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호 현장취재] '로드십'은 기본 '깨끗한 재정'은 필수
건강한 교회 세 가지 기준 제시…튼튼한 조직 정비는 핵심
주재일(jeree) baram@newsnjoy.co.kr [조회수 : 517]
▲바른교회아카데미는 건강한 교회 사례로 향상교회·일산광성교회·높은뜻숭의교회를 제시했다. 일산광성교회와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가 대담을 하고 있다.(위) ⓒ뉴스앤조이 주재일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 김동호 목사)는 창립 6개월 만에 바른 교회에 대한 세 가지 상을 제시하고, 교회 3곳의 사례를 연구 발표했다. 바른 교회란 △건강한 로드십 △건강한 조직 △건강한 재정이며, 각각의 사례는 향상교회(목사 정주채) 일산광성교회(목사 정성진) 높은뜻숭의교회(목사 김동호)이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2개월간 세 주제와 세 교회를 연구한 결과물을 지난 4월25일부터 사흘간 바른교회아카데미 제1회 수련회에서 공개했다. 동영상으로 세 교회의 담임목사 인터뷰를 보여준 뒤, 왜 건강한 교회인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설명한 뒤에도 남는 궁금함은 담임목사(향상교회는 박종렬 장로가 참여)와의 대담으로 해결했다. 이어진 분과 토의에서는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제시한 내용에 허점은 없는지, 어떻게 우리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권력 규제 장치 필요해
▲향상교회 박종렬 목사. ⓒ뉴스앤조이 주재일
그 결과 바른 교회의 출발은 로드십(Lordship:하나님이 교회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고 순종하는 것―편집자 주)을 회복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교회의 사유화, 교회내 권력다툼 등은 모두 교회 주인이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기인한다"면서 "교회에서 권력을 독점한 이들이 먼저 회개하고 그동안 누린 권력을 규제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건강한 로드십을 구현한 사례로 제시된 향상교회는 담임목사와 장로 권한을 엄격히 제한한다. 목사 장로는 65세에 정년제와 임기제를 도입했다. 담임목사는 6년을 시무한 뒤 교인 투표로 재신임이 결정되고, 장로는 9년 동안만 사역할 수 있다. 기존 6년 연임제에서 권한을 더욱 제한한 것이다.
정주채 목사는 "교인 동의로 담임목사를 청빙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교인 뜻이 변함없는지 확인해야 하고, 교인이 바뀌면 교인 대표인 장로도 바뀌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로드십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부 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교회 주요 문제가 이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교인들에게 통보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개혁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목사 장로가 주요 사안을 결정하면, 교회에서 하나님의 뜻은 그들에게 독점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인들의 여론을 어떻게 수렴해 사역에 반영하느냐가 교회 개혁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일례로 향상교회가 최근 교회 이전을 결정한 과정은 교회를 지도하는 당회와 교인들이 어떻게 일치된 뜻을 찾아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교회 설립 6개월 만인 2003년 4월부터 향상교회는 교인수 급증으로 인한 공간 부족으로 이전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여론이 들끓자 교회건물장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건물 증개축' 안과 '주차장에 신축 교육관 증축' 안으로 압축했다. 이후 향상교회는 공청회를 통해 교인 여론을 모아 제직회에서 논의를 거치면서, 부지를 이전하는 새로운 안을 전격 채택했다. 일방적인 하향식 통보 구조보다 비효율적이었지만, 교인 대다수가 공감하고 지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교회 부지가 매입하던 시기보다 3~4배 오른 것이 확인되면서 생긴 시세 차액 40여억 원은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불로소득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에게 돌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교회 건물은 교인 헌금으로 짓는 것이 하나님의 뜻과 일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인이면 제직회 참여 가능
로드십 구현이 바른 교회의 출발이라면 건강한 조직 정비는 바른 교회의 핵심이다. 조직의 건강함은 담임목사 등의 독단적 결정에 의존하지 않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례로 제시된 일산광성교회는 건강한 조직을 '상식이 통하는 교회'로 해석했다.
