 재선거(재투표)를 앞두고 서정태 후보로부터 아침 일찍 대전 유성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으나 본인의 건강상 이유로 거절하자 서정태 후보가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하면서 서정태 후보측 인사인 서정호 씨 명의로 일금 일백오십만원(1,500,000)을 본인의 수협 통장(별첨)으로 송금해온 사실이 있습니다.
3. 본인은 기독신문 사장 재선거(재투표)에 앞서 입후보자 3인이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루겠다고 서약하고 임하였던 바, 총회의 앞날을 위해여 매우 바람직한 처사라고 인식하였으나 역시 뿌리 깊은 금권선거가 재현되었고, 하나님 앞에 양심 없는 모습이 일어나고 있음을 개탄하면서 앞으로 민주적인 선거제도가 정착, 확립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바입니다.
4. 끝으로 본 양심선언으로 인하여 입장이 난처하게 된 분들이 있다면 본인의 충심을 십분 이해하시고 우리 총회의 앞날을 위하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별첨 : 통장(수협)사본 2부
주후 2005. 2. 1.
기독신문 이사 서광호 목사
기독신문 발행인 총회장 서기행 목사 귀하
기독신문 이사장 김삼봉 목사 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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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