일산광성교회의 상식은 크게 두 가지다. 향상교회처럼 목사와 장로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다. 차이점은 장로 6년 연임제와 원로목사·장로제도 폐지를 도입한 점. 정성진 목사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무소유를 선언하고 자녀 교육비로 모은 돈을 교회에 바쳤다. 또 목사 장로가 수도사적 지도력을 실천해야 한다며 교인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5천 명이 모이는 교회 청소는 이들 몫이고, 설거지도 목사와 장로부터 본을 보여 남선교회 등과 순번제로 실시하고 있다.
두 번째 상식은 교회 의사결정 구조에 교인 참여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제직회에는 누구나 참여해 발언할 수 있다. 당회에는 목사 장로 외에도 청년연합회장, 남녀 선교연합회장, 안수집사 권사회장, 운영협의회장이 참여한다. '장로 4분의 1은 의무적으로 여성 임명' 규정도 눈에 띄는 제도이다. 정 목사는 청소년과 유년부 대표도 당회에 참여시키려고 했다가 장로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산광성교회의 상식은 기존 교회와 비교할 때 파격에 가깝다. 재정은 담임목사가 결정하지 않고 각 위원회가 결정하여 집행한다. 교인이 교회 재정과 사업을 충분히 알고 회의에 참여하도록 미리 자료를 배부하고, 자료의 오류를 지적한 교인에게는 상까지 준다.
그렇다면 교인이 적극 참여하는 회의는 어떤 모습일까. 격렬한 논쟁이 난무하는 모습을 상상할지 모르겠다. 일상광성교회는 이러한 모습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5대 금지 규정을 채택했다. 3분 이상 발언, 인신공격성 발언, 거듭 발언, 안건 상정자 발언은 철저히 금한다. 그리고 찬반이 맞서면 3회 이상 토론을 금지한다. 두 번을 토론해도 뜻이 모아지지 않으면 투표로 결정하든지 안을 폐지한다.
바른교회아카데미는 건강한 교회의 필수 조건으로 투명한 재정 사용을 꼽았다. 그리고 김동호 원장이 시무하는 높은뜻숭의교회가 투명한 재정운영 사례로 제시되었다. 높은뜻숭의교회는 교회 홈페이지에 월별 재정 내역을 공개한다. 지난 4월부터 모든 재정 관리를 전산화해 온라인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분기별로 실시하는 감사는 단순한 숫자 확인을 넘어 교회가 연초에 확정한 정책에 맞게 집행했는지도 감사한다.
홈피에 월별 내역 공개해 열람
높은뜻숭의교회는 2003년 목회자 사례비 문제를 공론화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일부에서 사례비가 1억 원이 넘는다고 부풀려 교회 홈페이지에 8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한때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그는 정신과 치료를 고려할 정도로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결국 교인과의 공개 토론을 거쳐 매듭짓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공개 토론회에 이어 목회자사례연구회가 발족했고, 20여 차례의 회의 끝에 담임목사 사례비는 사립대 교수 연봉을 기준으로 하되 사택을 제공하는 점을 감안해 15% 낮은 액수를 채택했다. 당회가 이 안을 수용해 김 목사의 연봉은 20% 삭감되었다. 김 목사는 "성역으로 여겨온 목회자 사례비를 공론화해 교회의 건강함을 추구했다"라고 자부한다.
바른교회아카데미가 건강한 교회 사례로 제시한 교회 3곳은 100억 원대 교회당을 보유하거나 수천 명이 모이는 중대형 교회라는 점 때문에, 일부 참석자는 한국 교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형 교회에 적용하는 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김 원장은 "그 교회들이 성장해서 그러한 구조를 만든 게 아니라 건강한 로드십과 재정, 조직을 가졌기 성장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2005년 05월 16일 19: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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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십은 목사장로 힘 제한, 교인 의견 반영부터" 
